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이경숙/노자를 웃긴 남자 11

노자를 웃긴 남자 (제10장)

제10장 여기가 바로 유명한 《도덕경》의 제10장이다. 도올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그 어느 누구도 그 뜻을 알지 못하고 짐작조차 못 했던 장이다. 다른 장들은 틀리건 맞건 시쳇말로 찍기라도 할 수 있었지만 여기만 오면 그냥 꽉 막혀버린다. 그래서 이 10장의 내용은 어떤 해설서를 봐도 전부 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들뿐이다. 비슷하기는커녕 아예 근처에도 못 오고 달나라에서 병신육갑을 떨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도올한테는 아예 기대할 게 없다. 도올은 처음부터 포기하는 게 속이 편하다. 노자께서 등선하신지 2천년 만에 내가 처음으로 이 말의 올바른 뜻을 풀어준다. 이후에 《도덕경》에 대한 논란은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 10장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자. 첫 구절이다.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재영백포일 능무리..

노자를 웃긴 남자 (제9장)

제9장 벌써 9장이다. 이 장은 엄청 쉽다. 누구든 옥편 한 권 들고 앉으면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장이다. 그렇다 해서 우리 주인공 도올이 우리를 웃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쉬우면 쉬운 대로 주인공은 반드시 웃겨준다. 지금까지 살펴온 것에서 우리가 이미 확인한 바와 같이 도올은 한자 읽는 법을 전혀 모른다. 고전의 번역과 해석은 고사하고 한자 공부의 기초가 안 되어 있다. 이렇게 쉽고 평이한 문장을 제대로 못 읽는 것을 보고 내가 뭘 느꼈겠나? 뒷골이 다 당기고 앞골에는 쥐가 난다. 함 보자. 持而盈之 不如其已 지이영지 불여기이 揣而梲之 不可長保 취이절지 불가장보 金玉滿堂 莫之能守 금옥만당 막지능수 富貴而驕 自遺其咎 부귀이교 자유기구 功遂身退 天之道 공수신퇴 천지도 첫 번째 ..

노자를 웃긴 남자 (제8장)

제8장이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상선약수 수선리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 우리의 주인공 도올이 이 8장의 첫 문장을 해설하면서 말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어느 곳에든지 꼭 ‘노자’ 문구가 많이 걸려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걸려 있는 문구가 바로 이 ‘上善若水’인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같이 노자를 좋아해서 노자말씀을 사방에 걸어놓고 살지만, 예수 말씀만큼 이래도 노자말씀을 이해하는 자는 없고, 우리 역사는 노자가 말하는 미덕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닫고 있으니 어쩔 것인가? 《노자와 21세기》하권 36쪽 미쳐버린다. 노자를 이해하는 사람이 적다고 우리 역사를 걱정하고 앉았다. 주인공 자격이 충분하지? 얼마나 가상한가? 남 걱정은 고민하고 지라도..

노자를 웃긴 남자 (제7장)

제7장 《노자와 21세기》상권을 떼고 하권으로 넘어오면서 나는 보다시피 황당무계하고 유치찬란한 데다가 무식과 무지로 칠갑을 한 도올의 강의가 그토록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불가사의한 매력의 정체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왜 사람들은 그의 책을 사보고 그의 강의를 듣는 것일까? 몇가지 이유가 떠오르지만 우선 생각나는 것은 도올이 아무도 모르는 분야을 골라서 뻥을 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양에 가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 시골에서 남대문 이야기로 뻥을 친다는 소린데, 본 적도 없는 남대문을 지은 놈처럼 풀어내는 뻥이 가히 일가를 이룰 만한 경지이긴 하다. 그러나 자기가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구라를 푼다은 사실은 도올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내가 아는 학자들 중에 도올만큼 비판을 겁내는 사람..

노자를 웃긴 남자 (제6장)

제6장 어영부영하다보니 벌써 6장가지 와버렸네. 여기서부터가 진짜로 노자한테 헷갈리기 시작하는 부분이다. 도올뿐만이 아니고 노자를 연구한다는 고금의 학자들이 전부 다 골을 싸매고 고민하게 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노자에 대해서 강아지 풀 뜯어먹는 헛소리들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는 것도 여기부터다. 물론 우리의 우상, 21세기의 희망 도올의 개그도 가일층 그 환상적인 경지를 보여주게 된다. 첫 문장을 함 보자. 谷神不死 是謂玄牝 곡신불사 시위현빈 앞에서 말했지만 노자는 《도덕경》5천 글자를 통틀어 다른 사람들이 쓴 적이 있거나 널리 쓰이는 의미태의 고유명사를 단 한 개도 사용하지 않는다. 《도덕경》에 나오는 모든 의미태의 고유명사는 백 프로 노자의 오리지널 창작어들이다. 노자가 지어낸 단어들이어서 이런 고유명..

