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베인/히말라야를 넘어서

역자 서문

기른장 2022. 3. 22. 21:24

본서의 1부 <히말라야를 넘어서>는 국내 최초의 영어 번역본이다. 이 책은 1986년 박영철 님에 의해 일본어에서 중역되어 출판된 바 있다. '밝은 생활사'에서 처음 출판되었고 나중에 '정신세계사'에서 <티벳의 성자를 찾아서>라고 제목만 바꾸고 다시 출판되었다. 하지만 맥도날드 베인의 티벳 여행기 시리즈는 원래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시리즈가 완간된 것은 아니었다.

 

2004년 쯤 나는 정신세계사의 의뢰를 받아 이 책의 2부 <그리스도 요가>를 번역하게 되었는데, 그때 1부 <티벳의 성자를 찾아서>를 영어로 다시 번역하는 문제를 편집부장과 의논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비용 문제 때문에 출판사 측에서는 사람 이름이나 지역명, 사원 명칭 등의 단어만을 통일시켜 주기를 바랬다. 즉, 2부를 기준으로 해서 1부에 나온 일본식 발음의 명사들만을 다시 바꾸어 출간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피치못할 여러가지 사정이 생겨 번역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번역 작업을 하였다. 2부는 물론, 예정에 없던 1부까지도 전부 다시 영어로 번역하였다. 아무래도 영어 번역본인 2부와 어울리지 않게 1부를 일어 중역 상태로 둔다는 것이 내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1부와 2부의 번역을 마치기는 했지만 그동안 정신세계사의 편집 진용 전체가 바뀌었고 출간 기획 방향도 달라져 있었기 때문에 원고가 공중에 붕 떠버리게 되는 지경에 빠지게 되었다. 그렇게 원고의 처분은 순전히 내 자신의 몫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원래 개인적으로 무척 번역하고 싶던 책이어서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기에 그것만으로도 성취감은 충분했다. 출간 여부와는 상관 없이 말이다. 나는 이 두 권을 합해서 <티벳, 영혼의 기행>이라고 이름지었다.

 

내가 이 책의 1부 <히말라야를 넘어서>를 읽은 것은 대학 1년 때였다. 당시에 나는 <히말라야 초인들의 생활과 교훈>, <나는 히말라야의 요기였다(요가난다 하권)> 등을 읽은 터라 '히말라야'라는 단어만 나오면 왠지 가슴이 설레곤 했다. 나도 언젠가 인도로 가서 히말라야의 동굴 속에서 명상하리라는 치기어린 몽상에 빠져 살기도 했었으니..

 

그러던 어느 날 한 서점에서 <히말라야를 넘어서>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마 당시에 위에 언급한 책들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무슨 등산 관련 책인 줄 알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지 모른다.

아무튼 '히말라야'라는 단어에 눈이 번쩍 뜨인 나는 얼른 책을 집어 들었고 영적인 책일지 모른다는 나의 예감은 기분 좋게 적중하였다.   

 

이 책은 당시까지 내가 읽었던 영적인 서적들과는 또 다른 느낌을 내게 선사했다. 의식을 옥죄는 모든 틀에서 한 순간에 벗어난 듯한 통쾌감, 해방감이라고나 할까.. 이 책을 읽고 산책할 때 하늘의 먹구름 사이로 비치던 코발트빛 하늘, 밝은 햇살, 그 햇살에 반짝이던 초록색 나뭇잎들, 그 나뭇잎들 사이에서 나의 가슴을 훑고 지나가던 통렬한 한 줄기 바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끝나지 않은 맥도날드 베인의 티벳 여행기 다음 편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오랜 세월이 흘러 내가 그 후편을 직접 번역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처음 2부 <그리스도 요가>를 번역할 무렵에 어떤 분(지금은 이름도 잊어버렸다)이 내게 맥도날드 베인의 책들을 기꺼이 선물해 주었다. 모두 복사본이었는데, 꽤 여러 권 되었다. 지금도 나는 그것들을 가지고 있다. 당시에 그런 자료들을 모두 가지고 있을 정도면 맥도날드 베인을 무척 사랑하는 독자였으리라 생각된다. 아무런 사심 없이 내게 준 그 자료들을 간혹 보게 될 때면 '그 분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언젠가 이 책들을 번역해야 할 텐데..' 라는 상념에 젖고는 한다.  

 

아무튼 1부 <히말라야를 넘어서>와 2부 <그리스도 요가>를 번역한 것만으로도 최소한의 짐은 던 것 같아서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맥도날드 베인의 다른 책들도 번역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원출처: http://blog.naver.com/eyeinhand

 

출처 : 역자 서문 (daum.net)

'맥도날드 베인 > 히말라야를 넘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장  (0) 2022.03.22
04장  (0) 2022.03.22
03장  (0) 2022.03.22
02장  (0) 2022.03.22
01장  (0) 202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