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과학(心靈科學)/심령진단

제1장 3. 약처방을 내리는 무당

기른장 2022. 3. 12. 20:56

필자는 《심령치료》에서 전생이 프랑스의 궁녀였던 여인이 개와 정(情)을 나누는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개로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한 바가 있다. 이번에는 그 반대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를 소개해 볼까 한다.

 

10여년 전 5월 중순 무렵이었다고 기억된다. 수원에서 한 중년부인이 필자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얼른 보기에 생활이 어려워 보이는 수척한 인상의 부인이었는데 두 눈 만큼은 이상하리 만큼 빛나고 있었다.

 

그녀를 보자 필자는 대뜸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주머니는 아픈 사람을 보고 약처방을 내리는 특수한 무당이시군요.”

 

“네, 맞습니다.”

 

“죽을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지요.”

 

“그것도 맞았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 자신은 점점 날이 갈수록 몸이 아프시군요.”

 

“그것도 맞았습니다. 원장선생님께서 잘 아신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왔습니다.”

 

필자는 이 이상한 무당에 대해서 영사를 해 보았다.

 

그러자 아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부터 백년 이상 전의 일 이었다고 생각된다. 수리골이라는 곳에 고향이 죽산인 심중산(沈中山)이라는 유명한 한의사가 있었다. 그의 한의원 이름은 광제한의원(廣濟漢醫院)이라고 했고 1830년 2월 7일에 태어나서 1932년 4월 12일에 돌아간 아주 드물게 장수한 한의사이기도 했다.

 

이 심의원에게는 동춘(童春)이라는 손자가 있었는데, 어느해 봄 집에 불이 나서 방안에 갇힌 동춘은 꼼짝없이 불에 타 죽게 되었다.

 

부모들도 거센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가 아들을 건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웃집에서 기르던 진도개가 쏜살같이 불 속에 뛰어들어가 어린아이를 물고 나왔다. 아이는 구사일생으로 구했지만 개는 심한 화상 끝에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심중산 의원은 죽은 개의 시체를 부등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너는 개였지만 군자 중의 군자로다. 인명구조를 하고 대신 죽었으니 다음 번에는 틀림없이 사람으로 태어나리라. 그때는 나는 이미 없겠지만 네가 사람이 되어 태어났을 때 무엇으로나 너를 도우리라.”

 

심중산 의원은 아들을 시켜서 작은 관(棺)을 만들게 했고, 뒷동산 양지바른 곳에 땅을 깊이 파고 죽은 개를 묻었다.

 

사람을 살렸으니 몸은 비록 개지만 그 마음은 사람과 다름없다고 생각한 심중산 의원은 사람과 똑같이 관에 넣어서 묻어주는 것이 인간으로 환생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인명구조한 개가 재생한 것이 바로 아주머니 시군요. 바깥 어른이 돌아가시고 갑자기 살 길이 막히자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변한게 아니었던가요.”

 

“맞습니다.”

 

“지금 아주머니에게는 심중산 의원이 빙의되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약처방을 내릴 수 있는 것은 그분의 영혼이 빙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령’을 하면 아주머니의 능력은 없어집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때 동네 개들의 죽은 혼들이 또한 많이 들어와 있군요. 인간으로 태어난 아주머니가 부러워서 의지해 들어온 거죠.”

 

필자는 빙의된 개들의 혼을 ‘제령’시켜 돌려 보냈다.

 

환자는 고맙다면서 고급 담배 두곽을 놓고 돌아갔다.

 

이런 경우는 빙의되어 있는 줄 알면서도 ‘제령’을 하지 못한 아주 색다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심은대로 거둔다’는 말씀이 진리임을 필자는 이때, 다시 한번 깊이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