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베인/히말라야를 넘어서

07장

기른장 2022. 3. 22. 21:35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나는 게쉬 린포체가 해주었던 말에 여전히 도취된 상태였다. 나는 그의 말이 더 듣고 싶었다. 창가로 가서 보니 린포체가 발코니에 서 있었다. 그는 해가 떠오르게 될 동녘을 바라보고 있었다.

 

밖은 어두웠다. 검은 담요 같은 먹구름이 계곡을 덮고 있어 스산해보였다. 나는 티베트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의아했다. 그때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계곡의 위아래 앞뒤로 메아리쳤다. 산들에 갇힌 그 소리는 대포를 빠르게 연속 발사하는 것처럼 들렸다. 아직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게쉬 린포체가 있는 발코니로 나갔다. 그는 깊은 명상 속에 있었다.

 

그가 말했다. "자연이 주는 다양한 분위기에 대해 막 생각하고 있었어. 지난 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별들이 밝게 빛나고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계곡과 언덕들 전체가 험악한 먹구름으로 가득 차 있어. 하시라도 폭우를 뿌려 강물이 불고 급류가 생길 기세군."

 

"예." 내가 대답했다. "오늘 아침은 날씨가 정말 험악하군요." 내 말이 끝나자 가까운 곳에서 번개가 번쩍 일며 아까보다 더 큰 천둥소리가 터졌다. 벼락이 약 백 야드 밖의 거대한 바위 위에 떨어졌다. 수십억 볼트의 번개가 바위를 강타한 소리였다. 섬광이 우리 주위에 번쩍였다. 내가 말했다. "벼락이 사원에 맞지 않은 게 다행이네요."

 

"그래." 그가 말했다. "하지만 역사 이래 사원에 벼락이 떨어진 적은 없었어."

바로 그때 구름에서 비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단순한 비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그릇으로부터 물을 들이 퍼붓는 것과 같았다. 저 아래 강이 포효하며 분류奔流하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거의 천둥처럼 컸다.

 

"비가 오래 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내가 말했다.

그가 동의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자연은 심술궂게 찌푸렸다가도 곧 풀리지."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리를 둘러싼 히말라야 뒤편의 구름 사이로 해가 빼꼼히 드러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폭풍이 그쳤고 갑자기 사방이 고요해졌다. 그가 말했다. "너도 보다시피 이것이 이 땅의 산과 강들의 천성이야."

 

해가 찬란한 빛을 내며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일상적인 광경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하늘은 야생적인 어둡고 스산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내가 짧은 시간에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공간 이동한 느낌이었다. 해가 떠오르면서 위협적인 먹구름이 녹아 사라지고 아름다운 청색의 하늘이 나타났다.

 

내가 말했다. "이렇게 날씨가 빨리 변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그러자 그가 말했다. "이곳은 양극단이 공존하는 나라야."

 

잠시 후 우리는 아침 식사를 했다. 나는 삶은 달걀 두 개와 토스트를 먹고 차를 마셨다. 린포체는 참파(일종의 구운 빵)를 먹고 차를 마셨다. 식사 후 우리는 다시 발코니로 나와 앉았다.

 

"이곳 사람들의 풍습에 대해 더 듣고 싶어요." 내가 말했다.

그때야 비로소 그는 자신이 티베트의 결혼과 사회 문제들에 대해 내게 말하고 있었다는 것을 상기하였다.

"패션은 어떤가요? 자주 바뀌나요?" 내가 물었다.

"오, 아니." 그가 대답했다. "이곳에서는 패션의 변화가 없어. 이곳의 남녀는 지금도 수백 년 전과 동일한 타입의 옷을 입어. 변화는 없어."

 

나는 아주 살짝 이렇게 생각했다. '서양의 변화적인 분위기와는 맞지 않군.'

"그렇지." 마치 나의 생각에 답하기라도 하듯 그가 말했다. "티베트 옷의 스타일은 수세기 동안 변하지 않았어." 그가 계속 말했다. "하층 계급과 상층 계급의 옷 사이에는 외관, 스타일, 질 등에 있어서 커다란 대비가 존재하지. 그것은 이 나라의 법에 따른 거야. 법적으로 각 계층 의복의 질과 색깔이 규정되지."

 

나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을 입어야 하는지 지시받는 것에 사람들이 반발하지 않나요?"

