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어는 외계인에 의해 태고의 많은 예언자들처럼 진리의 전달자로서 선택되었다. 앞 장에서도 언급했듯이 임마누엘(예수)이 하나님(신)의 아들이 아니라 사람의 아들이라면 오늘날의 신약성서는 근본부터 다시 고쳐 쓰여지지 않으면 안된다. 지구의 여인 마리아를 임신시켜 임마누엘을 낳게 한 ‘하늘의 아들 가브리엘’은 도대체 누구인가. 외계인 셈야제는 마이어에게 그 정체를 알려주기 위해 멀리 아담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갔으며 그보다도 더 먼 태고의 문명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역사를 설명해 주고 있다. 그 결과 “탈무드 임마누엘”에 의해 신약성서가 부정된 것처럼 구약성서 그 자체도 정정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을 암시했다. 이 장에서는 우주여인 셈야제가 최초의 접촉 이후, 마이어에게 가르쳐 준 천문학 지식을 중심으로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버금가는 장대한 우주의 역사를 살펴 보기로 한다.
1만79년 전에 일어난 노아의 홍수
구약성서에 나오는 천재지변인 노아의 홍수는 언제 일어났을까. 이것은 많은 역사학자, 고고학자, 성서학자들에 의하여 연구되어 온 한결 같은 주제다. 홍수에 관한 전설은 세계의 많은 민족들 사이에 수없이 남아 있으나 그러한 일이 일어났던 시기를 정확히 결정하기는 어렵다. 어쩌면 그 모든 전설들이 어떤 하나의 대홍수를 각기 다른 형태로 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구약성서에 따르면 노아의 홍수는 노아가 600세 되던 때였다고 되어 있다(구약성경 : 창세기 7장 11절). 성서에 기록된 바에 따라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아담의 탄생은 지금으로부터 약 6000년 전이다. 창세기 제5장에 기록된 아담 자손의 계보에 따르면 아담부터 노아에 이르기까지, 제11장 10절 셈에서 아브라함까지, 그리고 신약성서의 아브라함으로부터 예수 탄생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산 연대를 가산하여 계산할 수 있다. 마이어가 셈야제와 최초로 회견한 1975년을 기점으로 한다면 노아의 나이가 6백 세 되던 해는 4093년 전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노아의 홍수에 관한 셈야제의 설명을 들어보기로 하자.
“그러면 지금부터 인류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당신들 지구인의 시간 계산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사실을 어중간하게 계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들의 과학자나 연구자들의 계산상 오차는 수천 년 이상이나 됩니다. 지구의 많은 연구자들은 옛날부터 성서에 기록되어 있는 유명한 노아의 홍수의 정확한 연대를 계산해 보려고 노력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만족할 만한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기로 환산한다면(1975년 현재) 노아의 홍수는 1만79년 전에 일어난 것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혜성이 지구를 그 궤도로부터 몰아냄으로써 결국 지구의 공전궤도와 주기를 바꾸어 버렸던 것입니다. 그 결과 지구에는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 지구의 하루는 40시간 이상이나 되어 버렸고 태양은 현재처럼 동쪽에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대홍수 이후에도 공전주기와 궤도의 변화는 지구를 두 번 엄습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홍수와 같은 괴멸적인 참사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대전복은 3천5백 년 전에 일어났으나 그 일에 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겠습니다. 1만79년 전에 일어난 대홍수는 하나의 거대한 혜성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이었으며 지구에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주었습니다. 이 거대 혜성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주를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이 혜성을 ‘파괴자(destroyer)’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이 파괴자가 1백만 년 전부터 우주 공간을 미친듯이 맹렬한 속도로 비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들의 시간 척도로는 이 위험한 혜성의 공전주기는 5백75.5년이고 서기 2255년에 또다시 지구의 세력권에 진입하게 되어 매우 위험한 상태가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단지 이것은 어떠한 우주적 사정으로 파괴자의 궤도에 이변이 일어나지 않거나 또는 파괴자가 붕괴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의 이야기입니다. 파괴자가 가장 최근에 통과한 것은 2백95년 전인 서기 1680년입니다.”
