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에는 부엌에서 시작되는 복도가 있는데, 이것은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커다란 샤워장으로 연결되어 있다. 복도의 벽에는 빌리를 만나기 위해 자신의 우주선에서 멀어져 가는 셈야제의 컬러 사진이 있다. 이것은 화가 짐 니콜스(Jim Nichols)가 그린 아름답고 생생한 재구성화이다. 이것은 아주 뛰어난 그림이어서 이것이 정말 사진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두세 번 들여다보아야 할 정도이다. 나는 매일 그 그림을 바라보면서 저곳에 있었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 잠시 동안 생각에 잠기곤 했다.
빌리에게 그것은 아주 중요한 그림이었다. 그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플레이아데스의 여인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근 2년 동안 그녀를 만나서 플레이아데스의 정보를 받아 대중에게 전파하는 데 전념하였던 것이다. 나는 그녀가 우주선을 타고 날아가다가 죽음을 당했다든지 하는 여러 가지 소문을 듣고 있었다. 플레이아데스인들과의 접촉이 끝난 데에는 무언가 원인이 있었음이 틀림없었다. 나는 빌리가 그것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궁금해했다. 내가 그것을 화제로 삼았을 때, 그는 나에게 모든 이야기, 하나의 작은 우발적인 사건이 어떻게 플레이아데스 사명이라고 하는 커다란 일의 방향을 바꾸어 놓게 되었는지 슬픈 이야기를 해주었다.
셈야제 이야기
빌리는 셈야제와의 접촉이 1975년 1월에 시작되어 그 뒤 2년 동안 거의 매주 만났다고 했다. 그들의 만남은 대부분 그녀의 비임쉽이 스위스 산맥의 어느 상공에 떠 있는 가운데 그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들이 94번째로 만났을 때는 그녀가 빌리의 집으로 왔다. 이는 그들 모두를 위해 미래의 일들에 아주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만남 때문이었다.
1977년 12월 15일, 아주 춥고 눈 오는 밤이었다. 빌리는 셈야제를 명상실에서 접견하고 있었다. 명상실은 본가에서 약 30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가족들과 상주하는 FIGU 멤버들은 부엌의 테이블에 함께 모여 셈야제가 가까이 있는 것이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 말하고 있었다. 어쩌면 운 좋게 그녀가 떠나는 것을 볼 수도 있고, 더 운이 좋으면 그녀를 만날 기회가 있을 지도 몰랐다. 그녀는 전에 그들 대부분에게 자신의 우주선을 한두 번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녀를 만난다는 생각이 결코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었다. 벽에는 명상 스케줄이 붙어 있어서 모든 멤버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밤에는 아무도 명상실을 사용하려고 하지 않았다.
야코부스(Jacobus)는 조용히 앉아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빌리는 모두에게 셈야제가 오늘 밤에 오게 되어 있으니 명상실을 비워 그녀를 불편하지 않게 해 달라고 말했다. 그녀의 감각은 아주 예민해서 작은 건물 주위에서 누구라도 소리를 내면 곧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비임쉽은 에너지막을 쳐서 눈에 띄지 않는 채로 센터 상공의 어디엔가 떠 있을 것이었다. 야코부스는 그녀가 정말 사람과 똑같이 생겼는지 궁금증을 참을 수가 없었다. 물론 빌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녀에 대한 묘사를 해 주었다. 그녀의 사진을 한 번 찍은 적도 있지만, 셈야제는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여주지 말도록 빌리에게 부탁했다. 야코부스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야? 창문으로 어떻게 생겼는지 몰래 한 번 들여다본다고 해서 그녀에게 해로울 게 뭐가 있어?” 그는 명상실로 쳐들어 간다거나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플레이아데스에서 온 신비한 여인을 한 번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명상실은 아주 쾌적했다. 그곳은 농장에서 중요한 장소였다. 모든 FIGU 멤버들이 함께 모이는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셈야제로부터 주어진 내용을 공부함에 따라서 그곳은 그 작은 그룹의 상승하는 의식에 대한 기념비적인 곳이었다. 그들이 명상을 시작하도록 이끌어 준 바로 그 사람이 오늘 명상실에 찾아왔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었다. 어쨌든 그녀가 그곳에 있다는 것은 그들 모두에게 그녀의 인정(approval)과 수용(acceptance)을 의미하였다.
