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8.아픔〔痛覺〕을 알게 함은 보호 요청이다.

기른장 2020. 8. 8. 16:29

침을 위시하여 뜸이나 한약 등 동양 의학은 3천 년 이상 이전에 고대 중국에서 발생하였다고 한다. 말로 3천 년이지 참으로 긴 세월이다. 서력(西曆)이 아직 2천 년이 채 못되었으므로 실로 기원전 천 년 전의 일이며 장기간 사람들이 살아 가는 데 도와온 의학은 다른 종류에서 볼 수 없다.

 

서양 의학도 히포크라테스 이래 긴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현재 서양 의학은 겨우 250년 밖에 안 되었고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은 120년도 채 못 되었다.

 

일본의 명치가 동양 의학을 억제하였지만 그늘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왔다. 해방 전만 하여도 젊은 사람은 주사의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일이 많아서 우리 어른들은 주사를 맞지 못하게 하였으나 모든 전염병 예방법이 월등하게 되자 동양 의학은 입을 다물게 되고 말았다. 그러나 긴 세월 동안 천대받으면서도 이어져 온 것을 생각하면 역시 “사람들의 생명과 깊이 관계된 의학”이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이 아픔〔痛覺〕을 모른다면 죽는 일이 많을 것이다. 아픔〔痛覺〕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위험 신호 같은 것이므로 어딘가 몸의 균형이 깨어지면 “아픔〔痛覺〕”이라는 위험 신호가 발생한다. 안 좋은 부분이 되거나 혹은 전혀 관계가 없는 부분에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위의 기능이 저하되면 등쪽이 아프거나 바르다고 한다. 등쪽이 아프다고 하여 그 부분만 치료하면 일시적으로는 통증이 없어질지 모르지만 근본 원인은 위에 있으므로 나았다고 할 수 없다. 일시적인 통증만을 진통시키는 것은 오히려 몸에서 애써 발생하여 보낸 위험 신호를 놓쳐 버리는 잘못이 되기도 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신체 각 개소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연구를 거듭하였던 것이다. 몸 전체의 균형을 조정하여서 자연 상태로 되돌아 왔을 때 “아픔〔痛覺〕” 이라고 하는 위험 신호는 소멸되는 것이다.

 

“동통(疼痛)에는 침뜸이 잘 듣는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그저 “진통만 시키는 것이 침뜸 ”이라고 생각하는 때가 많이 있다. 침뜸은 통증에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하여도 그것은 단지 속임수를 쓰는 것이 아니고 통증의 원인을 제거한 결과라고 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