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과학(心靈科學)/심령진단

제1장 4. 무당이 될 뻔한 여인

기른장 2022. 3. 12. 21:22

지난 4년 동안 2천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필자의 연구원을 찾아온 바 있는데, 그들 중에는 난치병이나 불치병에 시달려 온 불쌍한 환자들도 많지만 남모르는 색다른 정신적인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도 또한 적지 않았다. 아무데도 아픈데는 없으면서 항상 몸이 무겁고, 이상한 소리가 귀에 들려오며, 하는 일마다 되는 게 없는, 이른바 신(神)들린 사람들도 상당한 수효에 이른다.

 

사람들 가운데는 영통(靈通)하기 위해 일부러 입산수도한 후 빙의 때문에 자신의 운명을 그릇치는 줄도 모르면서 영능력자를 자처하는 이들도 많았는데,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무당이나 박수가 되지 않으려고 빙의령과 싸우고 싸우다 기진맥진하여 필자를 찾아 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런 경우를 하나 소개해 볼까 한다.

 

지난 해 늦은 가을이었다고 기억된다.

 

살림이 구차하여 행상(行商)을 하고 있다는 한 중년부인이 색다른 고민을 갖고 필자를 찾아 온 일이 있었다.

 

“원장선생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밤낮으로 제 귀에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 오고 있어요. 자기 말을 쫓아서 무당이 되라는 것이죠. 그러면 돈도 잘 벌게 해주고 잘 살게해 주겠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렇게 하시지 그러세요.”

 

“아니 원장선생님까지 그런 말씀을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저는 무당이 되는 것은 죽기보다도 싫습니다. 병들고 딱한 사람들을 감언이설로 꼬여서 돈이나 뺏어내는 그런 일 저는 죽어도 못합니다. 남이 보기에는 우습게 보여도 저는 제 노력으로 잘 살게 되고 싶지 그런 방법으로는 돈을 벌고 싶지는 않아요.”

 

하고 부인은 여간 심각한 표정이 아니었다.

 

“아주머니의 정신이 참 좋습니다. 그럼 하나 묻겠는데 댁에 카셋트 녹음기 있습니까?”

 

“네,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카셋트 테이프 하나 사가셔서 진동수를 만들어서 한달동안 복용하고 오십시오.”

 

“그건 또 무슨 이야기죠?”

 

“아주머니는 지금 빙의가 되어 있어서 몸 안에 나쁜 가스가 꽉 차 있습니다. 진동수를 한달동안 열심이 마시면 몸이 훨씬 좋아질 테니까, 그때 오십시오.”

 

그리고서, 〈옴 진동〉 녹음 테이프를 주어 그날은 그냥 돌려보냈다.

 

참고적인 이야기지만, 필자에게 체질 개선을 받고자 하는 분은 누구를 막론하고 우선 한달동안은 진동수를 의무적으로 마셔야 한다.

 

그러기 전에 시술을 하면, 환자의 몸에서 나오는 악취 때문에 필자도 견디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환자 자신에게 나타나는 부작용도 너무나 커서 고통을 감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 후, 한달이 지난 뒤였다.

 

이 부인이 전보다는 훨씬 건강해진 모습으로 필자를 찾아왔다.

 

그녀는 불면증이 심했는데 이제는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되어 좋다고 했다. 귀에 들리는 소리도 좀 멀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사흘에 걸친 시술 끝에, 나흘째 되는 날 정식으로 ‘제령’을 했다.

 

제령하는 날은 환자는 아침식사를 해서는 안되고 필자 자신도 목욕재계(沐浴齋戒)를 해야만 한다.

 

‘제령’이란 환자의 보호령과 필자의 보호령 및 빙의령이 육체 인간이었을 때의 보호령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해서 빙의되는 잘못을 스스로가 잘 깨닫게 한 뒤 이들 보호령들의 안내로 유계 또는 영계로 보내는 엄숙한 의식이기 때문에 아무 때나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보호령들과 필자와의 합동작전으로 비로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아침에 한해서 제령은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 그때의 정경을 소개해 볼까 한다.

 

“내가 보기에 임자는 나이 많은 부인 같은데 어째서 이 부인을 무당으로 만들려고 하는 거요.”