"아니." 그가 대답했다. "이 모든 것은 수 세기에 걸친 관습이야. 상층 계급 부인들의 의복은 아주 매력적이지. 그들은 가사 일을 할 때도 옷매무새에 신경을 소홀히 하지 않아. 모든 여성들이 보석장신구로 치장하기를 좋아하지. 여자들이 목에 부적갑을 달고 다니는 것을 너도 분명 보았겠지?"

"예." 내가 말했다. "노소와 빈부를 불문하고 거의 모두 그것을 걸치고 있더군요."

 

그가 말했다. "그 부적갑 속에는 기도문이 들어 있어. 그들은 그것이 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준다고 믿고 있지. 상층 계급 사람들은 그 부적갑을 황금으로 만들고 보석들을 박아 넣어. 만일 부적갑을 두른 구슬 줄에 어떤 얼룩무늬가 생기면 길조로 여기지. 그것들은 아주 고가야. 그리고 의복에는 최상품 비취를 달아. 어떤 사람들은 옷 등 아래로 수천 파운드의 보석을 수놓은 특별한 능라를 드리워 입기도 해."

 

그가 계속 말했다. "손가락에는 자기들이 좋아하거나 행운을 가져오는 보석을 박아 넣은 금반지를 끼지. 그리고 귀에는 비취 귀걸이를 항상 달고 있지. 그러면서도 정작 오물에 대해서 이토록 무관심한 나라를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거야. 화려하기 그지없는 옷을 입은 숙녀들이 오물로 가득한 길을 치맛자락을 질질 끌면서 가는 것을 본 적이 있어. 나로선 말을 몰고 가기도 주저하게 되는 그런 더러운 길을 말이야. 오늘 아침 너는 이 나라 여자들의 화려한 의상을 보게 될 거야."

 

그가 그날 지방 유지의 중요한 결혼식을 주재하게 될 것이라고 내게 말하였다.

"너도 나와 함께 갔으면 해. 신랑 부모에게 너의 자리를 마련하도록 말해두었어. 행사 모습을 한눈에 모두 볼 수 있는 자리로 말이야."

 

우리는 마을로 내려갔다.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보니 신부가 화려하게 치장된 조랑말을 타고 신랑 집으로 오고 있었다. 신부는 머리에 화려한 색상의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왜 스카프를 두른 거죠?" 게쉬 린포체가 대답했다. "신부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거지."

 

집 가까이 세 곳에 다과상이 촘촘히 마련돼 있었고 각 곳에서 떡을 만들었다. 신부와 그 일행이 그 떡을 시식했다. 신부가 신랑 집 문에 이르자 어떤 사람이 그녀의 얼굴에 토르마를 던졌다. 토르마는 라마들이 보리 가루와 버터를 섞어 불에 구워 딱딱하게 만든 후 붉게 칠한 단검이다.

 

내가 말했다. "별로 좋은 행동 같아 보이지는 않는데요." 게쉬 린포체가 설명했다. "저렇게 하면 신부에게 붙어온 악령을 쫓는다고 여기지."

"신부를 저런 식으로 맞이하다니!" 내가 웃었다.

 

문가에서 신랑과 그의 어머니가 신부를 맞이했다. 신랑의 어머니가 신부의 머리 위에 오색 리본이 달린 화살을 꽂았다.

 

내가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게쉬 린포체가 대답했다. "저것은 신랑 어머니가 신부를 받아들인다는 의미야. 말하자면 결혼 승낙 증표라 할 수 있지. 저것은 사실상 유일한 결혼 인가증이야."

 

이제 그들은 집안으로 들어갔다. 신부가 신랑의 오른쪽에 앉았다. 친지들이 결혼 선물들을 두 사람의 발치에 놓았다. 그러자 게쉬 린포체가 신랑신부의 목에 실크 스카프를 둘러준 뒤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했다. 그러고 나서 신랑의 어머니가 다가와 또 다른 스카프를 신부와 신랑의 목에 둘러주었다. 그것으로 결혼식이 끝나고 모든 사람들이 연회에 참석했다. 연회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나도 그 자리에 끼어 음식을 먹었다. 온갖 종류의 사탕과자와 엄청난 양의 보리 맥주가 포함된 16 코스 요리가 나왔다. 오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술에 취해 비틀거렸다. 서 있기는 고사하고 의자에 앉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그들은 곤드레만드레가 되었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게쉬 린포체에게 다른 볼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한 여자를 찾아가 만나는 것이었다. 그녀는 한 집안의 두 형제 중 동생을 사랑하고 있었는데 동생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형과 결혼하였다. 그러나 슬프게도 동생은 함께 살기를 거절해버렸다.

