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자라야할 나이에 밤낮없이 공부만 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발생하는 각종 노이로제 - 이것은 요즘 젊은이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질병이다.
이 같은 노이로제 증상은 중학교 졸업반이나 고등학교 졸업반 또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공통된 특징이다.
정신병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분열증과 우울증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우울증보다는 분열증이 심한 환자들이 더 많이 필자의 손을 거쳐갔고, 또 그들 대부분은 영혼의 빙의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도 공통된 특징이었다.
완치가 되지 않아 노상 병원을 들락거린 많은 환자들도 필자의 손을 거쳐서 쾌유된 예가 많지만, 그 중에는 결과적으로 불치로 끝난 분도 더러는 없지 않았다.
한 두 사람의 영혼이 빙의된 것은 대개가 제령되지만 동물령이나 기타 저급령들이 집단적으로 빙의된 경우는 쉽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최고로 한사람에게만 120명까지 빙의된 경우를 보았다.
집단령이 빙의된 아주 심한 환자가 쾌유된 하나의 특이한 예를 이제부터 이야기해 볼까 한다.
어느 날, 한 부인이 심한 노이로제(사실은 분열증이었음)를 앓고 있는 아들의 사진을 갖고 필자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사진을 보고 영사를 해보니 뜻밖에도 쉽게 알 수가 있었다.
“어려서 혹시 바닷가에 이웃집의 여자 애와 함께 놀러갔다가 그 애가 익사한 일이 없었나요?”
“네, 있습니다. 저희는 거제도에 피난을 갔었는데, 그때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수험 공부를 한다고 절에 가서 있었던 일은 없었나요?”
“네, 있습니다.”
“그때 절에서 이상한 일을 경험하지 않았던가요?”
“있습니다. 밤에 자려고 누워 있는데 웬 젊은 여자가 난데없이 나타나서 목을 조르는 환상을 보고 소동을 피운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정신이 좀 약해지기 시작한 게 아니었을까요.”
부인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더니 그런 것 같다고 시인했다.
“아드님에게는 그때 어려서 익사한 계집아이를 비롯해서 많은 여자들의 영혼이 빙의 되어 있는 게 분명합니다. 사진을 두고 가시고 진동수를 정성껏 최소한 한달 동안 마시게 한 뒤에 데리고 오십시오. 참 그리고 아드님의 전생은 신라시대에 살았던 이차돈 같습니다.”
“이차돈이라뇨! 그럴리가!”
“이차돈은 불교를 위해서 순교한 분입니다. 그 분이 순교하면서 이적(異蹟)을 나타냈기 때문에 신라에서 불교가 부흥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아드님은 이 병에서 쾌유하므로서 새로운 심령과학 시대를 열어주는 하나의 작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보통은 사진을 보고 전생을 알아내기가 어려운 일입니다만 아드님의 보호령이 협조를 잘 해 주어서 알게 된 것입니다.” 라고 필자는 이야기했다.
그 이후로, 환자의 어머니에게서 몇 번 전화가 걸려 왔다.
몸이 가려워졌다는 이야기, 수면제를 다량 복용한 것처럼 잠만 잔다는 등, 진동수를 복용시킨 결과는 아주 좋은 편이었다.
진동수를 마시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되던 날, 이들 모자가 필자의 연구원을 찾아왔다. 얼른 보기에도 6척에 가까운 건장한 체격의 젊은이었다.
시술을 받자, 그 자리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검던 얼굴이 하얗게 변한 것이었다.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니까 날아갈 듯이 몸이 가벼워진 것 같다고 했다.
“경과가 아주 좋아요. 그럼 사흘쯤 시술을 받고 제령 하도록 합시다.” 하고 이날은 그대로 돌려보냈다.
젊은이는 그 뒤 며칠 동안 시술을 받으러 왔었는데 제령할 날이 가까워지니까 공연히 까닭없이 눈물이 나고 슬퍼진다고 했다.
“오랫동안 정든 몸을 떠날 생각을 하고 빙의령들이 느끼는 감정이 반응을 일으킨 겁니다.” 하고 필자는 설명했다.
제령하던 날이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뒤에 빙의된 영혼들은 비교적 쉽게 이탈하지만, 전생의 업장때문에 달라붙은 인연영들은 쉽사리 이탈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차돈에게는 그를 사모하던 많은 여인들이 있었다. 그 여인들의 영혼이 문제였다.
“자아 내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합니다. 지금 이 젊은이는 이차돈의 영혼이 재생한 것은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이차돈 자체는 아닙니다. 여러분은 수십명이지만 이 젊은이는 몸이 하나입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내가 시키는 대로 보호령의 안내를 받아서 저승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세월이 흐르다 보면 언젠가는 이 젊은이도 저승으로 가는 날이 옵니다. 그리고 다시 이승으로 돌아올 때야 분령(分靈)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득한 옛날에 이루지 못한 소망을 여러분은 이룰 수가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저마다 이차돈이 재생된 사람과 짝을 짓게 될 것입니다.”
필자가 이 말을 한 순간이었다.
여지껏 얌전하게 앉아 있던 환자가 갑자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야 이년들아, 나는 몸이 하나란 말이다. 너희들 전부의 낭군이 될 수는 없지 않아. 어서 나가라구 뭣이 정들어서 못 가겠다구!”
그는 허공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눈앞에 놓여있던 옷장의 유리창을 발로 걷어차서 유리가 산산 조각이 났다.
필자도 등을 발로 채였다.
그가 소리를 지르면서 발길질을 할 때마다 형용키 어려운 악취가 방안에 가득 풍기곤 했다.
머리카락 타는 냄새 같기도 했고 썩은 송장 냄새 같기도 했다.
대기실에 앉아 있던 다른 환자들이 모두 대피소동을 벌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유리를 걷어찬 그의 한쪽 발에서 시커먼 피가 한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필자는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차분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를 지켜보기만 했다.
가만히 보니 환자는 스스로가 제령을 하고 있었다.
그뒤 이틀동안이나 그는 자기 집에서도 스스로 빙의령들을 제령시켰다고 한다.
“처음에는 썩은 냄새가 나더니 나중에는 향내가 나더군요.” 하고 여러 날만에 필자를 찾아와서 보고하는 그의 얼굴은 밝기 그지 없었다.
10여년 동안 고질이었던 심한 분열증 증세에서 그는 완전히 해방되었고, 지금은 졸업반인 N약대의 충실한 학생으로서 의욕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날 이후로 완전히 인격이 바뀌었습니다. 저희도 사실은 무신론자였었는데 이번에 완전히 깨달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것은 그의 어머니가 필자에게 들려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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