명상실 안에서 빌리와 셈야제는 편안하게 앉아 있었다. 빌리는 귀를 기울여 듣고 있었다. 셈야제가 그를 여기에서 만난 것은 아주 중요한, 뒤로 미룰 수 없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방문한 목적을 빌리에게 막 이야기하려는 참이었다. 그때 그녀는 갑자기 멈추고는 조용히 서 있더니 무언가 잘못된 것처럼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는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했으므로, 빌리에게 무슨 소리를 들었는가 물었다. 빌리는 귀를 기울여 그녀가 들었다고 하는 소리를 들으려 해 보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착각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셈야제는 분명히 누군가 문 앞에 있다고 말하면서 일어나 떠나려고 했다. 그녀가 일어나서 의자에서 움직이는 순간, 발이 탁자의 다리에 걸려 중심을 잃으면서 마루에 있는 작은 히터 위로 쓰러졌다. 빌리가 얼른 돌아섰지만, 그녀가 넘어지면서 머리가 벽에 부딪히는 것을 보았을 뿐이었다. 그 순간 그녀는 허리께에 있는 장치를 손으로 눌러 자신을 비물질화시켜 우주선으로 돌아갔다.
빌리는 그 일로 충격을 받은 채 혼자 방에 남아 있었다. 그는 문으로 가서 누군가가 정말 거기에 있는지 확인했다. 셈야제는 확신하고 있었지만 그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기에 야코부스가 있었다! 별에서 온 여인을 잠깐이라도 보고자 하는 희망으로 야코부스가 문 바로 밖에 숨어있었던 것이다. 빌리는 야코부스에게 매우 화가 났다. 그가 자신을 당황하게 만들고 만남을 망쳐 놓았기 때문이었다. 야코부스는 미안하다고, 자신은 그저 한 번 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아무런 해를 끼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그녀를 훔쳐보고 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정작 가버린 것은 셈야제였다.
이틀이 지나서 빌리는 근심 어린 표정을 한, 스위스 지하기지 사령관 케찰의 방문을 받았다. 그의 창백한 표정은 빌리로 하여금 그의 건강에 대해 묻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 있는 것은 케찰의 건강 여부가 아니었다. 케찰은 빌리에게 15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셈야제가 명상실에 모습을 나타냈을 때를 묻는 것이다. 그의 말하는 방법이나 태도는 빌리에게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뭔가 잘못된 거야.” 야코부스가 일을 망쳐 놓은 데 신경이 쓰였고, 셈야제가 무언가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계속 빌리를 자극하고 있었다. 셈야제가 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녀는 그래도 비물질화하여 자신의 우주선으로 돌아가지 않았던가.
빌리는 그날 밤에 있었던 상황을 최선을 다해 케찰에게 설명해 주었다. 어떻게 야코부스가 문밖에 숨어 그녀를 보고자 했는지, 그리고 그녀가 어떻게 놀라서 방을 떠나려고 했는지 말해 주었다. 그녀의 머리가 벽에 부딪히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동안 갑자기 근심이 물밀듯이 다가왔다. 케찰이 어째서 이토록 근심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것보다 셈야제가 훨씬 많이 다친 것이 틀림없었다. 그것이야말로 그녀가 그렇게 서둘러 떠난 지 이틀이 지나도록 연락을 주지 않은 이유인 것이다. 그녀는 중요한 일을 상의하기 위해서 왔지 않은가? 그녀는 곧 다시 자신과 접촉을 했어야 말이 되는 것이다.
