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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흘 동안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

기른장 2010. 2. 10. 21:02

헬렌 켈러는 생후 얼마 되지 않아 앞을 볼 수 없었다.

귀도 들리지 않았다.

말도 하지 못하는 3중의 고통을 지고 있었으나

설리번 여사의 노력으로 하버드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게까지 되었다.

전 생애를 미국을 비롯한 전 인류의 맹·농아를 위해 헌신했다.

그 때문에 그녀는 기적의 사람이라 불린다.

 

▼헬렌 켈러는 어느 날 숲 속을 다녀온 친구에게 물었다. 무엇을 보았느냐고.

그러나 친구는 특별히 본 것이 없다고 했다.

두 눈 뜨고 두 귀 열고도 본 것도 들은 것도 없다니.

그래서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그녀였지만 자신이 단 사흘 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보고 느낄 것인지 미리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것을 내가 사흘 동안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이란 제목으로

애틀랜틱먼스리 1933년 1월 호에 발표했다.

 

▼헬렌 켈러의 글은 당시 미국인들에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리더스다이제스트는 이 글을 20세기 최고의 수필로 꼽았다.

한때 우리 영어교과서에 실렸던 내용은 대략 이랬다.

 

첫째 날,

내 삶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들어준 설리번 선생님을 찾아가

이제껏 손끝으로 만져서만 알던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그 모습을 내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해 두겠다.

 

둘째 날,

먼동이 트며 밤이 낮으로 바뀌는 웅장한 기적을 보고 나서,

서둘러 박물관을 찾아가 인간이 진화해온 궤적을 눈으로 확인해 볼 것이다.

 

마지막 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위해

아침 일찍 큰길에 나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살필 것이다.

그리고 나를 이 사흘 동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다시 영원히 암흑의 세계로 돌아가겠다.

 

▼그녀가 그토록 보고자 소망했던 일들을 우리는 날마다 일상에서 마주한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인지 잊고 산다.

맑은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 것처럼.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오늘 내일은 모두 한결같이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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