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과학(心靈科學)/심령진단

제2장 6. 사진은 정직하다

기른장 2022. 3. 13. 17:12

《심령치료》에서 사진을 보고도 영사(靈査)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 가운데는 사진을 갖고 필자를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그때마다 필자는 최선을 다해서 영사를 해 주곤 하고 있는데 어느 의미에서 본인을 보는 것 보다도 사진을 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더 정확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필자는 여러 번 경험한 바가 있다.

 

그중 한가지 예를 소개해 볼까 한다.

 

하루는 한 중년부인이 《심령치료》 책을 읽었다면서 따님의 사진 한장을 갖고 필자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저희 딸은 영 혼사가 성립되지 않는군요.”

 

하고 내어놓는 사진을 보니 스물여섯 이상 되어 보이는 데다가 몹시 난봉기가 있는 인상을 강렬하게 풍기는 사진이었다. 화류계(花柳界) 여인으로서 많은 남자를 경험한 그런 인상이었다.

 

몇살 때 찍은 사진인가요?”

 

열 아홉살 때 찍은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누가 보아도 열 아홉살 된 순진한 처녀의 사진이 아닙니다. 남자 세계를 많이 경험한 그런 인상을 주는데 이 사진 갖고서야 혼사가 성립되기를 바라는 게 잘못이지요.”

 

그제서야 부인은 후 한숨을 몰아 쉬더니 실토를 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남들처럼 대학에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래 마땅한 혼처가 있으면 성혼을 시키려고 벌써 여러 해째 노력을 했는데 영 되지를 않습니다. 맞선을 보면 언제든지 신랑 당사자의 반응은 괜찮은 편인데 결국 원인불명인채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는단 말씀입니다. 그래 하도 여러 번 그런 일을 당하니까 딸 아이는 비관을 하고 요즘은 걸핏하면 집을 나가려 드는 바람에 큰일입니다.”

 

필자는 다시 한번 그 사진을 보았다. 그 순간 번개같이 스쳐 가는 생각이 있었다.

 

이것은 분명히 따님의 진짜 얼굴이 아닙니다. 열 아홉살된 처녀가 이런 얼굴을 하고 있을 까닭이 없어요. 3년전에 무교동 W라는 맥주홀에서 일하던 호스테스로서 김인옥이라는 아가씨가 폐결핵 3기를 비관하고 또 애인에게 버림받은데 충격을 받고 쥐약을 먹고 자살한 일이 있는데 그 아가씨의 영혼이 따님에게 빙의된게 분명합니다. 자기의 사촌 동생으로 착각해서 의지해 들어온 거죠. 하여튼 사진을 두고 가십시오. 그리고 따님에게는 진동수를 장기간 복용시켜 보십시오.”

 

이날 이 부인은 카셋트 테이프를 구해 가지고 돌아갔다.

 

그뒤 얼마가 지난 뒤였다.

 

이 부인의 소개를 받고 찾아온 어느 젊은 여인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 처녀의 어머니는 무교동에 있는 W라는 술집을 찾아 갔다는군요. 손님을 가장하고 말예요. 그 집에서 제일 오래 일한 호스테스를 불러서 물어보았더니 선생님 말씀이 맞더라는 것입니다. 자기 귀를 믿을 수가 없어서 그뒤 세번이나 그곳을 찾아 여러 호스테스에게 알아보았는데 선생님 판단이 정확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요.”

 

따님은 진동수를 마시기 시작하더니 한동안 밤낮없이 잠만 자더라지 뭡니까? 그러더니 얼굴 인상도 바뀌고 가출하려는 버릇이 없어졌답니다. 또 좋은 혼처가 나서서 곧 결혼하게 될 모양이구요.”

 

사진은 정직하다는 것, 이 경우는 필자의 손을 빌리지 알고 진동수 복용만으로 스스로 제령이 된 아주 드문 경우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