케찰은 이틀 전에 셈야제가 기지로 돌아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빌리와 명상실에서 만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기지 사령관이었으므로 셈야제를 마치 자신의 친딸처럼 돌보고 있었다. 그녀가 돌아오지도 않고 메시지도 보내지 않자 그는 그녀를 찾아 나섰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우주선 속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우주선은 인간들의 눈에 띄지 않은 채 농장 상공을 여전히 맴돌고 있었다. 그녀는 팔 하나가 부러졌고, 두개골 밑으로 심한 금이 가 있었다. 그녀는 혼수상태에 빠져 거의 빈사 상태에 있었다. 케찰은 즉시 그녀를 자신의 우주선으로 옮겨 고향 행성인 에라 행성으로 데리고 가서 치료를 받게 했다. 그녀는 심한 뇌 손상을 입은 채로 자신의 우주선 안에서 여러 시간을 머물렀고, 고향 행성으로 도움을 받으러 가는 데에도 일곱 시간을 더 있어야 했다.
에라에 도착하자마자 셈야제는 과학자들에게 이송되었으나 불행하게도 그들은 아무런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뇌가 많이 손상되어 아무런 의학적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여러 시간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손상된 뇌의 섬유들을 제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속수 무책이었던 것이다. 일단 그녀의 상황이 안정되자 셈야제는 냉동 처리되었다. 그녀의 아버지 프타(Ptaah)는 친구인 아스케트(Asket)에게 긴급 구호 요청을 했다. 그녀는 티머즈(Timers, 그들은 타이머가 아닌 티머로 발음한다)라고 하는 고도로 진화된 존재들의 대표였다. 그들은 플레이아데스인들이 달 우주(Dal Universe)라고 부르는, 이웃 우주에서 온 사람들이다. 기술적으로도 그들이 플레이아데스인들 보다 더 발달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도 결국 소나(Sona)인이라는, 더 뛰어난 지식을 갖추고 있는 이들을 통해 셈야제를 살려야 했다.
아스케트는 소나인들과 접촉하는 데 성공하여 여러 명의 소나인들이 갑자기 에라 행성의 셈야제가 누워 있는 병실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들은 우주선으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만으로도 우주의 먼 거리를 가로질러 자신들을 투사시키는 것으로 보였다. 그들의 의학 기법은 아무리 낮추어 평가를 하더라도 특이했다. 그들은 아무 설명도 없이 곧장 작업에 들어가 셈야제의 두뇌에서 죽은 부분들을 제거한 것을 확인한 다음, 그녀의 몸에서 얼어 있는 뇌산(brain acids)을 추출하여 자신들이 가지고 온 인조 혈장(plasma) 속에 넣었다. 그리고 그것을 그녀의 두 개골 속에 넣고 봉합을 했다.
수분 내에 셈야제가 의식을 되찾았다. 지난 42시간 동안의 기억은 없었지만 그녀는 눈을 떠서 병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안도의 한숨을 쉬게 만들었다. 생명력이 그녀의 몸 전체를 흐르기 시작하여, 모든 사람들이 그녀가 괜찮아질 것을 알게 했다. 셈야제는 죽음에서 돌아왔다. 그리고 소나인들은 그들이 왔을 때처럼 조용히 사라져 먼 우주 어딘가에 있는 자신들의 고향 행성으로 돌아갔다.
빌리가 케찰로부터 다시 소식을 들은 것은 한 주, 정말로 긴 1주일 만이었다. 그는 플레이아데스인들로부터 셈야제가 죽지 않았다고 통보를 받았지만, 왠지 모르게 케찰로부터 직접 말을 듣기 전에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케찰의 텔레파시에 의해 처음 이끌려 왔던 지점에서 끈기 있게 기다렸다. 마침내 눈에 익은 은빛 비행접시가 나타나서 하늘로부터 쏟아져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곧 나무에 앉아 있던 새들이 소란을 피우면서 하늘로 날아올랐고, 얼마 안 있어서 플레이아데스에서 온 자신의 오랜 친구(old friend)가 도착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가족간의 재상봉 같았다.
