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제게는 교수생활을 통하여 처음 맞이하는 안식년(연구년)이었지만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혹독한 개인적 체험들로 채워진 한 해였고, 국내외적으로는 증폭된 감정에너지 속에서 민족, 국가, 지역, 계층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나면서 국민적 혹은 개인적 분노에 기인한 사건과 사고들로 가득한 한 해였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북한에 대한 위협이 9/11테러사건으로 손상당한 미국민의 분노와 두려움에 기인한 것이었다면, 대구 지하철 참사, 부안 핵 폐기장 사태 등은 개인적 혹은 집단적 분노가 표출된 사건이었습니다.
인간 사회 못지 않게 자연도 심각한 이상증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온난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많은 지역에서 기상 이변이 속출하였는데, 특히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은 기상관측 사상 최고의 폭염으로 시달렸으며, 한반도에는 여름 내내 그리고 초가을까지 비가 계속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사스(SARS), 광우병, 조류독감 등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에이즈(AIDS) 감염자의 숫자도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각 고유의 시기에 꽃을 피워왔던 식물들이 지난 봄에는 한꺼번에 개화(開花)하는 일이 발생하였고, 초겨울인 11월에는 사과나무와 배나무가 꽃을 피워 다시 한번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종교 및 영성적 측면에서는 반세기 전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뉴 에이지 사상이 더욱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음을 주목할 수 있습니다. 뉴 에이지 음악은 물론 뉴 에이지 사상을 주제로 하거나 소재로 하는 많은 영화들이 계속적으로 제작, 유포되었습니다. 전에 없이 많은 기독교인들이 지구의 종말론에 빠져들고 있는 반면, 상당수의 기독교인들은 뉴 에이지 사상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의 성경에 수록되어 있지 않은 복음서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환생을 믿는 초기 기독교인들의 사상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사주간지 타임(TIME) 최근호는 교회를 통해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기존의 기독교 신앙에 만족하지 못하고, 도마 혹은 토마스 복음서와 같이 자신의 내면을 통해 하느님과 교류할 수 있다는 복음서들에 심취하거나 그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을 특집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중매체를 통해 알고 있는 사실 이외에도 지구 에너지의 변화와 관련되어 설명될 수 있는 현상들이 일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머리 쪽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자극과 증상들로 인하여 노이로제 상태에 빠지거나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로 인당혈과 백회혈을 중심으로 압박감과 조여드는 느낌 등을 많이 경험하고 있고,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두통을 경험하거나 뱀이 꿈틀거리는 느낌, 지렁이가 기어가는 느낌, 두뇌가 심하게 울렁거리는 느낌, 몸 전체가 어떤 막(膜)속에 둘러 싸인 느낌 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 이명(耳鳴)이라고 불리는 현상 즉 매미울음소리 혹은 쇳소리와 같은 소리가 계속 귀에 들려오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두려움 속에서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거나 기공 혹은 영성단체 지도자들을 만나 조언을 청해 보지만, 그 원인에 대한 올바른 설명이나 처방을 얻지 못합니다.
2003년에 일어난 이러한 사건들과 현상들에 대하여 대다수의 사람들은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지구 에너지 변화에 따라 나타날 물리적 현상들을 어느 정도 예견해 왔던 저로서는 그것을 통해 미래의 변화를 더욱 확신하게 됩니다. 높은 진동수의 에너지가 지구로 유입됨에 따라 에너지 변화에 민감한 부분들, 예를 들어, 기후, 미생물 등과 관련한 것부터 먼저 영향을 받게 되리라 예상했었는데, 2003년도에 일어난 많은 것들은 그 초기 현상들로 이해됩니다. 특히 식물의 경우, 엄격하게 짜여진 프로그램대로 그 활동이 전개되는데, 개화(開花) 시기에 혼란이 생겼다는 사실은 현재 에너지 세계의 변화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식물계를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바로 그 에너지가 사람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에너지는 일반인들에게는 스트레스를 심화시키거나 두통을 유발하며 심지어는 정신질환을 유발시키고 있습니다. 반면 높은 의식을 타고난 사람들에게 이 에너지는 그들을 깨우는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이 에너지에 의해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고 있지만, 그 변화가 서서히 점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상단전의 자극과 고통은 상단전의 혈자리가 열리고 몸의 에너지가 바뀌면서 일어나는 것으로서, 이 증상은 상당 기간 지속되리라 여겨집니다. 그렇게 주입되고 있는 에너지를 통해 몸과 마음은 높아지는 진동수의 지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고통과 증상들을 자신을 깨우는 하늘의 소리, 하늘의 축복으로 인식한다면, 그 고통은 크게 완화될 것이고 오히려 그것을 즐길 수도 있게 됩니다.