 

"동생 심정 충분히 이해돼요." 내가 말했다.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두고 봐." 그가 말했다.

 

우리가 그녀의 집에 도착했다. 현관에서 그녀가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우리를 보자 그녀가 벌떡 일어서더니 앞으로 다가와 게쉬 린포체의 법복자락에 입을 맞추었다. 그가 그녀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는 그녀를 축복하였다.

 

그가 말했다. "일어나거라, 내 딸아. 마음을 편히 가져라."

 

나는 그녀의 미모에 놀랐다. 그녀는 정말이지 전형적인 티베트의 미녀였다. 두 눈 사이가 적당히 떨어져 있고, 코가 곧고, 입은 야무지게 예뻤다. 웃을 때는 예쁘고 가지런한 치아가 드러났다. 그녀의 이름은 노르부였다. 그것은 아름다운 보석이라는 뜻이었다. 이름이 그녀와 딱 어울렸다.

 

린포체의 말에 의하면 티베트인의 이름은 아름다운 산, 계곡, 꽃 등 지명이나 사물의 이름에서 따온다고 한다. 모든 이름들은 그것들의 의미에 의해 선택되는 것이다.

 

노르부는 결혼 후 아이를 갖지 못했다. 이것이 그녀에게는 큰 상처였다. 티베트 여성들이 세상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아이를 갖는 것이다. 티베트 여성들에게 있어서 아이를 갖지 못한 결혼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무효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초조해하며 린포체에게 탕라에 대해 물었다. 탕라('평평한 고개'라는 뜻)는 남편의 동생이었다. 그녀가 그에 대해 말할 때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가 말했다. "그가 왜 집에 오지 않는지 저는 이해되지 않아요." 그녀의 커다란 푸른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게쉬 린포체가 대답했다. "노르부, 그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너를 형과 함께 나누는 걸 원치 않아."

"그한테로 갈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그래, 얘야. 그한테 가거라. 그는 다르질링에 있어. 히말라야가 가로막고 있어. 얘야, 히말라야를 넘어갈 수 있겠니?"

"아, 그럼요." 이렇게 말한 그녀가 집안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나는 그녀가 히말라야를 넘어 다르질링으로 갔고 거기서 불교 승려의 주례로 다시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몇 달 후 나는 게쉬 린포체에게 그녀에 대해 물었다. 그녀의 사랑은 티베트에서는 흔치 않은 러브 스토리였기 때문에 나는 깊은 인상을 받은 터였다. 게쉬 린포체의 말에 의하면 두 사람은 행복하고, 노르부는 머지않아 아이를 낳게 될 것이고 무척 밝다고 한다.

 

그가 덧붙였다. "둘의 사랑은 잘 될 거야. 진정한 사랑의 관계는 항상 잘 되는 법이니까."

"형은 어떻게 됐죠?" 내가 물었다.

"아, 그쪽도 잘 되었어." 그가 대답했다. "그는 재혼했어."

나는 혼자 생각했다. '음, 이 나라는 정말 특이한 나라야.'

 

우리는 노르부와 만난 뒤 또 다른 집을 찾아갔다. 그곳에서는 한 남자가 죽어가고 있었다. 그 사람의 친척들이 게쉬 린포체를 모신 것이었다. 우리가 도착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그 사람은 죽었다.

 

하지만 게쉬 린포체가 계신 것만으로도 위안의 분위기를 주었다. 나는 그런 모습을 결코 본 적이 없었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마치 아기가 태어난 것 같았다. 모든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각자 일을 하느라 분주했다.

 

내가 물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그가 대답했다. "내일이나 모레, 장례 언덕으로 보내지게 될 거야."

"그러면 거기서 매장하게 되나요?"

"아니야. 서양에서 장례 치루는 방식과는 달라. 저기 언덕 위에 나는 독수리들이 보이지?"

"예."

 

"저 독수리들은 시체의 고기를 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거야. 언덕 위에 보이는 사람들은 '라기파'라고 불리는 천민들이야. 그들이 시체의 살을 잘라 독수리들에게 던져주지. 뼈는 개들한테 던져 주면 게걸스럽게 다 먹어치우지.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장례 방식이야."

