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용/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제1장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기른장 2021. 2. 5. 21:20

1부 신비의 세계로 여행을

제1장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생활 속에서 체험하는 신비로운 현상들

우리는 이따금 이상한 체험을 하곤 한다. 어느날 문득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떠올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의 전화를 받거나 우연히 길에서 그 친구와 마주치게 된다. 어떤 사람의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홱' 하고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당황한 경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또한 돼지꿈을 꾼 후에 1등짜리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얼마 전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곧 새 자동차를 타게 될 거라는 어린 딸의 말을 듣고 백화점 경품 행사에 응모했는데, 운좋게 당첨되어 딸이 말한 대로 새 자동차를 얻게 되었다. 이와는 반대로 이번 비행은 어쩐지 꺼림칙하다고 중얼대며 비행 연습을 떠난 조종사가 전투기와 함께 공중 폭발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이러한 이상 야릇한 경험들 중에는 특히 꿈과 관련된 것이 많아서 대형사고가 날 때면 자신이나 주위 가까운 사람의 꿈 덕분에 참사를 모면한 경우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경험들은 우연의 일치로 여겨질 뿐 별다른 주의를 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학계에서 보고되는 믿을 만한 연구 결과들 중에도 신비로운 현상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식물을 재배할 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었더니 더욱 빠르고 튼튼하게 자랐고, 젖소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었더니 우유가 20~30% 정도 더 생산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수년 전 발표된 적이 있다. 또 몇 년 전 미국에서 모차르트가 작곡한 곡이 지능 계발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후로는 어린이들에게 모차르트나 바흐의 곡을 들려주는 것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아직 과학적 연구가 이루어진 적은 없지만 난처럼 예민한 화초를 오랫동안 길러온 사람들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재배해야 화초가 윤기 있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얼마 전 국내의 한 연구팀은 물을 급속히 냉동시킨 결정체 사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이전에 일본의 에모토 마사루가 발표한 연구 결과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사랑의 감정을 지니고 있을 때는 물 결정체가 사랑스런 육각형으로 나타나고, 반대로 미움, 공포 등의 감정을 지니고 있을 때는 물 결정체가 일그러진 흉칙한 모습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또 어떤 약수의 결정체는 육각형이 뚜렷한 반면 수돗물의 결정체는 육각형 일부가 떨어져나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물의 결정체가 항상 일정한 모습을 하고 있으리라 예상했던 것과는 크게 동떨어진 결과였다.

신비로운 것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몇년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는 인체에 해롭다고 알려진 수맥파(水脈波)에 대해 방영한 적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꿈에서 본 달마대사를 그린 어느 아마추어 화가의 그림이 수맥파를 차단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는 속이 텅 빈 피라미드 모양의 물체가 어떤 효과를 발생시키는지에 대해 방영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피라미드 안에 음식을 보관하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상하지 않고 맛도 좋아지며, 무디어진 면도날을 피라미드 속에 넣어두면 칼날이 다시 살아난다는 사실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최면을 이용해 전생을 체험하고 병을 치료하는 일들이 최근 들어 전 세계에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일부 미디어에서는 최면을 통한 전생 체험을 공개 방송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와는 성격이 약간 다르지만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목격했다고 증언하고 있는 UFO(미확인 비행물체)의 존재, 귀신과 빙의현상(귀신들림) 등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신비로운 현상들을 계속 관찰하고 또 공개하고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 자체를 부정하고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지만 좀처럼 믿으려 하지 않는다. 자신과는 별 상관없는 일이라고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도 있다. 워낙 정직하지 못한 시대에 살고 있는데다가 믿고 싶은 것만 골라서 믿는 성향을 가진 우리들로서 상식을 벗어난 현상을 받아들이기란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믿기 힘들거나 신비하게 생각되는 현상들이 무수히 존재하고 또 끊임없이 발견되어 왔다는 것은 우리가 이 세상을 근본적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세상은 실제 존재하는 세상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의 감각기관은 얼마나 믿을 만한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감(五感)에 의존해 세상을 인지하고 있고 오감으로 인지되지 않는 것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오감은 세상을 얼마나 잘 포착하고 있는 것일까?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옛부터 사람들은 시각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보 가운데 약 80%가 시각을 통해 입수된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만큼 보이는 것에 의존하고 있느냐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우리는 대부분의 정보를 시각을 통해 입수하고 있고 또 시각정보를 철석같이 믿고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시각정보는 극히 불완전한 것이다. 텔보트(Michael Talbot)가 쓴 《홀로그램 우주》(Holographic Universe)에 의하면, 두뇌의 시각피질에서 최종적으로 인식되는 시각정보는 그 이전에 측두엽에서 편집되고 변형되는데, 이 때문에 실제로 우리가 본다고 생각하는 내용의 50% 이상이 눈으로 들어온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니고 측두엽에서 가공된 것이라고 한다. 즉 50% 이상의 시각정보는 세상이 어떤 식으로 보여야 한다는 우리의 기대에 의해 짜깁기 된다는 것이다.