노아의 홍수 시기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연구가 되고 있는데 메소포타미아 고대 도시의 왕이었던 길가메시의 홍수 기록과 성서의 내용이 유사하다는 데서 성서가 그것을 옮긴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홍수 전설이 있는 장소 등에 대한 지질조사에서는 기원 전 3천5백 년이나 2천8백 년에 홍수가 있었다고 보고 되어 있으나 1만79년 전의 시기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없다. 가령 셈야제가 말하는 것처럼 1만79년 전이 사실이라 한다면 성서에 의한 인류의 역사는 크게 달라진다. 고대의 역사가나 전설이 전하고 있는 옛 역사는 수없이 많다. 기원 전 4만9천 년 이상 전부터 시작되는 이집트 연대기나 기원 전 2만8천6백 년 이상 전에 시작된 마야의 연대기 등이 그것인데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대재난을 부르는 거대 혜성
셈야제는 대홍수를 일으키게 한 것은 거대한 혜성이었다고 이야기하며 그것을 파괴자라고 부른다는 것은 앞서 얘기했다. 최근 지구과학의 발달로 과거에 몇 차례 일어난 대혜성의 접근이나 거대 운석[隕石 meterorite ; 유성체가 대기중에서 완전히 소멸되지 않고 지상에까지 떨어진 광물의 총칭. 큰 운석공은 미국의 애리조나주에 있으며, 고고학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약 2만년 전에 낙하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음. 애리조나주에 떨어진 운석의 운동에너지는 약 30Mt의 수소폭탄과 같은 위력이라고 알려지고 있다.]의 충돌이 지구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그럴 때마다 지구의 기후는 대변동을 일으켜 생물은 절멸과 진화를 거듭해 왔다. 빙하기가 시작되는 직접적인 원인은 접근한 혜성으로부터 쏟아져 내리는 유성진(流星塵)으로 인한 것이라고 하는 설도 있다. 6천5백만 년 전 중생대 말기에 공룡을 절멸케 한 기후 변동의 원인도, 최근에는 거대 운석의 충돌로 인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해졌다. 그 증거로 유럽에서 공룡이 멸종된 시대라고 판단되는 지층에서 이리듐[iridium ; 주기율표 제8족에 속하는 백금족 원소의 하나. 1804년 영국의 S 테난트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그 염류 수용액이 여러가지 색을 보이는 데서 그리스어 Iris(무지개의 신)를 따서 이름지어졌다.]이라는 희귀 원소를 이상하게 많이 함유한 점토층이 발견된 것을 들 수 있다.
고생대(古生代) 말기, 방추충(紡錘蟲)이 여러 종류로 분화된 다음, 일시에 멸종되었다는 점에서 이 시기에 전 지구적 규모의 대 재해가 있었을 것으로 상정한 사람은 프랑스의 고생물학자 큐비에이지만, 이 시기에도 거대 운석의 충돌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외계여인 셈야제가 말하는 것처럼 지구상의 대재해의 원인이 혜성에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말이다. 즉 그 뜻은 지구는 우주 안에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우주를 향하여 열려 있는 계(系)이며 다른 천체끼리의 접근에 의해 일대 드라마가 전개되어 왔다는 사실을 뜻하는 것이다.
혜성은 고대 사람들에게도 안 좋은 일의 징조라고 인식되어 왔다. 천재지변과 재앙을 결부시켜 생각하게 되는 까닭은 전설로서 전승되어 온 먼 옛날의 기억이 남아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구약성서의 여호수아기 제10장에 여호수아가 여호와께 기원하여 태양과 달이 하루종일 머물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벨리코프스키는 그의 저서 “충돌하는 우주”에서 세계 각지에 전해지는 비슷한 전설들을 분석하여 이것은 지구가 혜성의 꼬리 부분에 들어갔을 때 일어난 사건이었다고 추리하고 있다. 그 때문에 지구의 자전에 제동이 걸려 태양과 달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인식되었다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어쨌든 과거 몇 번이나 혜성의 접근에 의한 대이변이 지구의 진화에 관계되어 왔다는 견해는 최근의 많은 과학자들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다.
지구로 접근하는 혜성
셈야제는 노아의 홍수를 일으키게 한 혜성의 공전주기는 5백75. 5년이며 마지막으로 지구를 통과한 것은 1680년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출현한 것으로 기록된 혜성의 수는 약 1천8백 개로서 1981년 현재 7백10개 혜성의 궤도요소(軌道要素)가 계산되었다. 그 가운데 1백21개는 주기가 2백 년 이내의 혜성이며 나머지 1백69개는 장주기(長週期)의 타원, 3백16개는 포물선, 1백4개는 쌍곡선 궤도로서 2백년 이상의 장주기로 되어 있다. 즉 약 6백 개가 2백년을 넘는 장주기이고 그 가운데는 1973년에 지구에 접근했던 코후테크 혜성처럼 앞으로 1백만 년이 지나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도 있다. 그러면 파괴자는 이 가운데 어느 것인가.
1680년에 접근한 주기 5백75.5년의 혜성은 사실이었다. 프랑스 천문대에는 이것에 꼭 들어맞는 혜성의 기록이 남아 있다. 그 혜성은 1680년에 윌리엄 휘스턴이 발견했으므로 휘스턴 혜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주기는 5백75.5년으로 서기 2256년에 또다시 지구 가까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혜성을 관측한 기록은 단 한 번으로서 상세한 기록이 없으므로 셈야제가 말하는 혜성과 동일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것일 확률은 매우 높다.
