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BOOK/도인(道人)

도인(道人)② - 차례 & 머리말

기른장 2025. 4. 7. 21:48

방랑하는 수도자 관 사이훙의 구도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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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인(道人)② SEVEN BAMBOO TABLETS OF THE CLOUDY SATCHEL (죽서칠판)

저자 : 덩 밍다오(登明道)
역자 : 이인복
그림 : 관 사이훙
발행처 : (주)고려원미디어
 
 
 
차례

◈ 머리말

1. 사부와 제자
2. 두 나비
3. 대집회
4. 탁발
5. 야간 수업
6. 추적
7. 상하이
8. 한 줌의 재
9. 나비의 꿈
10. 황금태

◈ 에필로그
 
 
 
◈ 머리말

관 사이훙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그의 외모를 보고 깜짝 놀란다. 건장한 체격, 온화하면서도 혈색 좋은 얼굴, 총명한 빛이 감도는 두 눈, 생동감 넘치는 몸짓을 대하면 그가 70여 년 전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워진다. 우리와 같은 옷차림으로 사람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관 사이훙을 보면 마치 그가 미국 생활에 깊이 동화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알고보면 그의 건강은 평생에 걸친 수련으로 얻은 것이며, 그가 가진 성격은 혁명 이전의 중국 사회와 도관에서 보냈던 독특한 삶에서 연유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관은 무관의 귀족 가문에서 출생하였다. 그의 집안은 황족이었다. 관 사이훙의 유년 시절에 이미 민주주의가 선포되었지만 그의 가문은 여전히 청 왕조에 충성을 바치고 있었다. 그래서 관은 아주 어려서부터 보기 드문 호사, 부유함과 고귀한 귀족 가문 출신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특권을 지니고 있었다. 문중의 성씨 앞에 작위를 붙일 수 있는 선택받은 존재였던 관은 어려서부터 학자나 관리, 아니면 장군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에겐 개인주의나 범인(凡人)으로서의 인생은 허용되지 않았다. 윗어른들은 수련을 쌓도록 적극 밀어 주셨고 가문의 명예와 영광을 드높일 수 있도록 그에게 집중적인 교육을 시켰다.
 
관례대로 사이훙과 일곱 형제 그리고 세 누이는 각기 다른 정신적 스승을 모시게 되었다. 이런 제도는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배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스승들이 지닌 통찰력과 엄격한 정신을 배운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러나 집안 어른들은 장차 출가시켜 종교에 귀의토록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관의 형제 자매들은 훈련을 통해 심신을 수련하고 난 후 돌아와 집안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가족간의 사랑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권력과 명예를 쟁탈하기 위한 대결이 있을 뿐이었다.

유일하게 사이훙만이 16살에 출가를 해 수도 생활에 입문하였던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그는 가문에서 내놓은 자식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고되고 험난했지만 지식과 초자연적 인식에 대한 열망 때문에 참고 견딜 수 있었다. 중국 유일의 토착신앙인 도교는 그에게 깊은 영감을 불어넣었다.

사이훙은 화산에 들어가 화산정일파(華山正一派)의 제자가 되었다. 도교의 무수한 분파들은 불로장생, 연단(鍊丹), 의식(儀式), 수도(修道) 등에 있어서 각각 다양한 접근 방법을 내세운다. 그중에서도 화산파는 육체의 정화(淨化), 금욕주의, 독신과 꾸준한 명상을 특히 강조한다. 이러한 목표들을 추구하려면 늙은 사부의 엄격한 감독 아래 매일 수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몸과 마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자세와 동작을 정확히 연결시켜 수양의 체계를 세웠다. 이 방법들은 오직 학습과 반복이라는 표준적 규범을 통해 수세기 동안 계속되어 온 관찰과 실험의 산물이었다. 농부가 여러 번 되풀이하여 밭을 갈듯이, 사제는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거듭 수행을 해야 했다.
 
