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불사신의 동굴에서 꾼 꿈
사이훙은 먼저 자신이 속한 화산파의 비법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그 비법은 자기 치유, 명상 등을 통해 내면에 변화를 일으켜, 아주 특별한 절정에 이르게 하는 것이었다.
도교 신자들은 정신적 성장에 장애가 되는 독소를 신체에서 씻어 내어 몸을 정화시켰다. 아주 꼼꼼하게 짜여진 식단과 기공 수련에도 불구하고 도교 신자들은 아직도 몸에 독이 쌓여 있다고 생각했다.
「매일 숨을 쉬는 동안에도 너의 몸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와 티끌, 다른 더러운 입자들을 끌어들인다. 수면중일 때는 그 물질들이 폐 속에 그대로 남아 핏속으로 흘러들어가지. 게다가 인체는 자체 내에서 독소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니 그 모든 것들을 매일 씻어 내야 하는 것이니라.」
사부는 사이훙이 더 열심히 기공 훈련을 하도록 가르치고 몸에 정기가 일게 하는 특별한 약초를 소개해 주었다.
다섯 가지 꽃잎으로 만들어진 차는 그의 소화기관을 깨끗이 해주었고, 뿌리와 잎으로 만든 차는 혈액을 정화시켰다. 그 밖의 다른 차들은 응고된 피를 용해시켰고, 모여 있는 기를 분산시키거나 균형을 잃고 불안정해져 있는 기관이 평형을 이루게 했다.
인삼과 다른 약초들을 사용하자 강장효과와 함께 정화작용이 생겼다. 새로운 약초들은 사이훙이 전에 훈련받을 때 먹었던 약초보다 약효가 훨씬 강했다. 약초들은 몸을 유지시키거나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사이훙의 체질을 영구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목적으로도 쓰였다.
약초를 사용하는 것과 더불어 명상 훈련은 내부의 변화를 실행하는 데 빠뜨릴 수 없는 필수 요소가 되었다. 인체를 변화시키는 것은 영원 불멸의 생명을 얻는 데 관심을 쏟고 있는 도교의 뿌리 깊은 전통이었다. 분파가 다르면 그 방법도 달라졌다. 어떤 사람들은 고기와 빵, 곡물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금, 적색 황화 수은, 납 등 여러가지 금속들을 섞어 만든 금단(金丹)을 섭취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12세기 북부 학파의 시조였던 전설적인 왕제(王濟)같은 사람은 육신의 호흡을 대신하는 신성한 호흡을 주장하였고, 그러기 위해서는 감각을 즐겁게 하는 모든 것을 피하라고 가르쳤다. 수면을 절제하고 완전한 명상에 잠길 것을 요구한 것이다. 그 밖에도 죽지 않는 것은 단전에서 영원한 생명을 가진 배(胚)가 자라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마침내 불멸이란 모두 상징적인 것일 뿐이라고 결론지었다. 즉, 납은 양을 뜻하고 수은은 음을 뜻하며 배는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태초의 정신으로 돌아가면 얻는 깨달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어떤 분파든 내부의 변화가 명상과 화학적 변화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내부의 변화를 시도하던 많은 사람들이 불사의 생명을 얻지 못하고 죽었다. 물론 그런 경우에도 도교 신자들은 그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방법들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사부의 지도를 따랐다. 사이훙의 사부는 광적인 것은 모두 반대했다. 그는 화학적 요소인 약초는 단전의 큰 솥에서 용해되며 연금술적인 변화는 약초의 힘과 명상을 통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사부는 진정한 의미의 불멸은 없다고 말했다.
「불멸은 장수를 뜻한다. 수련에 정진하면 생명을 또 다른 한계로 연장시킬 수 있고, 병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영원히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조차도 죽어야 하느니라.
우리는 장생불사하는 것이 아니라 장생불사의 맛을 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련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너의 몸을 무시하지 말라. 마음을 훈련하되 육체를 하찮게 여기면 발육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육체와 정신은 하나이다. 사람은 죽음을 뛰어넘기 위해 육체와 정신의 에너지를 함께 모을 수 있느니라. 또한 그것이 바로 장생불사의 맛을 보는 비결이니라.」
명상자들을 위해 따로 마련된 작은 오두막에서 사이훙은 내적인 변화를 수련하고 있었다. 그는 소주천을 따라 자신의 정문을 열기 위해 49일 동안 오두막에 머물 생각이었다. 오두막은 기와 지붕에 창문 한개, 야트막한 문 하나, 그리고 진흙으로 바른 벽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 안에 있는 가구라고는 침대, 촛대, 그리고 의자 한 개가 고작이었다.