 

“돈 좀 잘 벌어서 잘 살게 하려는 거다. 너무 고생하는게 딱해서 말이오.”

 

“그게 아니겠지. 내가 영사해 보니, 임자는 전생에서 이 부인과 한 남편을 섬긴 일이 있고, 그때 이 부인은 본처였고, 임자는 첩이었으며 무당 노릇을 해서 두 사람 가족을 먹여 살렸구먼 그래.”

 

“잘도 아시는구려.”

 

“남편은 몰락한 양반이었고, 임자는 무당노릇을 해서 지성으로 섬겼지만 사람다운 대접을 받지 못해 그것이 한이 된게 아니겠오.”

 

“……”

 

“그래서 지금 이 부인에게 빙의되어 무당을 만들어서 전생에서 임자가 겪은 고초를 겪게 하려는 게 아니오.”

 

그러자 부인은 고개를 푹 수그린다.

 

“아무런 대답을 못하는 것을 보니 내 말이 맞는 모양이구려. 그렇다면 임자 자신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그전 전생 이야기를 해 주리다. 임자의 전생은 인간이 아니었오. 외계인(外界人)으로서 자기가 터득한 초능력을 구사해 동포들을 괴롭혔기 때문에 죽은 후, 지구인으로 강등 환생된 것이오.

 

외계인은 생명력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그 영체가 둘로 분리되어 임자와 이 부인 두 사람이 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오. 임자가 이 부인을 본부인으로 섬긴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섬긴 것이고, 또 지금 이 부인을 괴롭힘은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되는거요.

 

알고 보면, 나와 남의 구별은 없는 것이오. 전전생(前前生)에서 동포들을 괴롭힌 것이나 지금 이 부인을 괴롭히는 것이나 결국 그 결과는 끝내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게 마련인 것이오. 그러니 내가 부른 여러 보호령들을 따라서 영계로 돌아가도록 하시오. 그곳에서 수양을 쌓은 뒤에 괴롭더라도 다시 한번 인간으로 태어나 주셔야겠오. 다만, 이번에는 남자로 태어나 떳떳한 인간으로서 동포들에게 봉사하는 사람으로서의 일생을 보내야 할 것이오. 그런 뒤 죽게 되면 임자는 본래의 고향인 다른 별의 우주인으로서 태어나게 될 것이오. 어떻소. 이탈하겠오.”

 

“네, 떠나겠습니다. 원장님 덕분에 여지껏 어두웠던 지혜의 문이 열린 것 같습니다. 기쁘게 떠나겠습니다.”

 

하고 빙의령은 이탈했다.

 

부인은 고맙다고 치하를 하고 돌아 갔는데 그 얼마 뒤, 다시 필자를 찾아왔다.

 

“이제는 귀에 아무 것도 들리지 않고 몸도 아주 건강해졌습니다. 그리고 성격도 개선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큰동서가 찾아와서 자기 남편이 승진되어 장군이 될 수 있겠는지 점을 처 달라고 한 일이 있었습니다. 전 같으면 신바람이 나서 점을 처 주었을텐데 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형님 제가 뭘 안다고 점을 칩니까? 형님 남편이 출세하시기를 바라시거든 열심히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옳은 사람, 착한 사람이 되어서 이웃에 덕을 베푸는 노력을 하십시오. 그것이 바깥양반을 돕는 길이지요. 특히 남편을 잘 공경하시고 바깥어른으로 하여금 우리 집 밖에 없구나, 가정이 바로 천국이구나 느껴지게 하세요. 제가 설교를 해서 죄송합니다만 저로서는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군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나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고 그녀는 밝게 웃어보이는 것이었다.

 

체질개선이 바로 성격개선이오, 운명개선이 된다는 하나의 좋은 예가 아닌가 한다.

 

자기의 피나는 노력으로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는 이 부인의 인생관은 더없이 귀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름난 무당이 되어 편하게 돈을 벌어 축재하는 것이 당장에는 좋을지 몰라도 결국 정도(正道)가 아니기에 언젠가는 본인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기 쉽다는 이치를 깨달은 이 부인의 지혜는 정말 존경할 만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