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과 주파수

파동의 세계(6)

기른장 2010. 2. 8. 23:32

6. 파동패턴인 이(理)와 그 패턴을 타고 발현하는 기(氣) 

 

수많은 실험 자료들과 사고 실험을 통해 우주를 완벽하게 설명하는 아인슈타인의 논리적 결론은 결국 깨어지지 않는 패턴 즉 대칭성이었다. 견고한, 깨어지지 않는 파동 패턴은 곧 물질화한다. 그같이 깨어지지 않는 균형잡힌 사고의 패턴은 세상을 지배하며 이것이 바로 이(理)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패턴을 현상화 하는 것은 기(氣)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황과 이율곡의 논쟁인 이기론(理氣論)을 떠올리게 된다. 단지 역사의 두 학자가 논쟁했다는 내용 정도로 우리에게 가르쳐진 이기론은 아인슈타인의 절대 절명의 논리적 귀결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이(理)란 바로 패턴을 말한다. 이 패턴이 에너지가 움직이는 형태를 결정한다. 그것은 에너지가 움직이는 이치라고 할 수 있다. 기(氣)는 에너지이다. 이와 기는 하나지만 언어로 발화(發話)되는 순간 하나는 둘로 분화된다. `우주'라는 하나를 `하늘'과 `땅'으로 부르면서 둘로 분화시키듯이 말이다. 이 미묘함을 이율곡은 놀랍도록 정연하게 설명한다. 물론 말이 가진 애매함에 답답해하는 그의 심정이 절절히 나타나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理)라는 것은 기의 주인이요, 기(氣)라는 것은 이가 그 위에 올라타는 것이니, 이가 아니면 기가 뿌리박을 데가 없고, 기가 아니면 이가 의지할 데가 없습니다. <理와 氣>는 이미 두 물건도 아니요, 또 한 물건도 아닙니다. …… 한 물건이 아니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 하면, 이와 기가 비록 서로 떠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묘합(妙合)한 그 가운데서 이는 본래 이요 기는 본래 기니, 서로 뒤섞이지 아니하므로 한 물건이 아닙니다. 두 물건이 아니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 하면, 비록 이는 본래 이요 기는 본래 기라 하더라도 혼륜무간(渾淪無間)하여 선후도 없고 분리와 결합도 없어 그것이 두 물건이 됨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두 물건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동(動)과 정(靜)이 끝이 없고, 음(陰)과 양(陽)이 처음이 없는 것과 같이 이가 처음이 없기 때문에 기도 역시 처음이 없는 것입니다." - 율곡전서 권10 서(書) 2 성호원에 답하다 중에서(참고문헌의 원문 참조) -


여기서 이율곡의 설명처럼 이(理)는 파동 패턴이며, 기(氣)는 패턴이 현상으로 나타나 보이도록 하는 에너지이다. 그리고 패턴없는 에너지는 현상화하지 않고, 에너지 없는 패턴 또한 있을 수 없으므로 과연 이 둘은 둘도 아니요 하나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아주 명확한 예로 사이버 스페이스를 생각해 보자. 천리안과 같은 PC통신 상에서는 각 개인이 ID로 구별된다. 그런데 그 ID라는 것이 화면에 표현되거나 천리안 대형 컴퓨터에 기록되는 그저 하나의 글자이거나 메모리 번지수에 불과하다. 그것은 `정보'이다. 이 세상이 오통 사이버 스페이스라고 해 보자. 거기서 한 개인을 구별짓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보이며 패턴이다. 패턴은 곧 정보인 것이다.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한 개인을 `정보를 가진 패턴'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은 모두가 컴퓨터 메모리 칩이라는 `하나의 장'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실제의 세계라 부르는 이 세상을 한 번 보자.