 

나는 그 현장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말 보고 싶어? 역겨울 텐데."

"직접 보지 않으면 상상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럼, 좋아. 지금 가보도록 하지. 거기에는 항상 장례가 치러지고 있으니까."

 

그렇게 해서 우리는 언덕 비탈을 올라 '해골'이라 불리는 장소로 갔다. 거기서 나는 소름끼치는 장례 절차를 지켜보았다. 먼저 라기파들이 단 위에 시체를 펼친 뒤 지체 없이 날카로운 칼로 모든 살들을 발라내어 뼈만 남겼다. 그들은 살을 발라내는 대로 그것을 독수리들에게 던져 주었다. 독수리들이 끽끽거리며 아래로 내려와 라기파들의 손으로부터 살 조각들을 낚아채 삽시간에 쪼아 먹어치웠다.

 

그것은 구역질나는 장면이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왕 독수리가 먼저 첫 조각을 먹을 때까지 다른 독수리들은 기다린다는 점이었다. 살을 다 발라내고 남은 뼈들은 부수어서 개들에게 던져 주었다. 몇 개의 해골바가지들이 주위에 나뒹굴고 있었다. 라기파들은 두개골을 부수어 눈과 뇌를 빼낸 뒤 독수리들에게 던져 주었다. 두개골은 부수어 가루로 만들어 친척들이 원하면 넘겨주고 그렇지 않으면 개에 주었다.

 

"구역질나는 장면이군요." 내가 게쉬 린포체에게 말했다. "하지만 보아두길 잘한 거 같아요."

"얘야, 너는 거부감을 갖지 말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봐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자유를 얻지 못해."

"예. 제게는 아직도 저를 속박하는 것들이 남아 있어요."

 

"자, 이제 죽은 사람의 집으로 가자. 라마가 정화 의식이라는 걸 하는 게 관습이란다."

"아, 그것도 흥미롭군요."

"그것도 보고 싶니?"

"예. 모든 것을 보고 싶어요. 결혼, 죽음, 장례를 보았으니 이번에는 정화 의식을 보아야죠. 앞으로 탄생 장면만 보면 인생의 사이클을 일주하게 되겠군요. 그렇게 되면 티베트인들의 삶 전체를 다 보게 되는 거네요."

 

"지금쯤 그 집에 라마가 한 명 와 있을 거야."

 

우리는 그 집으로 돌아갔다. 역시 한 라마가 와 있었다. 그는 아직 정화 의식이 시작하지 않고 있었다. 그가 게쉬 린포체에게 곧장 다가와 집전을 양보했다. 그러나 게쉬 린포체는 손을 흔들며 그에게 그대로 집전하도록 했다.

 

라마가 종이 위에 사자死者의 형상을 그려 불태웠다. 그리고는 불타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만일 그것이 활활 타면 사자의 혼은 가장 높은 천상에 이른 것으로 여겨졌다. 붉게 번지며 타면 혼이 그 집을 떠난 것이다.

 

만일 연기를 내며 그을리게 타면 혼이 아직도 집 주위에 머물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면 라마는 혼에게 식구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그 집을 떠나도록 청했다. 라마는 사자에게 안식처를 찾아 다시 환생할 때를 기다리도록 말한다.

 

나는 게쉬 린포체에게 말했다. "제가 마음에 드는 한 가지는 티베트인들이 죽음이라고 하는 게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 종이를 태우는 의식은 미신 아닌가요?"

"맞아. 하지만 그렇게 하면 유족들이 위안을 얻게 되지. 그들은 그걸 믿고 있거든. 그들은 우리처럼 진리를 이해할 만큼 아직 충분히 진보돼 있지 않아."

"무엇이 거짓인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진보될 때까지 종교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확실히 알겠군요."

 

"자, 이제 너는 일반인의 죽음, 장례, 정화 의식까지 보았어. 하지만 고위 라마들의 장례 절차는 아주 달라. 그들의 시신은 보관소에 보존돼. 그 위에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무덤이 만들어지지. 내부 성소에는 고가의 황금 조상彫像들과 화려한 능라들이 있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극명한 대비지. 너도 여러 사원에서 그런 무덤을 본 적이 있을 테지만 그 극치를 보려면 달라이 라마의 무덤을 방문해 봐야 해."