노자를 웃긴 남자 (제5장)

제5장 어느새 5장까지 와버렸네. 여기서부터는 도올의 재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는 예고편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한번 보자. 제5장의 첫 줄이다.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성인불인 이백성위추구 ‘티엔띠 뿌르언!’ 캬~ 발음 죽이지? 내가 TV에서 도올의 고전강의 프로를 볼 때 좀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도올이 ‘티엔띠 뿌르언’ 하는 걸 듣고 밥 숟가락을 떨어뜨리고 말았다는 거잖아. 너무나 완벽한 본토발음이어서 내가 뿅 갔다. 사실 중국말은 사성(四聲)이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은 완벽한 본토발음이 잘 안 되거든. 그런데 너무너무 멋진 발음인 거 있지? ‘티엔띠 뿌르언!’ 천지불인(天地不仁), 이 한마디를 우리 노자가 했던 본토발음 그대로 들..

노자를 웃긴 남자 (제4장)

제4장 제4장의 첫 구절이다. 道沖 而用之或不盈 도충 이용지혹불영 이 문장에서 우리한테 생소한 글자라 해봐야 ‘충(沖)’하고 ‘영(盈)’뿐이다. 그리고 문장이 어렵지도 않다. 그런데 이런 문장도 똑바로 못 읽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고나 할까, 어이가 없다고나 할가, 도올이란 사람이 참 희한해 보인다. 자기가 확실하게 알지 못해서 자신 없는 부분이 많으니 강의를 하다가 더듬거리고 말이 헷갈릴 때가 많은 것이 눈에 보인다. 아직 공부가 덜 됐거든 나서지 말아야지 안 그래? 방송국 PD들도 그렇지, 세울 사람을 세워야지 도올을 불러다가 노자강의를 맡긴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야? 도올이 예전에 쓴 책 《노자 철학 이것이다》도 안 읽어보고 캐스팅을 했단 말이야? 그 책 읽어보면 도올을 딱 알 수 있잖아. 그 책에서..

노자를 웃긴 남자 (제3장)

제3장 이제《도덕경》제3장이다. 노자의 말씀은 더욱 깊어지고 도올의 개그도 더욱 웃기는 도를 더해간다. 첫 구절부터 보자. 不尙賢 使民不爭 불상현 사민부쟁 이 정도에서는 설마 한 줄 정도는 맞겠지 하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겠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우리 도올이 첨으로 제대로 맞춘 게 이 구절이다. 3장부터는 출발이 좋아서 지금부터는 도올이 뭔가를 보여주려나 보다 기대를 하게 만든다. ‘상(尙)’은 ‘높일 상’ ‘숭상할 상’ ‘우러를 상’이다. 그러니까 ‘상현(尙賢)’이란 말은 ‘현명함을 높이 산다’는 의미다. 이때는 현명함이나 유식함, 똑똑함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 봐도 되겠고, 현명한 사람, 유식한 사람의 뜻으로 읽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래서 번역을 하면 ‘현명함(또는 현명한 사람, 현자)’을 높이..

노자를 웃긴 남자 (제2장)

제2장 사실 시작 부분에서 보여준 도올의 개그는 과히 심하게 웃긴 건 아니었다. 개그쇼로는 함량미달이다. 그러나 우리는 실망할 필요가 없다. 진짜로 웃기는 건 지금부터니까. 그리고 갈수록, 진도를 나갈수록 포복절도, 기절초풍, 어안 벙벙한 개그의 진수를 보여준다. 본 게임의 막을 올려보자. 제2장이다. 도덕경 제2장의 첫 줄은 다음과 같다.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악이 딱 보니까 벌써 걱정이 되지? 서너 글자밖에 안 되는 짧은 문장도 제대로 못 읽는 우리의 도올이 이렇게 긴 한문을 어찌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팍 되지. 하지만 도올이 누구냐? 이 시대의 석학 아니야? 직기의 천재. 도올이 해놓은 번역을 먼저 보자. 배꼽들 조심하자. ‘하늘 아래 사람들이 모두 아름다운 것이 아름답다..

노자를 웃긴 남자 (제1장)

제1장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무명천지지시 유명만물지모 고상무욕 이관기묘 상유욕이관기요 도올은 전 국민이 보는 TV에 나와서 고전강의를 한 것이 아니라 삼류개그쇼를 한판 때린 거다. 개그쇼라는 게 사람들을 웃겨보자는 거라고 볼 때 우리는 웃어줘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지금부터 난다긴다하는 개그맨보다 더 골 때리는 도올의 명 개그쇼를 감상하면서 웃어보자. 나라꼴도 한심한데 이런 거나 보고 웃어야지 뭐 하겠냐? 노자 할아방의 불후의 명저 《도덕경》 원문을 보면서 도올의 개그 내용을 살펴보자. 도덕경 제1장의 첫 문장은 이런 소리로 시작한다.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도올의 명저 《노자와 21세기》에 이 문장이 어떻게 풀이되어 있는지 한번 보자. 우리의 건아 도올 가라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