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용/장휘용 교수 명상록-전체의식 속으로

46. 전체의식 속으로

기른장 2022. 2. 19. 22:24

이미 인간적인 방식의 삶을 포기하였다고 느낀 지도 제법 되었지만, 지난 5개월 간 내가 보낸 순간순간들은 어떤 사람의 시각에서 보아도 황당하게 느껴질 만한 것이었습니다. 나 자신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특별한 여행과 그것을 통한 의식의 변화 등은 결코 쉽거나 편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내면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4월 초의 어느 날 오후, 전혀 예상하지도 기대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레 “당장 떠나라!”는 메시지를 접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강한 느낌 속에서 여행에 대한 아무런 준비나 예비지식 없이 거의 맨몸으로 뉴질랜드 행 비행기에 몸을 담았습니다. 학교는 물론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차 알리지 않은 채 그날 밤 인천 공항을 떠났고, 다음날 오전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 하였습니다.

 

이전부터 나의 몸을 에워싸고 있는 오라(aura)장의 큰 변화를 겪으면서 사람들의 부정적 파장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을 점차 심하게 겪고 있었는데, 뉴질랜드에 도착한 이후 그 과정은 더욱 심화되어 주위의 에너지에 극히 예민한 상태로 바뀌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과 동물이 내뿜는 에너지를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었고, 인간세상과의 접촉 없이 어떻게 지낼 수 있을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대중 매체를 통해 대량으로 뿜어져 나오는 파장들 때문에 TV나 신문을 본다든지 인터넷을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웠고, 홈페이지 운영도 전적으로 운영자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뉴질랜드는 다른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에 의한 에너지 오염이 덜한 곳으로서 곳곳에 순수한 에너지가 남아있는 에너지의 보고(寶庫)입니다. 하지만 그곳 역시 인간이 사는 곳이기에 사람들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부정적 파장이 사방을 오염시키고 그들이 키우는 가축을 오염시키고 있었습니다. 그 부정적 파장들은 당장 나의 몸을 아프게 하고 마비시키기에 충분하였기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어떤 장소도 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중 앞차와 뒤차 그리고 반대 방향에서 다가오는 차들이 내뿜는 파장으로 인하여 나는 큰 고통을 받았고, 사람들이 자거나 앉았던 자리와 공간에 스며들어 있는 에너지로 말미암아 어딜가나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이 자는 곳에서 잘 수 없고, 사람들이 먹는 곳에서 먹을 수 없었으며, 사람들이 활동하는 곳이라면 무조건 피할 수밖에 없는, 인간 세상으로부터 거의 완전한 도피자의 모습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한 가지 일화를 소개한다면, 뉴질랜드는 크게 북 섬과 남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남 섬 중에서도 남쪽 지역에 위치한 한 호수는 아주 순수하고 특별한 에너지를 간직한 곳입니다. 하지만 양과 소들이 뛰노는 비포장 목장 길을 40킬로 가까이 달려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이라, 낮에도 인적이 드문 매우 한적한 곳입니다. 몸의 정화 특히 축적된 인간적 감정들을 씻어 내기 위하여 나는 이 호수 주위에서 2주간 머물게 되었는데, 아침에 호수가로 출근하여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무렵 숙소로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하였습니다. 그런데 호수 가에 있거나 호수 옆 산책길에 있다가도 그곳으로 접근하는 한 대의 자동차 혹은 한사람이라도 발견하게 되면 크게 당황하였고, 주위의 어느 숲으로 들어가 숨을까를 고민하곤 하였습니다.

 

이러한 시간들을 보내며 몸은 더욱 예민해져 갔지만, 의식의 변화 또한 계속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뉴질랜드에 숨겨져 있는 순수하고 특별한 에너지를 받으며 이번 생은 물론 전생들에서 축적된 인간적인 감정들이 해소되어 나갔고, ‘나’ 라는 개체에서 나오는 분리의식에서 점차 빠져 나와 전체를 느끼는 상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하나임을 인식해 나감에 따라 다른 존재들의 부정적 파장에서 오는 고통으로부터 점차 자유스러워 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나를 ‘장 교수’로 인식하고 살아온 지금까지의 순간들이 모두 착각이었음을 확실히 느끼게 되면서 의식은 점차 전체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아직 나의 변화가 완결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방식의 삶을 살기에 충분할 정도로 변하였고, 분리의 환상에서 벗어나 항상 전체를 느끼는 의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나의 변화는 나 혼자만의 변화가 아니라 가이아 프로젝트에 공감하고 한께하는 많은 존재들에게도 지금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 다만 나의 변화가 조금 더 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 뿐입니다. 지구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사건과 그 진행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자신의 변화와 주위 사람들의 변화를 돌아보면 가이아 프로젝트를 느끼고 그 진행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뉴질랜드 여행으로 인한 지난 학기의 갑작스러운 강의 중단에도 불구하고, 동료교수들의 노력으로 나는 이번 학기에 다시 학교 강단에 서게 되었습니다. 나에게는 물론이고 이 사이트의 취지에 동감하고 가이아 프로젝트에 공명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는 모두 하나’ 라는 의식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그리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기꺼이 수용하는 것입니다. 일어나는 일들이 아무리 힘들게 느껴진다고 할지라도 전체의식 속에 머물며 그것을 바라본다면 그것들은 이해되고 수용되며 또 조화로움 마저 느끼게 될 것입니다.

 

2006년 9월 4일

 

출처 : 장휘용 교수 명상록 - 전체의식 속으로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