저자가 아무리 열심히 자신의 원고에 대한 교정을 보아도 많은 오자(誤字)와 탈자(脫字)가 발견되고, 간판이나 표지판의 글자가 잘못 쓰여져 있어도 쉽게 찾아내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눈에는 특정 위치에 존재하는 사물은 아예 망막에 잡히지도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만으로도 여태껏 우리가 시각에 대해 지니고 있던 맹목적인 신뢰감은 큰 타격을 받았을 법하다. 하지만 시각정보에 대한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시신경이 가시광선이라고 불리는 극히 한정된 진동수를 가진 빛만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우주에는 주파수가 다른 파동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하지만 우리 눈에는 일정 주파수 대역의 파동들만 인식되고 그밖의 파동들은 인식되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우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현상 가운데 극히 일부분만을 인식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청각도 믿을 수 없기는 매한가지다.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주파수는 20~20,000헤르츠(Hertz : 1초 간 진동수)에 국한되므로 우리는 그보다 더 낮거나 높은 주파수의 소리는 결코 들을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새가 아무리 아름답게 노래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지구가 엄청난 굉음을 내며 돌아가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일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높은 진동수의 소리를 듣지만, 이는 오히려 이명(耳鳴)이라 불리는 질환으로 취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후각이나 미각은 이보다 더 제한적이다. 우리는 수많은 물체들을 무미(無味), 무취(無臭)로 단정짓는데 이는 우리의 감각이 그 물체들의 진짜 맛과 냄새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촉각은 후각이나 미각보다도 더 믿을 수 없다. 우리는 무언가가 몸에 닿더라도 어느 정도 강도를 넘어서야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평소에 공기의 존재를 몸으로 느끼지 못하지만 공기의 흐름이 강해져 바람이 불게 되면 그제서야 공기를 인식하게 된다.

이상의 사실들은 우리가 오감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실제 존재하는 것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과 설령 오감으로 인지된다 해도 그것이 실제 모습인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사람들은 각자의 오감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또 실제 세상이 그 인식대로일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상 그것은 우리의 믿음에 불과할 뿐이다.

특히 우리의 오감은 비교적 진동수가 낮은, 소위 '물질'은 잘 인식하는 반면, 그보다 진동수가 높으면서 옅은 '비물질'은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오감의 한계에 대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오감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성향이 너무나 강했다. 쉬운 예를 들면 전기가 최초로 발견된 이후 사람들에게 인정받기까지 수백 년이 걸릴 정도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는 지금까지 우리가 지나치게 오감만을 신뢰해 왔음을 말해 주고 있다. 오감은 물질생활을 하기 위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존재이기는 하지만 물질만을 인식할 수 있는 극히 불완전한 인식기관이다. 오감은 무한 광대한 비물질 세계를 전혀 인식할 수 없음은 물론 그 물질세계도 극히 불완전하게 인식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사실은 오감을 통해서 인식되는 세상이 진짜 세상과는 크게 다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기초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가 사는 진짜 세상을 찾아나서 보자.

진짜 세상을 찾아 떠나는 우리에게 열린 마음은 새로운 '앎'을 위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모든 인간은 우주와 연결되어 있기에 무의식 세계에서는 이미 우주의 모든 정보와 접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새로운 정보란 없다. 단지 그 정보가 두뇌와 연결되지 않아 의식세계에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의식세계에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와 접하게 될 때 우리의 의식은 자극을 받게 되고, 그 자극을 통해 우리는 깊이 감추어진 기억의 창고를 뒤질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한 언젠가 자연스레 그 정신적 자극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알게 되고, 그 결과 우리의 '앎'은 확장된다.

반대로 기존의 믿음이나 신앙으로 굳게 무장한 채 세상을 본다면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새로운 것이 있다 해도 자신의 믿음이나 신앙에 부합되지 않는 것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껴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우리는 언제나 기존의 관념과 지식 수준에서만 맴돌게 되고, 진정한 '앎'의 확장과 그로 인한 의식의 성장은 결코 이룰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