이 세상은 이(理 : 파동 패턴, 다스린다는 뜻의 이는 기가 흐르는 패턴을 나타내고 이는 기를 움직이게 하는 이치라고 할 수 있다)와 기(氣 : 에너지)가 혼재되어 존재하는 단순한 세계이면서 동시에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다양한 세계처럼 보인다. 이것은 모두가 기(氣)라는 하나의 장에서 피어나는 이(理)의 다양한 패턴 때문이라고 할 수가 있다. 우리가 서로 다른 것은 그저 하나의 패턴이며 정보의 차이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그 다른 패턴들은 오직 하나의 장(場), 근원적 에너지장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시너지 효과와 장(場), 그 웅대한 우주적 드라마


이렇게 우리 주위의 만물이 파동 현상과 정보를 담고 있는 패턴으로 설명되고, 파동 전달의 배후에는 공명 현상이 있다. 그렇다면 몇 가지 파동의 합이, 또는 수많은 파동들의 합이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 생체를 만들고 우주를 형성하는 것일까? 그 비밀은 또 하나의 우주적 현상인 시너지 효과에 있다.


`내면으로의 여행'의 저자 셜리 맥클레인이 사사를 받았던 크리스 그리스콤은 이렇게 말한다.

"장대한 우주적 드라마 중의 하나는 시너지라는 현상이다. 시너지는 에너지의 완벽한 움직임이다. 그것은 자신과 비슷한 종류를 찾아 가장 신성한 시간 속에서 특별한 진동으로 모이며, 이는 상당한 양으로 모일 때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임계 지점에까지 이르면 폭발하여 무언가 완전히 새로운 과정이 시작되는 분열을 이룬다." - time is an illusion p143 -


시너지란 여러 가지 파동 패턴들이 모여 구성 요소들 이상의 상승작용을 하여 새로운 무엇이 생겨남을 의미한다. 두 개의 패턴 이상이 모이면 언제나 단순한 두 개 이상의 새로운 무엇이 탄생된다. 만물은 시너지 현상을 통해 있는 것이다. 1 + 1 = 2 가 아니라 3이며 4일 수도 있고 100일 수도 있다. 도(道)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만물을 낳는다는 노자 도덕경(道德經)의 선언은 단순한 비유가 아닌 것이다. 서구 과학의 환원주의는 종말에 이르렀다. 생명 현상은 결코 환원주의자들의 말대로 하나하나 분리된 세포들의 단순한 총합이 아니다. 그 이상이다. 바로 여기서 장의 개념이 도입된다.


인류에게 처음으로 장(場, field)이라는 개념을 선사한 이는 페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이다. 중력처럼 원거리에서도 작용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설명해내는 장의 개념은 당시의 과학자들에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의 실마리를 던져주었다. 이로부터 전자기장이 별개의 물리적 실재로 다루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 장(場)이라는 개념은 이제 생명체에도 적용되고 있다. 라이얼 왓슨은 시너지 효과로 탄생한 생명장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생명장은 직류 전위와 관련된 것으로서 심전계에 의해 기록되는 뇌파나 충격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심장이 박동하거나 뇌가 자극을 받을 때마다 측정 가능한 전하를 만들어내지만 생명장은 이것들을 합한 효과와, 신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화학적인 반응들의 결과로서 발생하는 모든 다른 작은 전하들의 총체적인 결과인 듯하다." - 초자연 p146 -


그의 이 설명은 형태장의 물리적 특성을 보여 주고 있기도 하다. 형태장은 `새로운 생명 과학(A new science of Life)'의 저자이며 생화학과 식물생리학자인 루퍼트 셀드레이크의 주목받는 이론의 주제이다. 이 이론은 종전에는 풀 수 없었던 생물학의 몇몇 수수께끼를 풀어 준다. 그의 형태장 이론이란 생명체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는 비물질적 기억 능력을 말한다.