케찰은 빌리에게 셈야제가 잘 있다는 것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그는 1주일이나 걸린 것을 사과했다. 그는 셈야제의 사고로 그가 처리해야 했던 일들 때문에 늦어진 것이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셈야제 대신 다른 사람을 스위스 기지에 배치하는 일이었다. 후임은 이사도스(Isados)라는 남자였는데, 셈야제가 하던 일을 위해 6~7개월 머물 참이었다. 그는 지구에 대해서, 그리고 셈야제가 빌리와 함께 하고 있던 작업에 대해 낯이 설었다. 그 때문에 빌리는 그와 어떤 접촉도 하지 않게 될 것이며, 케찰 자신과 메나라(Menara)와 플레야(Pleja)라는 두 여인이 빌리를 맡아서 지도하는 사명을 계속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셈야제가 언젠가 다 나아서 자신의 업무를 다시 맡을 준비가 될 때까지였다.
이 같은 변화는 빌리에게 몇 가지 문제를 야기하였다. 그는 셈야제와 함께 그룹 내 멤버 몇몇의 문제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케찰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그것이 표면에 드러나 빌리는 더욱 기가 꺾이게 되었다. 셈야제가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그녀가 자신의 임무를 모두 되찾기는 힘들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편안히 쉬면서 두뇌를 지나치게 사용하지 말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식된 혈장이 두뇌를 다 낫게 하는 데에는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그녀는 가능한 휴식을 취하고 긴장을 하지 말아야 했다. 따라서 정신적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업무에 종사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소나인들이 고도로 발달되었다 하더라도 이식한 인조 원형질(protoplasma)이 그녀 뇌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 되기 위해서는 3~4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두뇌는 인간의 중심 통제실이다. 그러므로 두뇌는 주의를 필요로 하고 특별한 에너지의 공급이 필요하다. 이 에너지는 영혼은 물론 두뇌의 물질에도 영양분을 공급하는 생명의 우주전기(cosmic-electrical) 에너지이다. 분명히 해 두어야 할 것은 이 생명력이 영양은 공급하지만, 치료나 재생을 위한 힘이 되지는 않는다. 두뇌가 아프거나 상하면 스스로 재생하거나 치유하는 능력은 없다. 셈야제의 두뇌에 소나인들이 넣어준 인조 혈장은 그녀가 두뇌를 다시 사용하여 생명력이 다시 그녀 몸에 흐르도록 해 주는 것이다. 인조 혈장의 기능 가운데 하나는 자체를 진정한 뇌 물질로 변환시켜 우주전기 생명력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3~4년 만에 자연적인 뇌 물질이 되어 육체가 거부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이 비극적인 사건 이전에 플레이아데스인들은 소나인들에 대해 지식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그들에 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소나인들은 우리 우주 옆에 있는 달 우주에서 왔다. 그들의 평균수명은 대략 2360년이다. 그들은 약 170센티미터까지 성장하며, 두 개골의 크기는 우리 것보다 약 1.5배다. '소나'라는 이름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는 언어에서 온 것이며, 그들의 영적 발달은 플레이아데스인들 보다 약 4천 년 앞서 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지식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비행을 위한 기계의 도움 없이 우주 공간을 뛰어넘어 스스로를 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염력만을 사용하여 이동한다. 플레이아데스인들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그것은 케찰을 감동시켰다.
우주 생명력의 흐름을 제어하고 셈야제의 뇌를 치유하는 그들의 능력에 대한 시범은 그들이 영원히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수천 년을 사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어느 시점에 가서는 물질적 육체는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지고 만다. 영혼은 에너지가 고갈되어 수면을 취해야 한다. 이는 그 존재로 하여금 죽음의 주기로 들어서게 만든다. 이것은 창조적 논리의 자연적인 부분으로서, 영혼이 어떤 시점에서는 잠을 자지 않으면 안 되도록 통제하는 것이다. 영혼이 휴식을 취하면서 에너지를 다시 얻고, 이번의 물질적 삶을 통해 경험한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이것들을 그동안 축적해 놓은 지혜에 더 하여 다음 생으로 가지고 가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인간이 그 과정을 넘어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지 못한다.
셈야제의 예후(prognosis)는 좋은 것으로 보였다. 그녀는 몇 달 동안 집에 머물면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새로운 정신적 문제들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그녀의 뇌는 시일이 필요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스트레스나 걱정을 당분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빌리와의 접촉을 지속할 수 없었다.