반복적인 연습은 끔찍한 고통을 가져왔다. 그러나 사이훙은 그 방법이 눈금을 보듯 자신의 발전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역도 선수가 그렇듯이, 또 높이뛰기 선수가 그렇듯이 그는 언젠가 때가 되면 조금씩 쌓인 기량이 불가능해 보였던 일도 가능케 한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그러한 반복적인 노력은 불굴의 신념을 요구한다. 관 사이훙도 평생 수련을 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성공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변함없는 성실성으로 계속 완성에 도전하는 수도자가 아직도 많이 있다. 그들은 지식과 깨달음, 죽음에 대한 이해 ― 비록 죽음을 초월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 를 변함없이 추구했다. 그들은 현실의 검증을 거친 자기들의 방대한 철학이 요구하는바에 따라 충실한 삶을 추구했으며 도와의 합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도(道)는 생명, 자연, 우주의 길이다. 그것은 존재의 흐름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모양도, 틀도, 고정된 의식도 없다. 도는 일상적이고 연속적인 시간을 초월하는 그 무엇이다. 도는 단순한 길이나 차원의 변화를 뛰어넘는다. 도는 꿰뚫어 보아야 하는 신비스러움이다.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해야 하는 불가사의다. 궁극적으로 도는 명상을 통해, 명상의 심오한 과정에 전념할 때 비로소 깨칠 수 있다. 도를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우며 표현한다고 해도 종잡을 수 없는 역설의 언어로나 가능할 것이다. 단지 자아만이 도에 이르는 적절한 방편인 것이다.
 
관의 사부는 사이훙에게 개개인이 모두 하나의 소우주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도는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깨달음 또한 마찬가지다. 육신 그 자체가 바로 진정한 도관인 것이다. 그 속에는 신성이 깃들여 있으며, 영원불멸과 순수함이 존재한다. 육신이야말로 참된 신이다. 천상에 이르기를 갈망하거나 그 길에 합류하고 싶은 인간은 먼저 자기 안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깥으로 나타난 육체의 옷은 영롱하게 빛나는 영혼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수련 과정은 육체에서 정신을 거쳐 영혼으로 진행된다. 수련 과정의 첫 단계는 육체와 정신 사이의 출입문인 호흡과 근육 훈련이다. 화산의 도인들은 특히 신체 단련을 위한 방법으로 무술을 선호했다.

호신술은 단순히 방어와 공격의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몸을 건강하게 하고 육체의 에너지가 지나는 통로를 개방하고 몸 안의 힘을 모아주며 용기와 자제심을 키워 준다. 명상가와 무사는 모두 몸 안에 저장되어 있는 힘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단지 응용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명상가도 무술의 기교를 빌어 씀으로써 정신과의 교류를 공고히 한다.
 
도인들은 살인과 성스러움이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그 시대의 중국은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무법 지대였다. 개개인은 엄청난 폭력의 위협에 시달렸다. 귀중한 유물과 광대한 토지의 수호자인 도관은 범법과 절도의 가장 좋은 표적이 되었다. 수도자가 자신을 방어할 수 없다면 그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죽게 됨은 물론, 수년 동안 이루어 온 자기수양 역시 수포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무사와 명상가에겐 공통적인 우선 사항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배움이다. 명상가에겐 무사가 가진 불굴의 의지가 필요하고 무사에겐 명상가의 인식 능력이 필요하다. 젊은 관 사이훙이 끊임없이 모색했던 자신의 위치는 무사와 명상가 사이에 있었다. 한때 관은 그 두 가지 기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갖은 애를 썼다. 내면의 세계에 대한 영적 탐구와 무사의 의지력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고자 열망했던 관 사이훙의 투쟁의 일대기에서 우리는 도인의 독특하고 활기 찬 생활 방식을 목격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앞에 닥친 도전에 맞설 수 있는 영감을 우리 자신의 힘으로 찾아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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