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저술한 《악령을 쫓는 비법》과 《심령치료》에는 인간의 윤회전생하는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기 때문인지 불교 신자들이 비교적 많이 찾아오곤 한다.
그 중에는 오랫동안 승려 생활을 해온 분들도 많았었다. 모두가 한결같이 궁금해 하는 것은 자기의 전생이 누구였었는지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전생을 함부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일종의 천기누설(하늘의 비밀을 누설한다는 뜻)입니다. 전생을 꼭 알아야 될 사람에 한해서 본인의 보호령의 협조로 알게 되는 것입니다. 관상 보듯이 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이것은 필자가 거의 매일 같이 되풀이하고 있는 이야기다.
지난해 가을 인품 좋은 노장님 한 분이 필자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는 우리나라 불교세계에서는 상당히 이름이 알려진 분인 듯 싶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한마디 여쭈어 보겠습니다. 저는 전생이 누구였었나요. 남들은 저보고 도를 많이 닦은 승려로 대우들을 합니다만 번민이 많습니다. 아직도 견성(見性)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됩니다.” 하면서 칠순이 넘은 그는 아들 뻘이 되는 필자 앞에서 깎듯이 스승 대우를 했다. 겸손하기 이를데 없었다.
설익은 돌중들이 필자 앞에 와서 교만을 피우는데 비하면 솔직할 수 있는 그의 겸손한 자세 자체가 상당한 경지에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필자는 그의 영파에 동조를 했다.
그 순간 한 폭의 그림이 떠올랐다.
“왕십리라는 지명은 누가 지은 것이죠?”
“무학대사죠.”
“바로 맞았습니다. 스님은 바로 무학대사이십니다.”
“네, 그럴리가 있나요. 무학대사는 이태조를 도와서 이조 건국에 큰 공을 세운 도승(道僧)이 아닙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면 고려의 국운이 다하게 되어 있었는데, 무학대사는 이태조를 충동시켜서 칼로서 고려 왕조를 쓸어뜨리게 했습니다. 신하로 하여금 임금을 시역하게 한 것은 분명히 큰 죄였죠. 그 때문에 이씨 왕조는 개국 초부터 피에 피를 씻는 참극의 계속이었죠. 이태조 자신도 아들인 방원에게 쫓겨난 것이나 다름 없고, 그 뒤 단종때 일어난 일이라든가……”
“알았습니다.”
“무학대사는 자신의 초능력을 좋게 사용한 게 아니었어요. 그 때문에 다시 태어나야만 했고, 또 전생에서의 능력을 모두 잃어 버려야만 했던 것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스님은 진동수를 복용하셔서 몸을 깨끗이 하고 국가와 민족이 큰 화난이 없도록 항상 기도하는 생활을 하셔야 합니다. 당신 자신이 견성을 해서 성불(成佛)하겠다는 생각은 버리시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항상 기도하십시오. 그것이야말로 스님이 견성하여 성불이 되는 길이지, 다른 길이 있는 게 아닙니다. ‘행하되 행하지 않음과 같고 행하지 안되 행함과 같도다’ 라는 이야기를 그대로 실천에 옮기라는 뜻입니다. 지극한 정성없이 행함은 행하지 않음과 같고, 지극한 정성으로 염력을 다해서 기도를 드리는 생활은 남이 보기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 큰 일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당신 자신이 전생에서 누구였으며, 전생에서 이룬 일 때문에 국가와 민족이 큰 고난을 겪었던 이치를 깨달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고, 이번 세상에서 무학대사의 경지까지 이르기만 하면 그것으로 만족하실 줄 알아야 됩니다. 죄송합니다. 부처님께 설법을 한 셈이군요.” 하고 필자는 크게 웃었다.
전생에서 큰 사람이었다고 해서 후생에서도 반드시 큰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우주의 법칙을 보여준 하나의 좋은 예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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