달을 끌어온 거대 혜성의 기원
셈야제는 노아의 홍수의 정확한 연대에 이어 혜성의 기원과 편력에 대해 설명하면서 달이 처음부터 지구의 위성으로 탄생한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셈야제는 지구에 숙명적인 이 혜성과 달 기원의 역사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혜성이 지구의 위성인 달을 끌어온 것입니다. 이 달은 본래 먼 태양계의 작은 행성의 파편이었습니다. 달은 그 나이가 지구보다 4백50만 년이나 더 오래된 작은 행성에 유래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 혜성의 기원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이 사건은 1백만 년 전에 일어났습니다. 미지의 우주 공간 깊숙한 곳, 은하계 부근의 어떤 태양계 가운데 한 고독한 행성이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이 행성은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여러 행성의 궤도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공전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암흑 행성으로 그곳에는 생명체가 일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 궤도는 위험하고 불안정했습니다. 이 행성은 원래 소속되었던 태양이 대폭발을 일으킨 결과 그 태양계에서 튕겨져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 태양은 자기 스스로 붕괴되었는데 그때 우주 공간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그 태양의 물질은 거대한 힘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압축되어 작은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그 태양은 원래 상태에서 직경이 1천1백만 킬로미터였지만 축소되었을 때는 불과 4.2킬로미터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압축된 물질은 불과 1㎤의 무게가 수천 톤이나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그것은 입을 벌린 블랙홀이 되어 우주 공간을 떠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방 1백 킬로미터 안에 접근하는 모든 것을 무서운 힘으로 끌어당겨 삼켜버렸습니다.”
여기에서 외계인이 말하는 태양계라는 개념에는 우리 지구인의 입장에서 볼 때 두 가지가 포함되어 있음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셈야제는 태양계라는 것은 커다란 천체가 작은 천체를 주위에 모아 회전시키고 있을 때 그것을 태양계라고 부른다고 말하고 있다. 즉 위성을 갖고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지구과학이 말하는 행성까지도 태양계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태양계(항성계)가 돌고 있는 중심은 특별한 이름이 붙여진 태양(항성)이지만 그 전체도 태양계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에 혼동하지 않도록 필자는 이제부터 셈야제의 설명을 인용할 때 필요에 따라 괄호 안에 주석을 넣기로 한다.
우리들의 태양계 전체를 셈야제는 ‘조올 태양계’라고 부른다. 외계인의 설명에 따르면 문제의 혜성은 어떤 항성계에 속해 있던 행성이었으나 그 항성이 폭발하여 스스로 붕괴되었을 때 그것은 그 태양계로부터 튕겨져 나와 방랑의 길을 떠나게 된 것이라 한다. 또한 그 행성은 결국 중성자성(中性子星)이 되어 무엇이든지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된 것으로 짐작된다.
방랑행성이 일으킨 참사
셈야제는 이 혜성이 어디에선가 달을 끌어다 지구 옆에다 놓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나중에도 설명되지만 그에 앞서 이 방랑행성(혜성)이 우리들의 태양계(조올 태양계)에 붙들리기 전에 대참사를 일으켰던 어떤 다른 태양계의 역사가 있었다. 달은 그 태양계로부터 광대한 우주 공간을 넘어 방랑행성에 이끌려 우리들 태양계로 날아온 것이라 한다. 셈야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시 이 태양(제1의 항성계)의 폭발로 인하여 튕겨 나온 암흑 행성은 다시 가까운 태양계(제2의 항성계)에 붙들려 그 주위를 불안정한 궤도를 그리면서 공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한 태양의 역장(力場) 안에서 암흑 행성은 1천 년 전후의 공전주기를 갖고 다른 많은 행성과 함께 회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 태양계에 대참사를 불러 일으키게 된 것입니다.
초기에 이 생명 없는 암흑 행성은 이 태양계에서 상당히 떨어진 우주 공간을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거대하고 고독한 이 행성은 우주의 극심한 추위 속을 추방자 처럼 또는 다른 세계에서 온 이방인처럼 표류하고 있었습니다. 이 방랑행성은 어둡고 위험하며 파괴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이 방랑행성은 이 태양계의 광대하게 뻗어 있는 저항하기 어려운 역장에 붙들려 1천 년 동안에 이 태양계 본래의 세력권에 차츰 접근하게 됨으로써 그 비행속도가 점점 증대해 갔습니다. 방랑행성의 궤도 또한 점차적으로 더욱 좁아지게 되었고 해마다 다른 행성들에 대해서 위험한 거리로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1천 년 뒤 이 방랑행성은 돌연 무서운 속도로 이 태양계의 중심에 가까운 행성 궤도에 진입하였습니다. 방랑행성은 마치 탐욕스러운 괴물처럼 우주의 암흑으로부터 그 모습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것이 파괴의 전조였던 것입니다.”