이렇게 지구 에너지의 변화는 사람들, 특히 높은 의식을 타고난 사람들을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그 변화가 극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몇 달 전 대학생활을 갓 시작한 제 딸에게 나타난 변화는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가을 미국 인디아나 대학에 입학한 그녀는 극심한 방황속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다른 틴에이지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정신세계나 수행에 대한 관심도 지식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어느날 밤, 기숙사 책상에 앉아 있던 그녀에게 "마지막 문이 열렸다. 이제는 더 이상 옛날로 돌아 갈 수 없다" 라고 하는 상위 자아의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특별한 체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갑자기 자신의 손가락에서 방사되는 밝은 빛을 선명하게 보게 되고, 주위의 모든 사물들이 에너지 구름에 감싸져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물론 멀리 떨어진 사람도 생각만으로 그들의 오라와 마음 상태를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눈을 감으면 커다란 눈(제3의 눈)이 나타나고 그 눈을 통해 지구와 우주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으며, 이전에 자신이라고 느끼던 존재는 없어지고 주위의 모든 것이 자신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체험하면서 그녀에게는 인식의 극적인 확장이 일어났습니다. 이전에는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의문을 가졌던 많은 것들이 그냥 알게 되거나 받아들여졌고, 특히 오랜 수행을 해 온 사람들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원론적 사고의 허구성을 인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좋다 나쁘다, 혹은 선과 악에 대한 분별은 물질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관념에서 비롯된 것이고, 모두 체험을 위한 3차원 무대에서만 존재하는 것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현재 진행되는 지구의 변화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자신이 해야 할 (미래의) 일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극적인 체험은 자신의 인생 설계도에 그것이 미리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지만, 높은 의식을 타고난 경우엔 그 양상은 다를지라도 각기 자신의 타고난 의식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각자는 예정된 때가 오면 그 프로그램이 작동되어 깨어나게 되는데, 대다수 하늘의 일군들의 경우 그 각성의 과정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살아왔든, 어떤 방식의 수행을 하였던, 어떤 종교 혹은 신앙을 가지고 있든, 각자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몸과 마음이 바뀌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여러 번 언급한 바 있지만, 지금 진행되는 지구의 차원상승은 우주에서 오래 전부터 계획되어 온 것으로서 의식이 높은 수많은 존재들이 육신을 입거나 혹은 에너지의 상태로 참여하고 있는 우주적 프로젝트입니다. 우주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예정된 지구의 변화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될 것이고, 그 진행은 철저히 하늘의 방식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모든 종교 및 수행단체들은 진리를 말하고 도(道)를 이야기하지만, 과연 누가 진정한 도를 추구하는지는 곧 드러날 것입니다. 즉 알곡과 쭉정이가 구별되는 때가 조만간 도래할 것입니다. 진리를 알지 못하면서 진리를 말해 왔거나, 자신의 욕심 때문에 진리를 왜곡해서 전달해 온 단체나 지도자는 곧 그 힘을 잃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들의 행위가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이 세상이 더 이상 거짓과 가식을 용납하지 않는 진실된 세상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진리와 진실에 바탕을 두지 않는 단체들은 머지않아 모두 사라질 것이고, 진리가 종교의 교리를 대신하게 될 것입니다.
지구 에너지의 변화에 따른 물리적, 물질적 변화는 서서히 일어나고 있고, 본격적인 대규모 변화도 이제 바로 우리들 코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아마도 새로 시작되는 한 해가 다 지나기 전에 우리들 앞에는 엄청난 사건들이 전개되리라 느껴집니다.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인생 설계도에는 이런 지구 변화와 관련된 개개인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느낌대로 살다 보면 깨어날 때 깨어나고, 준비가 필요한 자는 자연히 미리 준비될 것입니다. 진행되고 있는 지구의 대변혁에 대비하여 우리가 인위적으로 준비할 것은 없으며, 또 그렇게 하더라도 제대로 대비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수행자 중 뭔가를 해야겠다는 강한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빛으로 채우는 생활을 실천하기를 권해 드립니다. 사람들과 모든 생명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 자신에게 내재된 신성을 밝히는 것, 거짓과 가식을 버리고 진실된 삶을 영위하는 것, 서로 나누면서 살아가는 것, 진리를 하나하나 터득해 나가는 것,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해지는 것,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명상하는 것 등이 빛으로 몸과 마음을 채우는 방법입니다. 이와 같은 생활을 실천함으로써 에너지체는 정화되고 진동수는 상승할 것입니다.
약 1년 전에 쓴 명상록의 글 〈어떤 깨달음을 지켜보면서〉에는 세가지 계율이 언급되어 있는데, 이를 철저히 실천하는 것 역시 자신을 정화하고 빛의 몸과 빛의 마음을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거짓을 행하지 말고 진실된 삶을 살며, 지난 일은 기억하지 말고 현재 이 순간에 머무르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무엇을 이룬다는 생각을 버리게 되면 바로 도(道)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며, 이것이 또한 다가오는 세상에 대한 최선의 대비일 것입니다.
우주는 한 순간도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으며, 인간 또한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끊임없는 변화 그 자체가 우주의 본래 모습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다가오는 변화는 좀 더 특별한 변화입니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 그 누구도 거역하거나 중단시킬 수 없고 이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변화의 물결이 줄지어 밀려오고 있습니다. 온 몸의 힘을 쭉 빼고 그 물결에 자신을 통째로 맡기면 모든 것은 편안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은 자연스럽게 변화되고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물결을 두려워하고 그 변화의 파도에 저항한다면 그 물결은 자신을 삼켜 버릴 것입니다.
인생이란 무엇을 이루기 위한 것이 아니고 체험하기 위한 것임을 깨닫고, 죽음이란 지금까지 입고 있었던 의상을 벗어 던지고 무대에서 내려와 휴식을 취하는 것임을 확실히 알게 되면, 다가오는 세상에 대한 모든 걱정과 불안은 사라질 것입니다. 천지가 요동치는 엄청난 혼돈 속에서도, 자신에게 그리고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진정한 평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격동의 시간 뒤에 오게 될 새로운 세상, 즉 무 대륙(레무리아 대륙)의 부활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2003년 12월 24일
출처 : 장휘용 교수 명상록 - 전체의식 속으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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