 

"예. 티베트를 떠나기 전에 그곳을 꼭 찾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티베트 입국이 허락된 소수의 고위 관료들은 어째서 생명의 실상을 탐구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피상적인 것만을 긁어대는 걸까요? "

"아들아, 너는 그 답을 알고 있어. 너는 내게 그 문제를 물을 필요가 없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대답이 정말 옳다고 생각하였다. 그런 질문을 한다는 것이 어리석은 짓이었다. 나는 그 이유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거짓에 가려진 실재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껍데기 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표면 위에 보이는 것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들이 인생에서 실재를 놓치고 있다는 것은 인간적인 비극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는 잠시 동안 침묵했다. 나는 나대로, 그는 그대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우리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쉬 린포체가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었다. "아들아, 너는 모레 여행에 나서야만 해. 힘든 여행을 위해 내일 준비하면서 푹 쉬도록 해. 너의 스승이 너를 부르고 있는 것 같구나."

내가 대답했다. "저도 압니다. 하지만 차마 이곳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요."

 

"아들아, 이별도 우리가 배워야만 하는 일이란다. 행복을 느끼는 곳에 머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지. 하지만 기억해라. 다른 곳에서도 너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이 사역을 떠맡았을 때 너는 네가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기꺼이 가고자 했잖니."

"예, 그래요. 머물고 싶었던 많은 곳들이 있었죠. 하지만 영의 힘이 육의 힘보다 더 강했고, 저는 계속 움직이곤 했지요."

 

나는 종종 이 책을 왜 좀 더 일찍 쓰지 않았는지 의아해 할 때가 있다. 나는 먼저 <당신이 쓸 수 있는 보다 고급한 힘The Higher Power You Can Use>을 썼고, 그 다음에 <나는 생명이다I am the Life>, <스스로 치유하라Heal Yourself>, <영적 치유와 정신적 치유 Spiritual and Mental Healing>, <나의 것은 당신의 것(2부작)What is Mine is Thine>, <이완법과 회복법How to Relax and Revitalise Yourself>, <심신의 신유(주가 다시 말씀하신다.)Divine Healing of Mind and Body>, <나날이 새로워지는 당신의 생명Your Life renewed every Day>를 썼고, 이제 이 책 <히말라야를 넘어서Beyond the Himalayas>를 쓰고 있다.

 

돌아 보건대 이 모든 책들에는 하나의 연속된 흐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들은 어떤 사전 계획도 없이 씌어졌지만 서로 딱 맞아 떨어지고 있다. 해야 할 말이 더 남아 있다면 나는 이 책과 유사한 책을 또 쓸 생각이다. 게쉬 린포체도 이렇게 말하리라. "그래, 아들아. 너는 물질계에 살아 있는 한 계속 글을 쓰게 될 것이다."

  

출발의 아침이 다가왔다. 나는 게쉬 린포체에게 잠시의 이별을 고했다. 그의 얼굴에 나를 향한 사랑이 드러나 있었다. 그 역시 나의 사랑을 느끼고 있을 거라 확신했다.

 

나는 등을 돌려 계곡 밑으로 향한 사원의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나는 수차례 뒤를 돌아보았다. 그때마다 그는 여전히 처음 서 있던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다.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게쉬 린포체,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사랑, 자비, 지혜, 이해, 친절, 용서. 당신은 친구로부터 우정을 얻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번은 내가 그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틀림없이 내가 당신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일이 종종 있었을 거예요."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아니야, 아들아. 육은 약하지만 영은 강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어. 그러니 영은 결국 자유를 얻는데 성공할 거야.

 

너는 네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너는 다른 사람들에게 관대하게 되지. 그렇지 않다면 너는 힐러(치유가)가 될 수 없었을 거야. 너는 비난하거나 심판해서는 안 돼. 우리가 누구이건데 감히 비난하거나 심판할 수 있지? 우리가 타인 속에서 발견하는 것은 우리 자신 속에도 깊이 뿌리 박혀 있는 거야."

 

나는 그의 말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의 말을 통해 나는 그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계곡에 이르자 사원이 시계視界에서 거의 사라졌다. 고독감이 사무쳐왔다. 그러자 나는 오크 협곡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나의 사랑하는 스승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분명 내게 들려줄 많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링마탕을 뒤로 하고 길을 따라 가우차로 갔다. 가우차는 링마탕으로부터 약 12마일 떨어져 있었다. 거기에 오막 하나가 있었다. 우리는 그날 밤 그곳에서 머물렀다. 길은 무척 거칠었다. 강은 산설山雪이 녹아 범람하고 있었다. 강물이 계곡을 휩쓸며 미친듯이 돌진하고 있었다. 우리는 산길을 내려가야만 강변에 이를 수 있었다.