방랑행성은 맹렬한 스피드로 가장 바깥 쪽 행성에 접근했다. 이 파괴자 방랑행성은 태양광선에 비추어져 구형의 모습을 선명하게 나타냈으며 미립자로 형성된 미세한 베일(veiI)을 끌고 있었다. 파괴자가 이 태양계 제6 행성의 타원 궤도에 침입하여 수십만 킬로미터에 달했을 때 거대한 우주 폭풍이 발생했으며 행성인류가 건설한 평화스런 도시의 대부분이 이때 파멸 당했다. 화산의 대 분화와 폭풍이 평화로운 행성의 밤을 대 혼란 속에 몰아 넣었다. 산맥들은 붕괴하고 해저에는 대변동이 일어났다. 행성은 그 타원 궤도에서 약간 벗어나면서 태양을 향해 위험한 진로를 취했다고 셈야제는 말한다.
“제6 행성은 새로운 궤도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대자연의 맹위 앞에 공포에 질린 제6 행성의 종족들은 풍요로운 평원(이 행성은 대부분이 평원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위를 사방으로 도망쳐 다녔습니다. 그러나 천재지변의 난폭한 힘은 종족들의 살아 남으려는 의지보다도 강력했습니다. 이 행성의 3분의 2는 지옥과 같은 자연의 힘에 의해 멸망당하고 말았습니다. 격류에 의해 대륙의 대부분이 찢겼고 화산의 폭발로 광대한 평지가 매몰되어 폐허로 변했던 것입니다.”
제6 행성의 자전주기는 두 배로 늘어났고 지금까지와 반대 방향으로 자전하기 시작했다. 생존자는 모든 문화를 상실하였고 행성이 탄생했을 당시의 원시 시대로 돌아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다음으로 파괴자는 제5 행성의 궤도를 횡단했는데 그 세계는 이제 겨우 최초의 생명이 탄생하려 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파괴자가 상당히 먼 거리를 통과했기 때문에 그 행성의 생명탄생의 시간에는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
“제4 행성에서는 세계대전이 일어나 파국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이 제4 행성은 가장 작은 행성으로서 자기 궤도를 조용히 돌고 있었습니다. 파괴자는 이 행성과 정면충돌 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예측한 대로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파괴자의 무서운 파괴력을 회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미쳐버린 괴물과 같이 두 행성은 거인과 소인처럼 무서운 속도로 돌진했습니다. 그런데 두 개의 행성이 충돌하기 직전에 작은 행성에서 대폭발이 일어나 모든 생명체를 전멸시키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 최소 행성의 잔해는 넓은 우주 공간에 분산되었습니다. 이것들은 유성이 되어 다른 행성의 인력에 이끌리어 대기 중에서 소멸했습니다. 가장 작은 행성의 일부는 태양으로 끌어당겨져 미립자가 되었습니다. 다른 일부는 파괴자에 잡아 당겨져 그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제2행성이었던 지구
이 태양계의 제6 행성, 제4 행성에는 이미 인류가 살고 있었으며 문명이 구축되어 있었다고 한다. 파괴자와 정면으로 충돌함으로써 붕괴된 제4 행성의 반쪽 잔해가 어떤 운명을 걷게 되었는가에 대한 셈야제의 설명을 듣기로 하자.
“마치 거대한 주먹에 나가 떨어진 것처럼 가장 작은 행성의 나머지 반쪽은 광대한 우주 공간을 탄환처럼 질주하여 멀리 떨어진 목표를 향하여 전진하였습니다. 반쪽이 된 가장 작은 행성은 태양과 행성의 세력권에 몇 번이나 잡히거나 유성들과 충돌하는 사이에 그 형태가 서서히 변했습니다. 수백 년 뒤 이 반 쪽이 된 가장 작은 행성은 표면에 많은 굴곡이 있는 원형이 되었습니다. 이 작은 천체는 황량한 불모의 세계였고, 깊고 거대한 화구가 산재했으며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이 작은 천체는 여러 태양계의 힘에 의해 서서히 그 속도가 감소되었고 몇 번이나 항로를 바꾸다가 지구가 있는 태양계에 이끌려 그 세력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암흑과 죽음의 행성으로서 이 작은 천체는 태양계의 외륜(外輪)행성을 통과했으나 그들 행성에 대해 아무 피해도 입히지 않았습니다. 태양계 내륜(內輪)에 들어서면서 이 작은 천체는 그곳에 떠다니던 여러 행성의 단편과 충돌하면서 커다란 화구를 더 많이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이 작은 천체의 항로는 다시 약간 변하면서 그때에는 이미 원시적 생명이 싹트고 있던 제2 행성의 궤도와 평행해서 항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2 행성에는 큰 바다가 많았고 원시림이 밀집해 있었으며 참으로 위험스럽고 경이에 가득 찬 원시세계였습니다. 이 시점에서 34일이 경과했을 때 작은 천체는 제2 행성에 따라붙게 되었고 그 궤도에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제2 행성이 바로 지구인데 이 작은 천체를 끌어당겨 새로운 위성으로서 자기 주위를 회전시킬 만한 힘을 충분히 갖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제2 행성의 타원 궤도는 쉴 새 없이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작은 천체는 지구 주위를 회전하는 달이 된 것입니다. 지구의 주위를 회전하는 작은 천체, 즉 달은 모성(母星)인 지구보다 4백50만 년이나 오래된 천체입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의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그 하나는 우리들의 달이 멀리 떨어진 항성계에서 날아온 행성의 일부였다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그 당시 지구는 수성(水星) 다음에 있는 제2 행성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것은 현대 행성과학의 범주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인 것이다.