그것은 빌리에게 아주 슬픈 소식이었다. 그는 해를 거듭하면서 셈야제에 대해 아주 가까운 느낌을 더해 갔고, 야코부스로 인한 그녀의 사고에 책임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FIGU 멤버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아집, 질투, 사소한 논쟁들을 다스리기 위해 힘든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는 센터의 지도자인 동시에 아버지였고, 접촉자였으며, 그리고 예언자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멤버들은 고집이 세고 다루기가 어려웠다. 빌리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했다. 그리고 그것은 빌리의 건강 문제로 나타났다. 그는 잠이 너무 모자랐고 쇠약해졌다.
접촉을 중지할 시간이 되었는가?
플레이아데스 원로원은 빌리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있었으므로 그가 FIGU 멤버들과 리더십에 문제를 많이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그들의 사명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제 셈야제가 접촉을 계속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그들은 접촉을 중지할 것인지 신경을 썼다. 그들은 케찰에게 빌리와 만나서 상황을 설명해 주도록 지시했다.
케찰로서는 빌리에게 접촉을 끝마칠 때가 되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그는 빌리를 매우 좋아하게 되었고, 빌리의 표정만으로도 그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빌리를 그리워할 것이라는 것과 '플레이아데스의 사명'이라는 문제가 걸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플레이아데스인들은 빌리를 교육시키는 것과 동시에 빌리가 찍은 사진들을 공개함으로써 자신들의 존재를 일반에게 알려, 그들이 지구의 미래를 보다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들도록 바랐다.
다가오는 불행은 집단의식이 올바른 방향으로 영향만 받는다면 피할 수 있는 일이므로 그들은 빌리에게 희망을 걸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작업이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르게 되었다. 빌리가 '컨택 노트'를 대중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플레이아데스인들이 요구한 대로 더 많은 대중 강연을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또한 FIGU 멤버들 가운데 몇몇은 큰 문젯거리가 되어 그들이 '사명'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었다. 일은 그들이 희망했던 대로 잘 풀려 가지 않았고, 셈야제가 빠지게 되자 미래를 위한 전망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플레이아데스인들의 관심을 받는 동안 빌리는 FIGU 내의 분노와 질투에 가득 찬 멤버들을 탈퇴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케찰은 그 사람들의 생각을 모니터함으로써 빌리가 그들을 보다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했다. 빌리는 업무량을 줄이고 건강을 돌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위임하기로 하는 데 동의했다. 접촉은 셈야제가 되돌아올 때까지 당분간 케찰과 지속하기로 했다.
그다음 두 달 동안 일이 잘 되어 가는 것처럼 보였다. 케찰은 빌리에게 어떤 사람들에게 FIGU에서 떠나도록 요구할 것과 그의 작업 습관을 바꿀 것을 제안하였다. 플레이아데스 원로원은 케찰과 의견을 같이하여 빌리에게 당분간 결정을 맡겨 두었으나, 만일 FIGU 멤버들이 자신의 아집을 통제하지 못하면 접촉은 중지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다.
빌리와 케찰에게 매사는 순조롭게 발전되어 갔다. 둘의 관계는 훌륭한 우정으로 진전되었고, 케찰은 시간을 내어 여러 번 접촉을 하여 빌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의 서글서글한 태도와 뛰어난 지성은 빌리에게 커다란 자극제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잘 돌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에라의 원로원은 FIGU 멤버들의 생각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태도가 점점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더 나빠져 '플레이아데스의 사명'에 더욱 해가 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빌리는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FIGU의 몇몇 사람들은 너무나 감정적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어서 사명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해를 끼치는 존재가 되고 있었다.