 

가파른 산벼랑 때문에 그것은 힘든 여정이었다. 어떤 벼랑은 거의 수직으로 깎여 내리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는 강변을 따라 나 있는 돌길에 이르렀다. 불어난 강물 때문에 길 근처 곳곳이 위험했다. 강물 위 곳곳에 들장미 덤불과 다른 야생화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어서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이루고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아주 많은 사진을 찍은 터였기 때문에 거의 지쳐가고 있었다. 왜냐하면 수많은 멋진 경치들 중에서 고르는 것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어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나는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곤 했다. "조금 더 가면 아마 더 멋진 곳이 나올지 몰라." 좋은 게 너무 많으면 이렇게 되는 법이다.

 

산허리에 여러 개의 라마 암자들이 보였다. 그것을 보자 게쉬 린포체가 내게 해준 말이 떠올랐다. "은둔한다고 해서 진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나는 길을 재촉했다. 때때로 멈추어 서서 구경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시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나는 계속 갈 길을 갔다.

 

우리는 강변을 벗어나 다시 산길을 올랐다. 오르고 내리고 반복되는 산길 여행은 지루했다. 이윽고 전망이 터진 곳에 이르렀다. 숲들 사이로 벌판이 보였다. 무성한 푸른 초원 위에는 수백 마리의 야크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필름에 그 아름다운 장면을 담을 수 있을지 의아스러웠다. 나는 생각했다. 아니야! 그러나 나중에 나는 결국 사진을 찍었다. 지금도 그것을 보노라면 나의 마음속에 내가 그것을 찍은 그날처럼 신선함이 느껴진다.

 

이제 우리는 지극히 거친 야생의 환경 속으로 들어갔다. 조금 전과의 극명한 대비는 믿지 못할 정도였다. 강물이 포효하며 흐르는 계곡 가장자리 산허리를 돌아 나 있는 길의 폭은 2-3 피트도 채 되지 않았다. 때때로 공터가 나왔다. 거기서 저 멀리 아름다운 계곡이 보였다. 울긋불긋 야생화가 피어 있고 많은 야크 무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

 

강 저편 기슭에서 그날 밤 묵을 수 있는 오막을 발견할 수 있었다. 거기서 색색의 야생화가 덮인 이 멋진 계곡을 더욱 잘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우리는 강위에 매달린 다리로 향했다. 우리는 조심조심 다리를 건넜다. 비록 긴 여행은 아니었지만 그날 밤 나는 무척 피곤했다. 전에 나는 이것보다 거의 두 배나 되는 길을 하루에 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 걸은 길은 산을 오르고 강변으로 내려오고 다시 오르고 내리고 반복해야만 했다.

 

즐거운 저녁 식사(나는 항상 하루의 여정을 마친 뒤 음식 먹는 것을 즐긴다) 후에 짐꾼이 아코디온으로 곡들을 연주했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 나는 티베트에 온 뒤 짧은 시간동안 내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이것이 꿈이 아닌지 살을 꼬집어 볼 정도였다. 이것이 정말로 현실이란 말인가?

 

지난 몇 주 동안 내가 보고 들은 것들은 자체로 족히 한 권의 책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의 책들을 공부하길 원하는 사람에게는 별 쓸모가 없을 것이다. 만일 내가 본 것에 대한 단순한 묘사 이상의 것을 원한다면 당신은 생명과 그것의 의미에 대해 더 알기를 원할 것이다.

 

티베트 여행 중에 나는 항상 많은 기도 깃발들과 마주쳤다. 모든 위험한 장소에는 기도 깃발이 있다. 그것은 여행자가 위험한 길에서 안전하기를 바라거나 산사태를 맞지 않기를 기원하는 기도이다. 그렇다. 이 땅의 사람들은 사려가 깊다. 많은 사람들은 이 기도 깃발을 보며 웃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모든 깃발 하나하나에 그 길을 지나는 자의 안전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음 날 우리는 파리종까지 여행했다. 계곡을 벗어난 우리는 전날 힐끗 보았던 광대한 초원으로 들어섰다. 그곳은 아름답고 비옥했다. 수백 마리의 야크가 야생화들 사이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또 다른 야크 행렬이 양모를 산 넘어 인도로 나르고 있었다.