온 몸의 세포는 하나의 세포들로부터 분화하며, 한 가지 종류의 DNA를 복제받았기에 유전 물질의 구조가 동일하다. 그런데 왜 우리의 손과 발은 아주 다르게 생겼을까? 당신 손의 세포는 왜 그런 모양으로 성장을 멈추며, 어떻게 계속해서 비슷한 모양을 유지할까? 동일한 화학 구조식으로 이루어진 손과 발의 전체 모양새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답을 주는 것이 형태장 이론이다. 즉 우리 몸의 형태를 기억하고 있는 형태장이 몸을 둘러싸고 성장, 발달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형태장은 공명 현상을 통해 후손에게 전달되며, 1년 전 나의 몸과 현재 나의 몸 사이의 시간 간격을 메우고 있는 것이다. 루퍼트 셀드레이크는 말한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이나 식물의 모양새 뿐만 아니라 행태나 행동 양식에도 `형태장'은 영향을 발휘합니다. 저의 연구 결과로는 동물의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장도 근본 원칙에 있어서는 생물체의 모양새를 정하는 방식과 동일한 원리에 따라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동물의 어떤 종(種) 내에 축적된 사건, 다시 말해 그 종의 어떤 개체에게 작용하는 현상을 저는 특별히 `형태공명(형태공명:morphic resonance)'이라고 부릅니다." - 신과학 산책 p233 -


그는 우리 몸의 형상 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동 패턴까지도 형태장에 기억될 수 있으며 같은 종끼리 또는 비슷한 형태장을 가진 개체들끼리는 형태 공명을 통해 원격 전이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즉 "여기 한국에 있는 쥐에게 새로운 재주를 한 가지 가르칠 경우 얼마 후 뉴욕의 쥐, 오스트레일리아의 쥐, 아프리카의 쥐들이 같은 재주를 배울 경우 더 쉽게 익혀간다는 이야깁니다." - 신과학 산책 -


형태 공명은 또한 100번째 원숭이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일본의 어느 섬에 원숭이 한 마리가 우연히 바닷물에 고구마를 씻어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후 주변의 원숭이들도 따라 하더니 놀랍게도 이 섬과 머리 떨어져 전혀 이 방법이 전해질 수 없는 다른 섬의 원숭이들도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는 원숭이의 행동 패턴장이 비슷한 구조의 다른 원숭이들에게 전달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패턴의 장이 공명 현상을 통해 원격 전달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형태나 패턴이란 일종의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정보는 비물질적인 것으로 물질적 근원자의 배열과 조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구슬이 여러 개 있다면 이 구슬들을 삼각형이나 사각형으로 배열하는 것이다. 이 배열들은 공명하기 쉬운 비슷한 구조와 공명을 일으켜 정보가 전달된다. 마치 동물의 페로몬 향이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배우자의 감각기관에 공명을 일으키듯이. 문화는 일종의 행동 패턴의 장이다. 하나의 문화의 장 내에 들어온 타문화의 사람은 자신의 문화적 행동이 서서히 변해감을 느낀다. 이는 공명하여 닮아간다고 봐야 될 것이다.


우주는 파동 패턴의 장이다. 아인슈타인이 통일장 이론의 정립을 위해 마지막 생애를 다 바쳐도 끝내 이루지 못하고 갔지만, 우주는 여전히 하나의 장인 것이다. 패턴들이 공명을 통해 전달되고, 전달된 패턴들은 시너지 효과를 통해 장을 형성하며 결국 우주는 하나의 장을 이루는 것이다.


P.D. 우즈펜스키는 여러 실험을 통한 의식의 변환을 겪으면서 다음과 같은 것을 체험했다고 고백한다.

"……무엇보다도 모든 것은 하나로 통합되어 있으며 연결되어 있다. 모든 것은 무언가 다른 것으로 설명되며, 또한 다른 것을 설명한다. 분리된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단독으로 이름붙여지거나 설명될 수 없다. 이제 우리가 접하게 될 새로운 세계는 측면이란 것이 없다. 그래서 한쪽 측면을 먼저 묘사하고 나서 다른 측면을 묘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한 사물의 모든 것이 한꺼번에 보여지게 될 것이다 ……"(The strange life of P.D. Ouspensky, p48)


우스펜스키가 말하듯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입자의 세계라기보다 파동의 세계이다. 파동의 세계는 한 곳에 있으며 동시에 모든 곳에 있는 것이 가능하다. 그것은 한 장소에 있을 때는 다른 장소에 동시에 있을 수 없는 입자와 같은 세계가 아니다. 여기에 있으면서 동시에 저기에 있고, 또한 세계에 있고 우주 전체에 있는 것이다. 곧 존재는 파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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