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입자적 성격을 띠는 파동, 마법의 솔리톤(Soliton)!!
선박 설계 기술자인 영국의 존 스콧 러셀은 1834년 여름, 스코틀랜드 운하에서 거룻배의 운동을 관찰하는 도중 아주 이상한 파동을 보게 되었다. 배가 갑자기 멈추었을 때 발생한 한 무더기의 물이 빠른 속도로 앞을 향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홀로 우뚝 솟은 둥그런 모양으로 길이가 30피트, 높이가 1피트를 웃도는 그 파동은 시속 8-9마일로 굽이치며, 바뀌거나 속력이 줄어듦이 없이 운하를 따라 계속 나아갔다. 이는 참으로 신기한 현상이었다. 러셀은 이 현상을 죽을 때까지 연구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이후 1952년 미국의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가 컴퓨터를 이용해 이러한 고립파의 단서를 찾아내었고, 1960년대 수리 물리학자인 노만 자부스키와 마틴 크루스칼이 컴퓨터 모의 실험으로 서로 속도가 다른 두 개의 고립파가 충돌할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가 하는 획기적인 실험을 하였다.
"두 고립파의 상호 작용으로 파동이 깨져서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놀랍게도 그 결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두 고립파는 모양, 진폭,속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상호작용하여 각각의 안정된 구조를 유지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1965년 입자와 비슷한 고립파의 특성을 표현하기 위하여 전자나 광자같은 입자의 명칭 끝에 <-on>을 붙이는 관례를 본떠서 고립파(solitary wave)를 솔리톤이라 명명하였다." - 미래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p119 -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는 파동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솔리톤은 거시적 세계에서 사실 수없이 많이 발견되는데 바다에서 보이는 해일파(海溢波), 목성의 대기 위를 떠 다니는 소용돌이, 금속 격자 내부의 진동, 생물체의 단백질을 따라서 전달되는 화학 에너지 등은 모두 솔리톤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렇게 다른 고립파를 특별히 솔리톤이라 이르며, 이것의 특징은 파동이 입자적 성격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소립자들도 파동 중 일부의 펄스파가 유지되는 솔리톤으로 보려는 시도도 행해지고 있다. 이렇게 입자마저도 파동 현상으로 설명되어지고 있을 정도로 파동 현상은 전물질계의 근본 인자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만물이 진정 파동들이 합쳐진 파형(波形) 즉 파동 패턴이라면, 이 우주 공간은 수많은 파동들이 섞여 있고, 그중 솔리톤의 특성을 발휘하는 파동들이 입자적 패턴을 이뤄 물질로 나타나보이는 것이 된다. 다시 말해 일정한 파동인 솔리톤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몸도 일정한 정보의 파동 패턴이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라이얼 왓슨은 그의 널리 알려진 책 `초자연'에서 이렇게 통찰한다.
"우주는 시끄러운 소리가 뒤섞여 있는 난장판이다. 생물은 형태가 없는 이러한 무질서로부터 형태를 창출해낸다. 하지만 나는 거꾸로 생물 자체가 형태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이러한 생물을 만들어낼 때 사용된 설계도는 생명이 지금도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우주의 힘들 속에 내재해 있다고 주장한다." - 초자연 1장 p33 -
그가 말하고 있는 형태란 바로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생물은 패턴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도 살펴보겠지만 패턴은 실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그것은 그저 문양(紋樣)이다. 근본적인 힘의 배열일 뿐이며 정보의 덩어리일 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