 

그곳에서 인도를 떠올리니 천 마일이나 떨어진 바깥의 딴 세상으로 여겨졌다. 이제 저 멀리 파리종이 보였다. 해발 1만 5천 피트에 위치한 파리는 세계에서 가장 높고 가장 더러운 도시로 알려져 있다.

 

마침내 우리는 파리 외곽 협곡 가장자리에 있는 오막에 이르렀고, 거기서 그날 밤을 묵었다. 우리는 평소처럼 저녁을 먹었고 내 짐꾼은 아코디온을 연주했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아침을 먹고 곧 다시 출발했다.

 

이제 우리는 파리로 들어섰다. 그 광경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주변에는 색색의 야생화들이 피어 있는 지극히 아름다운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춤비 협곡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 그곳에는 야크, 티베트 양과 염소 등 온갖 동물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주위에는 온갖 새들이 우리를 환영하는 것처럼 지저귀고 있었다. 처음 보는 작은 동물들도 있었다. 알고 보니 그 놈들은 대부분 땅 밑 굴속에서 사는 새앙토끼들이었다.

 

파리의 자연은 이렇게 멋졌지만 도시 자체는 더러웠다. 수 백 년 동안 쓰레기를 치워본 적이 없었다. 사람들은 쓰레기와 오물들을 문 밖에 던졌다. 서리와 눈이 덮인 쓰레기 더미가 어찌나 높이 쌓여 있는지 집 지붕들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곳에는 위생 시설이라는 게 전혀 없었다. 남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거리에 웅크리고 앉아 볼 일을 본 뒤 배설물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정말 거의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들은 씻지도 않았다. 그저 악취 나는 야크 버터로 문지르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그들의 옷에는 굳은 버터들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 것이 보였다.

 

내가 파리를 기꺼이 떠나온 것을 당신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오크 협곡을 향해 여행했다. 나의 스승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이 다시 불끈 솟았다. 칼림퐁에서 처음 만난 나의 스승. 그는 내 자신보다 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다.

 

나는 놀라운 벗들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초인적인 존재가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러운 존재들이었다. 게쉬 린포체의 말대로 초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초인에 대한 관념은 두 부류의 인간, 즉 자연적인 사람과 초자연적인 사람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지 않다. 초자연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알고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런 사실을 나는 이미 배워 알고 있었다. 내가 이 땅을 떠나고 싶지 않은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나는 세상 속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곳에서 나는 더욱 쓸모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환경에서 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들의 깊은 인식은 인간의 이해를 초월해 있다. 예수의 말이 내 마음 속에 떠올랐다. "나와 나를 보낸 이를 믿으라."

 

우리는 오크 협곡으로 발길을 재촉해 내려갔다. 그곳은 티베트에서 가장 사나운 바람이 부는 고개 중 하나였다. 바람에 날려 온 작은 돌멩이들이 얼굴에 부딪혔다.

 

바람이 사납게 몰아치고 있었다. 날씨가 고요했다 갑자기 태풍이 불고, 또 갑자기 다시 고요해지곤 했다. 나는 생각했다. '날씨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덕스러울 수가.'

 

이제 초몰하리의 얼어붙은 대기로부터 눈 폭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얼굴과 손가락이 꽁꽁 얼어 마비되는 것이 느껴졌다.

 

"이것이 한 여름의 날씨란 말인가!" 내가 짐꾼에게 말했다.

그가 대답했다. "해가 솟아오르면 좀 따뜻해집니다."

내가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투모라도 해야만 하겠는 걸."

그날 초몰하리의 아름다움은 최고로 보였다. 하늘 위로 까마귀가 날고 있었다. 10 마일가량 떨어진 초몰하리는 마치 우리 머리 위로 떨어질 듯이 보였다.

 

우리는 우측 길로 접어들었다. 몇 마일만 더 가면 오크 협곡으로 이르는 고갯마루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 작은 호수가 있었다. 수면 위에 눈 덮인 초몰하리가 비쳤다. 호수를 지나자 우리가 건너야 할 강이 나왔다. 그 너머로 초몰하리의 낮은 부분을 가리고 있는 작은 산맥이 있었다. 초몰하리의 꼭대기는 만년설로 덮여 있었다. 그날 초몰하리는 웅장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해가 솟아올랐다. 눈에 반사된 햇빛 속에 아직 오렌지 색깔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초몰하리가 언제라도 우리 위로 떨어질 것 같은 환영을 만들었다. 외부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이 진귀하고 아름다운 광경에 취해 나는 시간이 흐르는 것도 모르고 하염없이 서 있었다.

