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주적 파동 패턴과 생명 에너지, 그리고 理와 氣
시칠리아 해변의 파도 냄새를 연상시키는 향수인 아쿠아디지오는 상쾌한 활기를 전해 지친 심신에 에너지를 불러일으킨다. 또 요한시트라우스의 왈츠 <봄의 소리 작품 410>, 모차르트의 <플롯 4중주곡 K285>, 비에냐브스키의 <화려한 폴로네이즈>를 차례로 들으면 하루 중에 머리를 가장 맑게 해 주는 새벽녘의 상태를 생체 내에 조성해 준다고 한다. 이런 향기 및 소리와 인간은 무엇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이제부터 우리는 이러한 일들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밝혀 보려고 한다.
현대 과학이 밝혀 놓은 물질의 근본
이 세계를 유지시키는 기본 인자 중의 하나인 빛이 파동이냐 입자냐 하는 해묵은 논쟁은 이제 빛 자체의 성질을 밝혀내기 보다는 빛을 '보는' 시각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양자 역학적 결론으로 매듭이 지어지고 있다. 관찰자의 '의식'이 대상에 영향을 미치며, '광자(光子)'들이 의식을 가지고 있는 듯이 행동한다는 것은 놀라운 발견이었다.
토마스 영은 쌍슬릿 실험에서 빛이 회절이라는 파동만의 특성을 보이며 간섭(干涉)현상을 일으키고 있으니 빛이 파동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아인슈타인의 광전 효과 이론을 빌리면 광자(光子)가 전자 하나를 때릴 때마다 당구공 하나가 다른 공을 쳐내듯이 광자가 전자를 쳐내는 것이니 이는 빛이 입자일 때만 설명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광자(光子)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정보를 주고 받고 있는 듯이 보인다는 점이다.
그것은 EPR 패러독스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1935년 미국 물리학회지 <피지컬 리뷰 Physical Review> 지(誌)에 발표되었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원자로부터 두 개의 광자가 튀어나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이때 빛이 통과하는 자리에 편광 렌즈를 설치해 둔다. 편광 렌즈란 빛의 파장이 일정한 각도일 때만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든 렌즈이다. 광자 두 개가 원자로부터 떨어져 나와 멀어질수록 이 둘이 같은 행동을 할 가능성은 적어진다. 이 두 개의 광자는 이제 남남인 것이다. 이 두 개의 광자는 편광 렌즈가 90도이면 통과하지 못하고 자신의 파동과 평행 즉 180도이면 통과한다. 그런데 편광 렌즈를 45도로 놓으면 어떤 때는 통과하고 어떤 때는 통과하지 못하는데 그 통과 여부는 완전히 우연이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양쪽으로 갈라져 나간 이 두 광자가 편광 렌즈를 언제 통과할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통과할 때는 같이 통과하고, 통과하지 않을 때는 같이 통과하지 않는 행동의 통일성을 보여 준다는 점이다. 이것은 두 광자가 무엇으로든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둘이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 받든, 아니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든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위 실험의 이론적 기초가 된 것은 '벨의 정리'였는데 J.S. 벨은 그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양자 역학은 우리의 우주관을 변화시켰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물리학자는 이 근본적인 변화가 얼마나 철저한 것인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변화란 물체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완전하게 구분하여 생각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세계 전체는 하나로서 취급되어야 합니다." -빛의 수수께끼 p161-
빛 뿐만이 아니라 물질 또한 파동이라는 결론이 도출되고 있다. 파동으로 알고 있던 빛이 입자라면 입자라고 생각하던 전자도 파동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명제로 시작하여 물질파를 생각해낸 것이 프랑스의 드브로이였다. 그는 파동의 양끝을 동그랗게 모아 연결시켰다. 전자를 이같은 파동이라 생각하여 전자가 원자핵에 끌려들어가지 않고 특정한 궤도를 돌도록 한 것이다. 그는 이것을 '물질파'라고 불렀다.
그리고 1927년 미국의 C.J. 데이비슨에 의해 전자에도 파동성이 있다는 사실이 니켈 결정에 투사된 전자가 회절 현상을 일으키는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이제 물질은 어느 한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입자가 아니라 모든 곳에 확률적으로 분포하는 파동이 되고 말았다. 즉 태양 주위를 지구가 도는 것처럼 한 공간을 점유한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태양 주위에 분포해 있는 가스 구름이 어느 곳은 짙은 먹구름으로 또 어느 곳은 옅은 흰구름이 있다고 했을 때, 먹구름이 있는 곳이 전자가 있을 확률이 높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슈뢰딩거의 파동 방정식은 마이크로 물질이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음을 완벽하게 설명해 주었다.
아인슈타인은 '떨어져 있는 것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입자적 성격의 자연에 대한 인식을 고집했다. 그러나 위의 모든 실험과 발견들은 만물이 입자보다는 하나로 연결된 파동으로 더 잘 설명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고전 물리학에서는 A입자와 B입자의 충돌이 있은 후 어느 것이 A이고 B인지 구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양자 역학에서 말하는 입자는 더 이상 이 둘을 구별할 수 없게 되었다. 예를 들면 길다란 밧줄이 있는데 양쪽 끝에서 동시에 들어올렸다고 해 보자. 이때 솟아오른 두 개의 파동은 서로 중앙을 향해 달려 마주친 후 엇갈려 지나간다. 이때 두 파고가 과연 서로를 통과한 것인지 아니면 부딪혀 반사하여 나온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이같이 양자 역학적인 입자란 우리가 상상해온 변함없는 성분 '그것'이 아니라 하나의 '정보'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눈에 보이는 거시적 세계의 한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거대 입자적인 물질과 미시적 세계의 소립자적 성질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여기에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는 현상이 있다. 솔리톤(soliton)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솔리톤이란 일정 시간 유지되는 고립파를 의미한다. 그것의 발견 경위가 특이하다.
이 우주는 무수한 패턴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인간에게는 우주가 크게 여섯가지 패턴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색깔, 소리, 향기, 맛, 촉감, 의식 등... 이러한 패턴대로 어떤 힘(energy, 근원자)이 끊임없이 발현되고 있는데, 이 무수한 패턴들의 기본인자는 무엇일까?
이 글에서는 현대 최첨단 과학이 밝혀 놓은 물질의 근본은 무엇이고, 여섯 개의 감각이 어떻게 파동의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파동 패턴과 생명 에너지가 어떻게 理와 氣에 연관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