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주

기수련을 꼭 해야하는 이유 (2) '현재에 존재하기 위해'

기른장 2020. 6. 27. 16:12

37.
인간의 삶은 끝없이 계속되며 세상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한다. 최후의 심판이나 현생 인류의 멸절은 없으며 천국이나 지옥도 없다. 천국이나 지옥은 사람이 현세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善을 행해야 한다는 도덕률의 개념으로서만 작용될 뿐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원래 神性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인간은 영원히 지속되는 존재이고 인간의 몸속에 태초부터 주어진 神의 씨앗이 있다면 그것을 발견하고 키우고 자라게 해서 자기 존재의 근원을 알려고 하는 노력 그것은 정말 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인간이 육신을 얻어 현생에 오기전 그러니깐 영혼의 상태에 있었을 때 인간은 모두 神性을 갖추고 있었다. 즉 인간이 영적인 상태에 있었을 때는 우리도 신의 세계를 형성하는 한 구성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영혼이 육신을 얻은 그순간부터 神性으로 가득차 있는 존재가 아니라 육신을 보전하기 위한 동물적인 속성도 함께 가지게 된다.

 

그래서인지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보면 인간과 짐승간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이 지구상의 숱한 동물들과는 분명 차원이 다른 존재이다. 무엇보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영적인 존재라는 점이다. 인간이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의 근원에 대해 깊은 사고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상만물의 태초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바로 이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윤회를 한다. 태초부터 인간에게 주어져 있는 神性을 되찾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인간의 윤회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계속되는 윤회의 연을 벗어던지지 못하는 한 우리는 다시 태어날 때마다 각기 다른 옷을 입게 될 것이다.

 

나의 기수련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眞我를 찾는 것 다시 말해 자신의 영혼이 태초부터 가지고 있던 神性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氣 수련법에는 누구나 예외없이 윤회를 거듭한다는 내세관이 바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건대 인간의 삶이 끊임없이 윤회의 굴레에 묶여 있다고 해서 이승의 삶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이승에서 道를 조금이라도 알지 못하고 심지어 공덕도 쌓지 못한 사람이 죽어서 뭔가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은가? 이승의 삶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승은 육신을 빌어 잠시 왔다가 가는 껍데기뿐인 삶이 결코 아닌 것이다.

 

나는 ‘불멸’이란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서점에서 신간서적들을 살펴보다가 ‘삶의 전장으로 나아가라. 그리고 네 자신을 끝까지 긍정하라!’는 표지의 문구가 너무 마음에 들어 4권 전부를 사와서 이틀을 꼬박 읽었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충무공 이순신의 얘기라서 처음엔 별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한번 손에 들자 좀처럼 놓을수가 없었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줄로만 알았던 이순신이라는 사람도 인생의 고비마다 죽음의 그림자를 그렇게 두려워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지만 치열하다고 밖에는 더 설명할 수 없는 인간적인 고뇌가 나로 하여금 이틀밤을 뜬눈으로 지새게 했다.

 

그가 얼마나 주어진 현실에 충실했는지가 내 몸을 절절 끓게 만들었던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어떤 사람에게도 현재는 중요하다. 현재를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이 미래에 어떻게 열심히 살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