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주/누구나 아름다운 영혼을 지니고 있다

49. 기수련의 과정 2

기른장 2021. 4. 4. 20:06

나는 기수련의 한 시기, 즉 흐트러졌던 몸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시기를 지나면서 기수련을 하면 할수록 내 몸안의 에너지가 날로 충만해지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이미 기수련의 맛에 심취한 나는 언제 어디서나 기(氣)를 운행할 정도가 되어 있어서 일분일초가 아까울 정도로 수련에 정진했다. 그즈음 나는 전신이 기운으로 충만해 있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자 나에게 밀러링 현상의 능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주파수를 맞추면 그 사람의 상태를 대번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사람이 심장이 나쁘면 내 가슴이 격렬하게 뛰었고 눈이 아픈 사람이면 내 눈이 빠질듯이 아파오는 것이었다.

 

그러자 나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내가 가진 능력이 도대체 사실인지 알아보기 위해 틈이 나는대로 전철을 타고 서울시내를 돌아다녔다. 심지어는 목욕탕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에게 주파수를 맞추곤 했다. 그러면 주파수를 맞추는 족족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저절로 알아지는 것이었다.

 

기수련을 하게 되면 누구나 몸의 변화와 동시에 마음의 변화가 진행되는 법이다. 나도 그런 것은 예외가 아니어서 밀러링 현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생기면서 내 마음에도 커다란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먼저 내가 겪은 모든 고통들이 나를 지금 여기에 서게 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난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미운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었고 살아가는 모든 일들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그렇게 마음의 급격한 전이가 있은 뒤로 나에겐 나날이 다른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수련하는 동안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워졌다. 연필을 들면 저절로 글이 써졌고 몸이 아픈 사람을 마주하기만 해도 그의 고통을 알 수 있었다. 그 사람에게 나의 주파수를 맞추면 어떠한 고통도 모두 알 수 있었다.

 

내가 기감을 강하게 느끼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가라앉힐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또 다른 호기심이 생겼다. 선생님께 다른 수련법으로 수련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으니 데려가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선생님은 언제나 나를 안내하며 원하는 데를 같이 가주곤 했다. 물론 그곳은 선생님도 처음 가는 곳이었다.

 

나는 순전히 호흡만으로 기수련을 하는 곳이며, 체조 위주의 동공을 하는 곳이며, 주문을 외는 방식의 공부를 하는 곳에도 수업료를 내고 다녔다. 그러나 성심껏 배움에 임했지만 내가 행하는 기수련 이외의 진전은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생님이 늘 말씀하시던 배우는 차원의 기수련법과 깨닫는 차원의 기수련법이 어떻게 다른가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기수련이란 배우는 차원의 기수련법으로는 되지 않는 걸 선생님은 이미 오래전에 깨우쳐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공부가 내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氣)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었다. 또한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기(氣)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별로 아는게 없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었다. 우선 그런 사람들 대부분이 스스로 기감(氣感)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기수련을 한지 얼마되지 않아 몸의 변화와 함께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난 걸 안 선생님은 나를 데리고 외출을 하기 시작했다. 남에게 보여주는 기(氣)보다는 인간의 마음과 영혼에 관한 문제가 더 크다고 말한 적이 있는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그런 문제에 나를 맞닥뜨리도록 배려한 탓이었다.

 

어느날 나는 스승님과 압구정동의 한양아파트에 다니러 갈 일이 있었다. 아파트의 한 주부가 몸이 너무 아파서 선생님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스승님은 날더러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선생님의 권유가 한편으로 의아스럽기도 했지만 선선히 따라나섰다. 처음으로 내가 가진 능력이 일정한 수준에 올라있음을 인정받은 셈이었다.

 

그날 선생님과 함께 방문한 집의 안주인은 빙의된 사람이었다. 내앞에 앉아 주기만 하면 나도 어느 정도 알 수가 있었는데 그녀는 도무지 주위를 빙빙 맴돌뿐 좀처럼 자리에 앉질 않았다. 남편이 별별 말로 구슬렀지만 그녀는 영 못들은 척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스승님은 여기는 우리 인연이 아닌 모양이라며 나를 데리고 그 집을 나왔다.

 

‘어떻더냐?’

 

‘안주인에게서 다른 영혼을 보았습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나의 대답을 들은 선생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부터 선생님은 나의 변화에 대해 확신을 가졌던 듯 했다. 그 이후로 몸이 아파 선생님을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나를 불러 좀 만져주라고 시키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자유자재로 에너지를 운용하지는 못할 때였으므로 그냥 상대방의 맞은편에 앉아서 기(氣)운행을 하고 있으면 내손이 저절로 그 사람의 아픈 곳을 찾아가 가볍게 만지기도 하고 손으로 두드리기도 하는 것이었다. 그럴때마다 에너지가 이끄는 대로 손이 가므로 상대의 아픈 부위와 내 손이 맞닿는 곳에서 아주 뜨거운 열기가 퍼져나갔다. 그렇게 나에게서 치료를 받은 사람은 하나같이 몸이 나았고 나는 그게 재미있어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기꺼이 맞았는데 그 과정이 나에게는 또 다른 수련임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출처 : cafe.daum.net/keedo/Q8yM/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