지구 과학으로 밝히기 힘든 달의 기원
달의 기원에 관해서는 수수께끼가 많다. 지구의 달은 태양계의 다른 행성에 비해 다른 점이 매우 많다. 예컨대 달의 직경은 지구의 4분의 1, 질량비는 지구의 80분의 1로서 위성으로서는 매우 크다. 다른 행성의 위성의 경우에는 비율이 훨씬 적은 것이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지구의 위성으로서 직경 48킬로미터(달은 3천4백76킬로미터) 정도가 자연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도 달은 특수한 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달의 탄생에 관한 가설로서 먼저 분열설이 있다. 그것은 지금보다 빠르게 자전하고 있던 지구로부터 원심력에 의하여 주변 부분이 떨어져 나와서 달이 되었다고 하는 설인데, 이 가설의 최대 약점은 분열을 일으킬 정도의 고속 자전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달의 평균밀도가 3.3g/㎤인데 비해 지구는 5.5g/㎤으로 다르기 때문에 이 가설은 맞다고 할 수 없다.
집적설(형제설)은 원시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던 우주 먼지나 아주 작은 행성들 중에서 두 개의 행성이 함께 성장하다가 최종적으로 지구 쪽이 커지고 힘이 약한 달이 지구 주위를 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도 역시 달과 지구의 평균 밀도의 차이로 볼 때 성립되기 어렵다.
포획설(타인설)은 다른 태양계에서 날아 온 소형 행성이나 거대한 운석이 지구 가까이 왔을 때 제동이 걸리면서 운동 에너지가 없어져 지구에 붙잡혔다는 가설이다. 이것은 1만분의 1정도의 확률이 있을까 말까 하다는 시간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이 가설의 지지자는 상당히 많다
인공 위성설도 있다. 달과 태양의 직경비가 4백 분의 1, 지구와 달,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비가 대략 4백 분의 1로서 태양과 달은 지구에서 볼 때 거의 같은 크기로 보이며 개기일식(皆旣日蝕)은 그 때문에 일어난다. 이 가설은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가설이 나오게 되는 자체부터가 달의 기원이 수수께끼에 싸여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달은 지구 중력권에 포획된 행성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가기 전과 갔다 온 후의 달에 대한 생각은 크게 달라졌다. 달의 암석을 분석한 결과 규산의 성분비가 지구의 것과 크게 달랐다. 그리고 방사성 동위원소에 의한 암석의 연대 계측에서 달의 암석은 35~40억 년의 것이 많고, 지구의 암석은 35억 년 운석의 경우는 46억 년으로 균일하다는 보고가 있다.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갔다 오기 전의 과학자들의 예상은 “달에 있는 크레이터는 운석의 낙하에 의해 형성된 것이므로 달의 표면에는 운석이 가득차 있어서 아폴로 우주선이 착륙하면 운석에 파묻힐 정도일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운석이 아니라 현무암으로 되어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그 옛날에 달 내부가 용해되었다가 행성으로 탄생했고 그 중에서 가벼운 성분이 지표에 떠올라와 현무암이 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또한 현재의 달에는 지구와 같은 자장이 관측되지 않는다. 그러나 달의 암석은 지구의 암석과 같이 자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아냈다. 지구와 같이 자장을 가진 행성의 표면에 용암이 흘러나와 굳어진 암석이 자력을 띠게 되는 것이므로 달도 예전에는 자장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된다. 즉 달 내부에는 용암이 있었고 다이나모 효과가 일어날 수 있는 상당한 속도로 자전하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현재 달에는 자장과 대기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표면에 굴러다니고 있는 암석이 지구의 암석과는 달리 우주선에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 그 표면이 핵 반응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변질 정도를 측정함으로써 그 암석이 그곳에 얼마 동안 있었는가를 추정할 수가 있다. 아폴로의 승무원이 ‘비의 바다’와 ‘하드레 계곡’에서 채집한 암석은 9천만 년 동안 우주선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그 암석의 연령(35~40억 년)에 비하면 아주 짧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어느 기간 중에는 달에도 대기와 자장이 있었고 그것이 우주선을 방어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데이터들은 이전에는 달에 대기가 있었고 문명도 존재했던 행성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는 셈야제의 이야기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달의 기원은 행성이며 지구 중력권에 포획되었다”라는 충격적인 논문이 1984년 5월, 하야시 추시로 일본 교토대학 명예교수와 나카자와 기요시 도쿄대학 이학부 교수에 의하여 일본지구전기자기학회(日本地球電氣磁氣學會)에서 발표되었다. 컴퓨터를 이용해 연구된 이 학설은 지구의 원시 대기가 작은 천체의 공전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종래 학설과 비교해 볼 때 모순점이 적다는 점에서 세계의 우주 과학계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위의 두 교수가 말하는 달은 금성과 지구 사이에서 태양계의 형성 시기와 똑같이 탄생한 행성이며, 그것이 나중에 지구에 포획되었다는 것이지만, 어쨌든 어떤 행성이 지구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포획되었다는 이론은 셈야제가 말하는 것과 일치한다 할 수 있다.