1978년 4월 10일 월요일, 케찰은 빌리에게 이 그룹이 실패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접촉은 빌리에게 텔레파시로 송신하는 것만으로 제한한다는 것을 알렸다. PIGU는 시험에 처해진 것이다. 그들이 생각을 바로잡지 못하면 그룹은 해산될 것이고, 더 이상 그들의 '사명'에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셈야제와의 재회
그 뒤 몇 주가 지나지 않은 1978년 5월 20일, 빌리는 셈야제의 친숙한 존재감을 생각 가운데에서 느꼈다. 그녀와 그녀의 동생 플레야가 빌리를 만나러 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많이 나아서 자신이 그토록 보고 싶었던 오랜 친구를 만나고 싶었다. 빌리는 하고 있던 일을 재빨리 멈추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집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녀는 별로 떨어지지 않은 외진 곳으로 그를 데리고 가서 우주선 안으로 맞아들였다. 빌리는 그녀를 다시 볼 수 있게 된 흥분으로 얼굴이 상기되었다. 그는 진정으로 그녀가 그리웠다. 그런데 이제 그녀가 예전과 마찬가지로 여기 있는 것이다. 귀여운 얼굴과 빨갛고 긴 머리, 그리고 그를 항상 편안하게 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부드러운 태도가 전과 다름없이 자신의 곁에 있었다. 그녀는 다시 돌아왔고 건강해 보였다. 그는 그녀가 떠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셈야제는 빌리를 안아 주었다. 그 포옹은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다. 그들이 서로를 본 지 다섯 달이나 지났지만, 두 사람은 단 번에 그 공백을 메꾸고 있었다. 빌리는 갑자기 플레야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포옹을 풀면서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그는 일 년이 넘도록 그녀를 만나지 못했는데, 지난번 숲속에서 오후에 만났을 때 그녀에게 자신의 모페드를 타는 것을 가르쳐 주었었다. 세 사람은 행복하게 웃으면서 서로를 다시 만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깨닫고 있었다. 그들 모두에게 있어서 더할 나위 없는 재상봉이었다.
셈야제는 몇 달 동안 회복하고 있었고, 이제 아주 건강하게 보였다. 소나인들의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적응을 잘 시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두뇌는 서서히 자체를 회복시켜 가고 있었고, 아직 어떤 것을 기억하는 데 약간 문제가 있었지만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보였다. 고향에서의 삶은 그녀에게 차분함을 주었고, 쉬면서 자신의 생활을 찾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던 것이다.
그녀는 이곳에 오기 전에 빌리와 그의 그룹에 대해 플레이아데스 원로원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그녀가 다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했고, 불행하게도 그녀는 접촉을 계속하거나 다른 일을 계속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보고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의사들이 그녀의 두뇌가 바라던 것보다 치유되는 속도가 느리다고 하면서 계속해서 쉬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빌리는 그 말을 듣고 슬퍼했다. 그는 그녀가 접촉을 다시 할 수 있기를 바랐다. 비록 케찰이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친구이기는 해도, 자신은 분명히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셈야제가 임무를 계속할 수 없다는 말을 듣자 원로원은 케찰과 FIGU 멤버들의 상황에 대해 상의했으나, 일이 점점 더 나쁘게 되어 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들 가운데 몇 명은 공개적으로 빌리에게 문제를 일으키려고 하고 있었다. 그들은 빌리에 대한 거짓 이야기들을 만들어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 했고, 다른 문제들을 만들어 그룹을 마비시키려고 했다. FIGU 멤버들 가운데 아무도 영적인 가르침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빌리의 권위에 심하게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그가 더 이상 통제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원로원은 이 그룹에게 몇 달 동안 시험 기간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들이 개인적인 발전이라는 자신들의 다짐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빌리를 돕는 일을 하지 않으면, 그들이 더 이상 그를 도와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을 것이었다. 케찰은 빌리와의 접촉을 계속하겠지만, 그가 저술하는 '컨택 노트'는 더 이상 멤버들에게 보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빌리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이 자신의 손을 떠났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는 상황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 사람들이 사이좋게 지내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FIGU에는 아주 고집 센 사람들이 몇 명 있었고 몇몇에게는 부과된 압력이 힘든 일이었다. 그 압력이란 빌리와 플레이아데스인들의 접촉을 돕고 그들이 제공하는 내용을 세계에 알린다고 하는 일이 주는 부담을 말한다. 그들은 선민(elite) 의식에 사로잡혔고, 서로 간에도 싸움을 벌였다. 서로 자기가 더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라이벌 의식은 그룹 전체의 질을 떨어뜨렸고, 플레이아데스인들은 더 이상 관심거리가 되지 않게 되었다. 더 높은 의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지구인들을 돕는다고 하는 사명은 그런 종류의 생각을 가지고는 달성될 수 없는 것이었다.
