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아공장 출장 스케줄 '빡빡'… 강행군 출장중 리콜 전격 발표, 5분 영어연설도 화제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기아차 조지아공장 준공식 출장을 통해 특유의 '빠르고 뚝심 있는' 경영 스타일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출장 스케줄부터 빠듯한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 23일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LA)에 도착, 시내 한 호텔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 판매법인 임원들로부터 현지 시장상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24일(현지시각)에는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동, 이곳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으로 가 준공식 준비 상황을 직접 챙겼다. 25일에는 조지아주와 이웃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 향후 생산계획을 보고받았다. 다시 애틀랜타로 돌아온 정 회장은 그날 저녁 조지아주 유력인사들을 초청, 만찬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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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조지아 공장’준공식을 갖고‘메이드 인 USA’시대를 활짝 열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회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 연합뉴스
26일 오전 기아차 조지아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피곤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공장은 국가적 사업이고, 오늘은 경사스러운 날이니 피곤해도 웃어야지"라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정 회장은 출장 중 '쏘나타 리콜'을 전격 발표했다. 그는 23일 오후 LA에서 쏘나타 도어잠금장치 문제 보고를 받고 즉석에서 임원회의를 열어 '리콜'을 결정했다. 도어잠금장치 문제는 각국 규정에 따르면 안전과 직결된 결함은 아니어서 '공개수리'로 처리하면 되는 사안이었고, 안전과 직결된 결함이 발생했을 때 취하는 리콜사항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 전격 리콜을 결정했다.
준공식장에서 정 회장이 선보인 영어연설도 화제였다. 음절 수가 많은 단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거나 일부 단어를 빼먹는 등 그의 영어가 완벽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만 72세의 한 한국인, 그것도 글로벌 톱 5 자동차 회사의 본사 회장이 애써 영어로 연설을 한 그 정성만큼은 이날 모든 미국인들에게 '완벽하게' 전달됐다. 그가 약 5분간의 영어연설을 끝내자 준공식에 참석한 조지아주 정·재계 유력 인사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대외 공개행사에서 정 회장의 영어 연설은 2005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준공식 후 두 번째다. 그는 영어 연설을 만류했던 측근들에게 "미국 사람들을 초청해 놓고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한국말로 연설하는 것은 그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 영어로 하면 비록 발음이 불완전하더라도 미국인들은 내가 그들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