달을 지구로 동반하고 온 파괴자인 방랑행성은 처음에는 혜성이 아니었다. 달의 기원이 된 제2 태양계의 제4 행성을 파괴한 다음에도 다른 태양계에 맹위를 떨친 다음 돌연 혜성으로 빛나기 시작한 것이다. 셈야제는 말한다.
“자기의 진로 안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며 나아가는 파괴자는 어떤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행성을 그 태양과 반대 방향으로 무서운 힘으로 쫓아냈습니다. 이 행성은 태양으로부터 1백만 배의 거리에서 대폭발을 일으켜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그 파편들은 태양에 포획되어 미립자가 되었습니다. 파괴자의 궤도는 원래 위치에서 약간 벗어나서 태양에 접근하였다가 다시 넓은 우주로 돌아갔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태양열이 방랑행성의 표면을 용해했습니다. 그리고 맹렬한 속도로 말미암아 붉고 뜨거운 물질과 입자가 방랑행성의 뒤꽁무니에 10만 킬로미터나 되는 긴 꼬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방랑행성의 본체도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리하여 방랑행성은 위험스러운 혜성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우주 공간의 냉기는 혜성의 표면을 급속히 응고시켜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 혜성 본체의 조도(照度)는 꼬리의 그것과 같았습니다. 응고 뒤에는 극히 미세한 물질과 입자가 본체를 뒤덮었고 그것들은 더욱 더 증가하여 보다 길고 밝은 꼬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이 혜성은 우리들의 조올 태양계에 진입하였고 지금은 일정한 주기로 회전하는 궤도에 정착했다.
이 혜성은 지구에 접근했을 때 몇 번의 천재지변을 일으켰다. 연대 순으로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1만79년 전 노아의 대홍수
7천9백57년 전 제2의 대홍수
6천9백6년 전 대재해
3천4백53년 전 산토린 섬의 대이변
이 시기 이외에는 다행히 이 혜성에 의한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공전주기가 바뀌는 기묘한 혜성
그러면 이 혜성의 공전주기는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셈야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점이 바로 우리들에게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우리의 관심사는 특히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혜성의 항성속도(恒星速度)인데 그것이 왜 일어나느냐 하는 문제인 것입니다. 혜성의 공전은 5백75.5년의 항성년수(恒星年數)를 거친 다음 돌아옵니다. 그동안 2백3년의 커다란 차이가 생기는 수가 있습니다. 즉 혜성은 그 공전 기간 중 여러 개의 행성이나 태양 또는 혜성끼리의 인력에 의해 그 모든 공전기간에 4백78년에서 6백83년의 차이가 생깁니다. 이 부침(浮沈)하는 공전을 마치면 다시 혜성은 5백75.5년이라는 항성년수가 회복됩니다. 그 연수는 우리들에게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으며 이 비교년수 역시 정통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우리 과학자들은 이 현상은 매우 불규칙한 간격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 파괴자는 5백75.5년의 공전이 끝나면 또다시 지구와 위험거리에 다가서게 되고 대개의 경우 강력한 파괴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이 독특한 현상은 조올 태양계의 도주속도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조올계는 높은 속도로 헤르쿨레스 자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유일한 요인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더 면밀한 계산과 연구가 실시된 결과 조올 태양계(행성계) 자체 역시도 이렇게 독특하게 끊임없이 찾아오는 파괴자의 공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언급되고 있는 혜성 운행의 특징(주기가 4백78년에서 6백83년이라는 2백5년의 차이를 보이며 변화하지만 두 번의 공전기를 합산하면 반드시 5백75.5년의 두 배인 1천1백51년으로 회귀하고 있다)은 우리들에게 알려진 다른 혜성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이 공전주기의 변화는 너무도 불규칙적이므로 외계인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외계인도 전체적인 영향에 관한 계산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천문학 상식에서도 혜성의 움직임이 다른 행성 등의 영향으로 복잡하게 변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다. 그러나 두 번의 공전기의 합산이 반드시 일정하게 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다.
