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양재동(현 평창동)에서 기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수련원은 회원들과 내방객들의 출입이 잦은 편이라서
늦은밤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이 열려진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나를 찾아왔고
나름대로의 바람들을 얻어서 돌아갔다.
하지만 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수련원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문은 활짝 열려 있어 누구든지 쉬이 드나드는 곳이지만
정작 주인인 나만은 그렇지가 못한 셈이다.
어쩌다 한가할 때면 마당에 일구어 놓은 텃밭을 가꾸다 허리를 펴고
활짝 열려진 감색 철문을 바라보며 이상한 감회에 휩싸이곤 한다.
저 문 밖의 삶이야말로 정말 인간다운 삶이,
도인으로써가 아니라 한 여자로서의 삶이 있을 것이라고 여기던 때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정말 그렇게 문을 열고 뛰쳐나간 적이 있었으니까.
지금도 그 때의 행동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기의 세계에만 갇혀 살아온 것보다는 잠시였지만
문 밖에서의 삶이 지금의 나에게 얼마나 많은 자양분을 주고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 문 밖에서의 삶을 돌아보며 이 글을 썼다.
문 밖에서의 삶을 돌아보며
6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