 

해발 1만 5천 피트가 넘었지만 길은 수월했다. 몇 마일 안가 저 멀리 눈앞에 익숙하지만 멋진 풍경이 보였다. 거기에 오크 협곡의 거대한 사원이 가파른 산허리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우리가 어쩌다가 저런 곳에 가게 되었지? 저기 사는 사람들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초몰하리의 장관을 볼 수 있겠군. 저곳에서는 자연의 온갖 변화를 다 볼 수 있겠어."

 

내가 이렇게 말하자마자 불과 백 야드 앞에서 나의 스승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나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그것은 단순한 친구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랑이었다.

 

그가 말했다. "나는 줄곧 너를 따라 양탕, 곤사카, 타코후로 갔어. 너는 다르창 대사, 밀라파 대사, 특히 퉁라 대사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어."

"그 모든 것을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물었다.

"아들아, 나는 거기에 있었어."

 

나는 그가 숨 쉬는 것만큼이나 쉽게 아스트랄 비행을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이곳은 아름다운 곳이야. 여기서 우리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 이곳의 추위도 일출과 일몰의 산을 보는 것으로 보상될 거야. 아, 내가 잊었군. 너는 투모를 배웠지. 그러니 추위도 그리 문제될 게 없겠군." 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가 웃으며 말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좋은 시험이 되겠군요."

그가 말했다. "여기서 내가 원하는 것은 너의 영감을 더 숙달시키는 거야. 특히 지극히 높은 영적 힘으로부터 오는 영감을 말이야. 이곳은 고도가 아주 높고 격리돼 있기 때문에 그런 수련을 위해서는 가장 적절한 장소지."

 

내가 대답했다. "이제 저의 텔레파시 능력은 더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그래." 그가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훨씬 더 어려워. 이것은 오버쉐도윙over-shadowing이야. 이것은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훨씬 더 완벽하고 믿을만한 방법이야. 왜냐하면 보다 더 직접적인 접촉이기 때문이지. 너의 마음은 고정 관념으로부터 해방되고 텅 비어 있어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너는 네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으로 메시지를 덧칠하게 돼."

 

그가 계속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가 너의 두뇌를 완전히 지배하는 것은 불가능해. 너의 뇌를 사용하려면 우리는 너를 너의 몸 밖으로 내보내야만 해. 하지만 그것은 적절치 않아. 왜냐하면 그렇게 하려면 엄청난 영력이 사용돼야 하기 때문이지. 우리가 너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아. 너의 몸은 우리에게 너무 소중해. 결코 손상시킬 수 없어."

 

내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과분한 말씀입니다."

"그렇지 않아." 그가 말했다. "너는 아주 드문 형태의 영매야. 그것은 천부적이야. 너는 이 일을 위해 태어났어."

 

"전에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 너는 그런 얘기를 또 듣게 될 거야." 그가 진지하게 덧붙였다. "우리는 네가 얼마나 강력한 영력을 견딜 수 있는지 알고 싶어. 만일 우리가 성공한다면 너는 예수 자신에 의해 사용될 거야."

"오, 세상에!" 내가 외쳤다. "저는 그럴 자격이 없어요."

 

"그럴지도 모르지." 그가 대답했다. "하지만 너는 선택된 존재야."

"만일 그렇다면 저는 당신들이 제게 부과하는 어떤 시험도 받아들이겠어요."

이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우리는 어느새 사원에 도착해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책으로 쓰면 어떻게 될까요? 정말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되겠죠?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거예요."

 

"무지한 자들은 믿지 않겠지. 광신자들도 믿지 않을 거고. 하지만 그것은 그런 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야. 그것은 물질을 넘어선 자, 그것을 듣고 볼 수 있도록 선택된 자들을 위한 것이지. 네가 받는 가르침을 기록하고 한 마디도 놓쳐서는 안 돼."

 

이제 나는 그의 말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았다면 <심신의 신유(주님이 다시 말씀하신다)>는 결코 씌어질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신 차려 보니 우리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 사원에 이르러 있었다. 뒤돌아보니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얼마나 먼 거리를 왔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세상에. 우리가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온 줄은 미처 몰랐어요!"

 

나의 말에 그가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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