처음 사부가 이 오두막으로 자신을 데려왔을 때, 사이훙은 폐소공포증에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되었다. 방은 너무 비좁아서 중앙에 서서 팔을 뻗으면 사방의 벽이 손에 닿을 지경이었다. 사이훙은 의자 위에 밀짚 모자를 얹어 놓고 그 위에 사슴 가죽과 무릎 깔개를 내려 놓았다. 밀짚 모자는 절연체 구실을 할 것이며, 사슴 가죽은 영적 에너지를 나눠 줄 것이고, 무릎 깔개는 명상할 때 사용 할 것이다. 사이훙은 49일 동안 매일 그 자리에 몇 시간씩 앉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부는 사이훙에게 올바르게 정좌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사부가 가르쳐 준 대로 발을 바닥에 내려놓고 의자 끝에 앉은 뒤, 긴장을 완전히 풀고 등을 곧게 폈다. 그 다음, 턱을 바짝 잡아당겨 머리를 들고 나서 기도하는 자세로 두 손을 마주 잡았다. 사부는 향을 주면서 향내음이 감각을 풀어 주고 집중력을 모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이훙은 향내란 항상 마음을 산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므로 그것을 받지 않았다.
그는 사부가 주신 책자들을 보았다. 거기에는 목표 달성을 도와 줄 지시문과 도해(圖解)가 실려 있었다. 특히 사이훙은 몸의 중심선에 위치한 두 개의 정문에 대해 공부했다. 해부학과 정문, 혈도에 대해서도 자세히 공부해야 했다.
사부는 각각의 그림을 설명해 주었고, 지시를 내리기도 하면서, 사이훙이 그 오두막에서 처음으로 명상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그가 명상을 끝내고 경험한 것을 자세히 이야기 하자, 사부는 그가 명상을 정확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확인해 주고는 방에서 나갔다.
그런 다음 사부는 문을 닫고 문 아래쪽 테두리에 종이띠를 붙였다. 악령을 쫓는 동시에 사이훙이 나가거나 다른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 주는 부적이었다. 사이훙은 햇빛을 쬐거나 음식물을 들이고 그릇을 내보내기 위해 문의 윗부분만 열 수 있었다.
소주천은 중심선에 있는 두 개의 정문을 연결시키고 기의 흐름을 정신적으로 조종하기 위한 것이었다. 두 개의 정문이 열리면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한 주기 동안 한 번의 운기를 끝낼 수 있게 된다.
소주천(小周天)
이러한 호흡회로가 완성되면 두 개의 정점과 여덟 개의 영적 회로를 통해 계속해서 기를 보낼 수 있다. 만일 그가 성공을 거둔다면 그의 몸은 깨끗하게 씻길 것이고, 육체의 병도 치유될 것이다. 더 나아가 기를 정신으로 변형시키는 법을 배우고 정태와 동태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게 된다.
명상은 배꼽에서 시작되었다. 사이훙은 심상을 떠올리고 주문을 외우며 배꼽에 정신을 집중시켰다. 반 시간쯤 후 윙윙 소리가 나며 진동이 시작되었다. 따뜻한 기운이 돌면서 심하게 팔딱거렸다. 그는 배꼽에 모인 기를 회음부의 다음 지점으로 보내려고 애썼지만 무척 어려웠다. 사이훙은 정신을 완전히 집중시켰다.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면서 정문이 열렸다.
그는 첫 시도가 성공을 거두자 적이 안심했다. 너무 깊은 정점을 갖고 있거나 명상은 별로 하지 않는 어떤 수행자들은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약초나 마사지, 침술 혹은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기까지도 이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49일 동안 사이훙은 수련 단계를 차츰 높여 나갔다. 꼬리뼈에서 콩팥 사이로 뜨거운 기를 밀어 올려 견갑골 사이의 한 곳으로 모았다. 다시 그 기를 정수리까지 한 부분씩 밀어 올린 다음에는 마지막으로 윗입술의 종착지로 밀어내었다. 혀를 입천장에 밀착시켜 앞뒤 정점을 연결시키고 등과 배꼽을 연결하는 마지막 통로가 열리면 순환이 끝난다. 기를 순환시키는 동안 열이 나면서 전기에 감전된 듯한 느낌과 함께 기가 모인 곳에서는 소용돌이치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등뼈에는 율동적으로 당기는 듯한 느낌이 났다.