천왕성의 위성이었던 금성
거대 혜성은 노아의 홍수를 일으킨 다음 몇 번이나 회귀하면서(서기 1975년 기준으로) 7천9백57년 전에는 제2의 대홍수로 지구를 뒤덮게 하였다. 그 뒤 6천9백6년 전에도 재해를 가져 왔으며 3천4백53년 전, 혜성은 그 인력으로 천왕성의 위성이었던 금성을 현재의 궤도에 끌어 들였고 그리스의 산토린 섬에 대 이변을 일으켰다.
셈야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금성은 파괴자의 인력과 천왕성의 태양계(행성계)에 의한 여러 가지 다른 요인에서 분리되어 파괴자의 궤도로 운행하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끌려 들어간 것입니다. 거대 혜성의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서 그것에 부수되어 있는 행성을 추월합니다. 금성이 천왕성의 태양계에서 벗어났을 때는 그 초기 속도는 대단히 느렸습니다. 이러한 일은 지금으로부터 약 8천5백90년 전에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의 혜성의 공전년수는 6백32년으로 5백75.5년의 항성년수보다 57년이나 초과했습니다. 그 원인은 우리들에게도 수수께끼입니다.
금성은 처음 속해 있던 태양계로부터 매우 느리게 장원형(長圓形)의 궤도로 옮겨 갔습니다. 다른 태양계 안으로 위험스러운 궤도를 취하면서 진입했던 것입니다. 물론 중앙의 태양 둘레를 운행하면서 말입니다. 이 궤도에 금성은 7천9백57년 전까지 있었습니다. 파괴자가 다시 찾아와서 금성을 지구의 진로 쪽으로 끌어들인 것입니다. 거대 혜성은 지구로부터 위험한 거리 안에 도달하였고 엄청난 파괴와 홍수를 일으켰습니다. 이것은 과거 1만2천 년 동안 두 번째의 대홍수인데 이러한 천재지변이 파괴자에 의해 일어난 것입니다.
그 다음 통과 때 파괴자는 또다시 5백75.5년의 항성년수를 갖고 있었습니다. 즉 6천9백6년 전의 일입니다.
금성은 또다시 그 궤도의 포로가 되어 진로를 바꾸었으나 그때의 금성은 지구에 가까운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궤도에 진입한 정도였습니다. 금성은 그곳에 4천58년 전까지 머물렀고 그 뒤 거대 혜성이 통과할 때 또다시 궤도에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금성은 지금까지의 코스에서 벗어나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지구를 향한 궤도로 들어갔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일어났던 현상입니다.
3천8백53년 전의 금성은 확실히 느릿느릿 궤도를 돌았습니다. 그것은 파괴자의 재출현 없이도 지구에 가까워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산토린의 대이변
“그로부터 3천4백53년 전에 파괴자는 또다시 나타났습니다. 그것도 겨우 10만 킬로미터 정도의 가까운 간격을 두고 여러 행성 옆을 통과하면서 마지막으로 금성을 자기 궤도로 끌어들였습니다. 이리하여 금성은 최종적으로 지구까지 오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파괴자는 지구 옆을 통과하게 되었고 금성은 그것에 이끌려 지구와 상당히 가까운 데까지 접근하게 됨으로써 산토린섬의 대 이변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지구 옆을 통과한 파괴자의 궤도가 오늘날 금성의 공전 궤도의 시초가 된 것입니다. 그 뒤로도 이 파괴자는 몇 번이나 공전기를 바꾸어 가면서 대단히 변화무쌍한 공전기간을 나타냈는데 그것들은 조올 태양계에 약간의 불규칙적인 영향을 끼치기는 했지만 그다지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파괴자는 1680년에 또다시 6백75.5의 항성년수를 맞게 되고 그때도 역시 조올 태양계를 통과하기는 했으나 그 때는 평화스러운 운행을 보였고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때를 기점으로 다음 번 통과시기를 5백75.5년의 항성년수로 환산한다면 파괴자는 서기 2255년에 또다시 지구 주변에 출현하게 될 것입니다.”