와해(Break down)
그 뒤의 나날은 빌리에게 아주 어려웠다. 그는 잠을 잘 수도 어떤 일을 끝낼 수도 없었다.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로부터 너무 많은 압력이 가해졌기 때문에, 그는 더 이상 생각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행성 지구를 실패에 빠뜨린 장본인인 것처럼 느끼기 시작했다. 마음속으로 지구의 미래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는 모든 사람을 비난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일은 엉망이 되어 갔다. 그는 FIGU를 다스릴 지도자적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았으며, 접촉을 계속하기 위해 받았던 정신적 압박이 그에게는 지나쳤던 것이다.
1978년 7월 17일, 월요일이었다. 접촉을 위해 케찰을 만나러 가던 길에 빌리는 쓰러졌다. 그는 숲속에서 케찰을 기다리고 있다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땅바닥으로 넘어졌다. 건강이 소진되어 신경쇠약(nervous break down)에 걸렸던 것이다.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의식을 잃고 접촉하기로 한 지점에서 가까운 물 마른 도랑 속에 쓰러져 누워 있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케찰의 마음에 빌리의 상황이 잡혔고, 그는 빌리를 돕기 위해 날아갔다. 그는 빌리가 쓰러진 데 대해 놀라지 않았다. 그는 빌리에게 수 주일 동안이나 건강을 지키라고 경고해 왔었다. 이제는 너무 늦은 것이다. 케찰은 빌리가 신경쇠약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감지하고 그를 우주선 속으로 신속히 데리고 들어갔다.
빌리는 케찰이 자시의 몸과 내부 장기들을 급히 검사하고 있는 동안에도 의식을 잃고 있었다. 그의 판단은 옳았다. 빌리는 탈진과 근심으로 말미암아 신경 쇠약에 걸린 것이었다. 다행히도 플레이아데스인들의 과학은 우리 지구인들이 현재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 있어서, 케찰은 즉각적인 처치 방법을 알고 있었다. 천천히 의식을 되찾으면서 빌리는 케찰을 올려다보았다. 케찰은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저 가만히 있으면 금방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작은 기계를 빌리의 몸 위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것이 신경계를 되살리고 건강을 되찾게 해 주고 있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빌리는 훨씬 좋아진 것을 느끼면서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이제 거의 정상으로 느껴졌다. 그 기계가 신경 조직을 고치고 몸 안의 세포들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에너지를 공급해 주었던 것이다. 빌리는 아주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고, 사실을 설명 듣기 전까지는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케찰은 그에게 센터의 문제들 때문에 생긴 신경쇠약에 의한 발작이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정상적으로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12~14일이 걸리지만, 그의 경우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찰은 우주선을 센터 가까이로 움직여 빌리의 몸을 비물질화 방법으로 침대까지 옮겨 주었다. 그가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케찰의 높이 발달된 의식은 빌리로 하여금 아무런 걱정이나 조바심 없이 깊은 잠에 빠질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좋은 친구가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케찰은 걱정이 많이 되었다. 이 사태는 빌리가 더 이상 자신과 FIGU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접촉이 끝나다!
빌리가 건강을 되찾은 다음, 케찰과의 접촉이 두 번 더 있었다. 그리고 1978년 10월 19일 목요일, 마지막 접촉이 있었다. 그동안 115회에 걸친 접촉으로 빌리는 무려 1,800페이지가 넘는 '컨택 노트'를 수록하여 지구인들이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플레이아데스의 원로원과 접촉을 끝낼 때가 되었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는 더 이상 그 모든 문제를 다루어 나갈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FIGU를 제대로 된 조직으로 유지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지도자도 되지 못했다. 앞으로는 그의 근황을 알아보기 위한 텔레파시 대화만 있을 것이며, 지구인들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의 물리적 접촉은 끝이 난 것이다.
[출처] 제14장 셈야제의 죽음|작성자 그린파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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