도교적 명상은 실재한다는 감각을 확인시켜 주었다. 사이훙은 모든 수련 과정이 성공하자 무척 행복했다. 침묵 속에서 생활하며 경전을 읽고 운동도 하였다. 절제된 식사와 약초를 섭취하면서 명상을 하는 생활이 사이훙은 지극히 만족스러웠다. 처음 걱정했던 것처럼 폐소공포증에 걸리지도 않았다.
탈진할 정도로 힘든 수련을 마치고 내면의 상상력을 갖게 된 사이훙은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내면으로 향하는 세계였다. 그의 앞에 열린 내면의 세계는 무한의 경지였다.
사이훙은 소주천을 마친 뒤에도 계속해서 수련을 했다. 그렇다고 그가 초인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수련은 오히려 인간으로서의 잠재력을 한층 키워 준다. 사이훙은 이상하게도 힘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안내서에는 이 상태가 바로 금강불괴지신(金剛不壞之身), 즉 질병이나 자연의 재앙도 침범할 수 없는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발육시키는 과정이라고 씌어 있었다.
49일째가 되는 날 오후, 사이훙은 산속의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앉아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보답을 받은 느낌이었다. 그는 변했고, 그의 내면은 크게 도약했다.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다.
오두막에 올라온 사부가 위쪽에 난 문을 열어주자, 그곳을 통해 햇빛이 비쳐 들었다. 사부는 문을 봉했던 부적을 뜯고 사이훙을 해방시켰다. 두 사람은 반가운 미소를 교환하며 서로 손을 굳게 잡았다. 사이훙은 몇 주일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고 자신의 경험담을 낱낱이 털어놓았다. 사부는 이따금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두 사람은 오두막을 나와, 산으로 올라갔다. 화산이 지닌 아름다움이 다시 한번 그의 마음속으로 밀려 들었다. 숨이 막힐 듯한 거대한 바위와 소나무, 구름, 웅장한 폭포와 상큼하게 부는 산들바람으로 화산의 풍치는 더욱 돋보였다.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그에게 축하를 보냈다. 사이훙은 자신의 성취를 소중히 여겼다. 그것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는 자신만의 것이었다.
사부는 사이훙을 데리고 동쪽 봉우리에 난 문을 통해 〈두 불사신의 동굴〉로 들어갔다. 사이훙은 그 깊은 동굴 속에서 꿈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이 두 명의 불사신들은 원래 화산파 제자였던 장난꾸러기 소년들이었다.
어느 날 아침, 길에서 놀던 두 소년은 농부 차림을 한 근육질의 탄탄한 남자를 만났다. 백발이 성성한 그 남자는 어깨 위로 큰 복숭아가 몇 개 달린 나뭇가지를 걸치고 있었다.
그는 북해 불사신의 제자인 동방삭(東方朔)이었다. 불사신의 제자가 되기 전에는 도둑이었던 동방삭은 도둑질에 대한 충동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엄격한 생활에 지치고, 내적인 변화를 기다리다 못해, 동방삭은 서왕모(西王母)의 뜰에서 천도(天桃)를 몇 개 훔쳐냈다. 도둑질을 하고 오던 동방삭이 우연히 두 소년을 만났던 것이다.
동방삭은 이내 쾌활하고 영민한 두 소년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 하루를 보냈다. 소년들의 재치와 영민함에 흥미를 느낀 동방삭은 어려운 수수께끼를 하나 냈다. 놀랍게도 그들은 문제를 간단하게 풀어냈다.
「너희들이 참 마음에 드는구나. 뭘 좀 주고 싶은데 특별히 줄 만한 것이 없구나. 이 천도 하나 가질 테냐? 한 입만 먹어도 4만년을 살 수 있단다.」
동방삭의 말을 듣고 소년들은 기뻐서 손뼉을 쳤다. 그가 떠나자 두 소년은 복숭아를 다 먹어 치웠다. 두 소년은 그 즉시 불사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옥황 상제는 그들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깜짝 놀라 물었다.
「너희들은 어떻게 불사의 생명을 얻게 되었느냐?」
「한 낯선 사람이 저희에게 천도를 주었습니다.」
소년들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너희들에겐 틀림없이 운명을 정한 별자리가 있을 것이다.」
옥황 상제는 대신들을 시켜 그들의 운명을 조사하게 했다. 대신들은 두 소년이 불사신이 될 운명으로 성부(星簿)에 올라 있음을 확인했다.
「너희들이 불사의 생명을 얻도록 허락하노라.」
옥황 상제는 이렇게 선언했다.