일본의 저명한 지구 물리학자인 다케우치 히토시 씨는 그의 저서 “아틀란티스의 발견”이라는 책에서 이집트 연대기와 탄소 14법에 의한 측정으로 에게 해에 있는 산토린 섬의 대폭발 시기를 기원 전 1410년경으로 명기하고 있다. 그는 산토린 이변을 아틀란티스의 침몰과 비교하고 있으나 그 대폭발의 규모를 히로시마형(2차 대전 말기에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형식) 원폭 1백만 개의 위력, 비키니형 수소폭탄 1천 개의 위력으로 추정하며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일어났던 가장 큰 규모의 천재지변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이때 발생한 해일의 높이는 2백 미터에 달하는 것으로서 지중해 연안에 막심한 피해를 입힌 것과 화산의 분화로 인한 지구 기상에 미친 영향은 막대한 것이었으며 이로 말미암아 일사량의 저하는 소빙기를 일으킬 정도였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폭발은 발생한 시기가 60~70년 정도의 차이로 셈야제의 이야기와 일치하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금성으로의 이주
외계인이 말하는, 금성은 처음에는 천왕성의 위성 궤도에 있다가 혜성으로 인하여 지금의 태양계 제2 행성 궤도로 이식되었다는 문제에 대해 검토해 보기로 하자. 행성은 태양으로부터 가까운 순서에 따라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명왕성의 순으로 되어 있는데 옛날에 금성은 그 순위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게 사실인가. 금성에 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그것이 두터운 구름으로 에워싸여 있어서 그 표면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이외에도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의문이 있다.
베리코프스키는 금성이 기원 전 2천 년에서 1천5백 년 사이에 탄생했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 증거로 그는 기원 전 3103년경에 만들어졌다고 하는 힌두의 행성표에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행성 가운데 금성만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점, 고대 바라문(인도)도 제5 행성은 모르고 제4 행성 대계(大系)였다는 사실, 바빌로니아의 천문학 또한 제4 행성 대계로서 고대의 기도의 대상이 되어왔던 것은 토성, 목성, 화성, 수성의 네 개 행성이었다는 사실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 시대 사람들이 오늘날의 밤하늘에 저렇게도 밝게 빛나는 금성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당시 행성 중에는 금성이 없었다는 것 이외에 다른 이유를 발견할 수 없는 이상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후대에 와서 금성은 커다란 별들 사이에 새로 끼어든 큰 별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고 한다. 커다란 별들이란 제4 행성을 가르키는 것으로 금성은 제5 행성으로서 도중에 끼어들었다는 결론이 되는 것이다. 벨리코프스키는 이밖에도 여러 가지 전설들을 조사한 뒤 금성은 기원 전 1천5백 년경에 지구에 엄청난 대 이변을 일으키면서 이식되었다고 결론짓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천왕성과 금성의 특수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조올 태양계(우리들의 태양계) 행성 중에서도 천왕성은 특이한 존재이다. 다른 행성은 자전 회전축이 공전궤도 면에 대해서 위·아래로 직립한 형태인데 비하여 천왕성만은 기울어서 자전하고 있으며 위성도 경사진 축의 주위를 돌고 있다. 혜성이 접근했을 때 위성이 떨어져 나가기 쉬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셈야제의 설명에 따르면 금성은 몇 번의 혜성 통과로 지구에 가까운 궤도 바깥 쪽으로부터 다가와서 결국에는 지구에 상당히 근접한 위치를 통과한 다음 지금의 궤도에 정착했다고 한다.
지구와 달의 관계를 예로 들면 달은 지구의 조력(潮力)으로 항상 같은 면만 지구를 향하여 공전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달이 지구에 의하여 포획되었을 때 이루어진 관계이며 만약 그것이 같은 성운이 집적해서 형성된 것이라면 최초의 가스 회전 성분이 남게 되어 현재와 같은 상황은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와 금성의 대접근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자.
지구와 금성은 태양 쪽에서 볼 때 같은 방향으로 늘어서는 합(合)이라는 상태가 있는데 그때 금성은 항상 지구를 향하여 한쪽 면만 보이는 관계가 됨으로써 지구와 달의 상황과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이것도 일종의 조력 현상이다. 이 경우 원칙적으로는 지구보다 훨씬 질량이 큰 태양의 영향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오히려 지구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은 지구와 금성의 대접근으로 말미암아 금성의 자전에 대한 지구의 제동작용이 원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금성만이 다른 행성과 반대 방향(천왕성은 제외)으로 자전하고 있고 지구시간으로 2백25일의 공전에 대해 2백43일에 1회 자전하므로 금성의 1년은 이틀인 셈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셈야제가 묘사한 우주적 규모의 천재지변이 현대 행성 과학의 상식으로는 어디까지 검증될 수 있는 것인가에 유의하면서 외계인이 말하는 창세기를 소개하고자 노력해 왔다. 여기서 우주를 방황하는 거대 혜성이 큰 역할을 했는데 다음 장에서 이야기되는 인류 발상의 역사에 대해 그 숨겨졌던 비밀을 이해하는 데도 이 혜성의 존재는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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