「너희들은 어린 나이에 불사신이 되었으니 영원히 어린아이로 남게 될 것이다. 또 둘이 좋은 친구 사이이니 두 명의 불사신이라 부를 것이니라.」
옥황 상제는 소년들의 세 번째 눈을 만져 인식의 눈을 뜨게 하고 신의 지혜를 내렸다. 그런 다음 성전을 주고는 지상으로 돌아가 인간을 가르치도록 명했다.
두 불사신은 화산으로 돌아와 사이훙이 지금 스승과 함께 찾아 온 바로 그 동굴에서 살았다. 도교 신자들은 불사신들이 거기에 남겨 놓은 기나 그들이 실제로 존재했었다는 것 때문에 그곳이 다른 제자들의 탐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깊고 드넓은 동굴은 수세기 동안 자라난 종유석과 석순들로 꽉차 있었다. 섬뜩하고 기이한 형상들이 광물질로 인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무지개빛 종유석에 의해서만 빛을 발하는 밤의 동굴이었다.
사이훙은 횃불을 들었다. 굽이치는 불꽃이 들쑥날쑥하게 동굴안에 그림자를 던졌다. 그러나 횃불을 켰음에도 불구하고 동굴 끝은 보이지 않았다. 거대한 암석층으로 걸어 들어가자 희미한 영상이 물에 비쳐 보였다. 지하로 흐르는 강은 너무도 깊고 맑아서 종유석 천장을 거울처럼 비춰 주었으며 잔물결도 좀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둑에 있던 대나무로 만든 뗏목에 올라탔다. 사이훙은 횃불을 뗏목머리에 고정시킨 다음 기다란 노를 들고 강으로 뗏목을 밀어냈다. 노젓는 소리가 동굴 속의 정적을 갈랐다. 동굴 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바위 때문에 소리가 막혀 사면이 고요했다. 강물은 완전한 정적 속에서 거대한 동맥처럼 흐르고 있었다.
강물이 갈라지면서 여러 동굴로 나뉘어 흘렀다. 하지만 사부는 길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횃불, 어른거리는 그림자, 그리고 영롱한 빛을 내는 바위에 그들은 넋을 잃고 있었다.
이윽고 그들은 뗏목을 한 석굴에 대었다. 강가에서 50보쯤 떨어진 석굴 끝을 향해 걸어가자 널찍한 반석이 나왔다. 측면에는 이상한 형태의 신 같기도 하고 인간 같기도 한 형상이 조각되어 있고, 흘려 써서 읽기조차 어려운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사부가 사이훙에게 손짓을 했다. 사이훙은 사슴 가죽과 무릎 깔개를 내려놓고 반석 위에 드러누웠다. 사부가 그의 자세를 바로잡아 주었다. 사이훙은 왼팔을 굽혀 머리를 괴고 옆으로 누워 왼손으로 귀를 막았다. 그리고 오른손은 생식기에 댔다. 왼쪽 다리를 곧게 편 다음 오른쪽 다리는 구부려 발목을 왼쪽 무릎에 기댔다. 꿈을 꾸기 위한 자세인 것이다. 이런 자세를 하고 사이훙은 꿈속의 환상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사부는 떠났다. 다음날 아침에 돌아와 꿈을 해석해 줄 것이다. 그때까지 사이훙은 잠을 자면서 꿈을 꾸면 되었다.
그 반석 위에 누운 사람은 누구나 다 꿈을 꾸었다. 꿈을 꾸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런데 꿈은 여러 가지로 다르게 나타났다. 어떤 사람은 금욕적인 훈련으로는 더 이상 진전될 수 없으니 사회로 돌아가라는 계시를 꿈속에서 받았다. 또 어떤 사람은 앞으로 닥칠 끔찍한 위기를 보기도 했다. 몇 사람에게는 특별한 임무가 내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일단 계시가 내리면 그것이 어떤 내용이든 제자와 사부는 그 계시를 따라야 했다. 대개의 경우 개인의 꿈은 달인의 삶을 받아들이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꿈은 보물과 다름없다. 그를 위해서만 빛을 발하고 어두운 삶속에서 길잡이가 되어주는 보석이었다. 사이훙은 깊고 고르게 숨을 쉬며 고요히 누워 있었다. 신비로운 기운이 그의 전신을 감싸자 사이훙은 순식간에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사부가 혼자 뗏목을 저으며 쪽빛 물 위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사이훙이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하자 사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너의 꿈이다, 사이훙. 몇 년간 애쓴 끝에 절정에 이른 것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그것은 너의 비밀의 근원이다. 그 꿈은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 동안 너를 이끌어 주고, 어려울 때는 너를 지탱시켜 줄 영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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