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BOOK/도인(道人)

도인(道人) 1 - 8. 자연으로부터의 배움

기른장 2025. 3. 5. 21:10

8. 자연으로부터의 배움

사이훙은 자연 곳곳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두 시자는 사이훙에게 세상에 관해 설명해 주거나 도교의 기본 개념들에 대하여 알려 주었다. 사이훙은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다. 도관 안에 있을 때나 화산 주위를 산책할 때면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을 수없이 발견했다. 시자들의 설명은 그에게 지적인 만족감과 도교 수행을 위한 준비를 갖춰 주었다.

어느 날, 세 사람은 청아한 종소리에 눈을 떴다. 린 쭝우는 자신이 데리고 있는 고양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도관에서는 쥐를 잡기 위해서 고양이들을 많이 키웠는데, 갈색과 흰색 털이 어우러진 그 고양이는 세 사람을 잘 따랐다.

「도사들은 위대한 자연주의자들이란다, 사이훙. 그들은 동물들이 어떻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영성(靈性)을 보전하는지 알기 위해 동물들을 연구한단다. 우리가 이 산 꼭대기에서 하는 일 또한 단순하고 자연적인 것이며, 동물들이 하는 것보다 더 특이할 것은 없단다. 그러나 동물들이 하는 것들에 관해서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 도사들이 관찰하는 것은 때로 아주 다르단다.」

그 암코양이는 푸른색 깔개 가장자리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팔짱을 끼듯 겹쳐 놓은 두 발 사이에 코와 꼬리를 파묻고 있었다. 린 쭝우는 설명을 계속했다.

「옛날의 도사들은 건강하게 살며 노화현상을 늦추기를 바랐단다. 그들은 사람들이 늙는 이유를 몸 속의 기가 빠져 나가기 때문이라고 믿었단다. 기를 몸 속에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동안 그들은 이 고양이 같은 동물들에게서 영감을 얻었단다. 그들은 동물들이 몸 속에 기를 가두어 둘 수 있는 이유는 몸을 웅크려서 기가 빠져 나갈 수 있는 항문과 다른 구멍들을 잘 닫고 잠을 자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단다. 고양이가 바로 그렇단다.

자, 완만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고양이의 배를 봐. 호흡이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지 않니? 도사들은 오랜 연구 끝에 하복부 전체를 가득 채우는 깊고 순조로운 호흡이 아주 유익하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린 쭝우가 그 고양이를 쿡 찌르자 고양이는 즉시 잠에서 깨어났다. 고양이는 눈을 뜨고서 귀를 곧추세웠다.
 
「이 암코양이는 게으르고 뻣뻣한 사람들과는 달리 즉시 깨어난단다. 저 기지개 켜는 모습 좀 보려무나. 고양이조차 체조를 할 줄 알고 자기 몸을 관리할 줄 안다는 증거지. 도사들은 저런 체조가 건강을 지키는 데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단다. 

만약 고양이가 병이 들면 어떻게 할 것 같으냐? 물론, 저놈은 집쥐나 들쥐 같은 몸이 작은 동물들을 잡아 먹고 살지만, 자기가 병이 들면 스스로 몸을 다스리기 위해서 약초나 풀 같은 것도 먹고 산단다.

끝으로 고양이는 신령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아둬라. 저놈은 명상을 한단다. 저놈이 창가나 쥐구멍 앞에 조용히 앉아 있을 때는 우리 사부님처럼 움직이지 않고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때란다. 저놈이 들쥐를 기다리고 있을 때는 아무것도 저놈의 정신을 흐트러뜨릴 수가 없단다. 저놈의 마음이 오로지 한 점 위에 있기 때문이지. 저놈은 쥐가 구멍에서 나올 때까지 거의 하루 종일 앉아서 기다렸다가 쥐가 나타나면 잡아 버리지. 음과 양, 완벽한 정적과 집중, 완벽한 행위와 힘.

고양이는 스승이 필요 없단다. 고양이는 스스로 배우지. 저놈은 호흡하는 방법을 알아 기를 보존하고, 스스로 병을 치유하고, 명상으로 정신을 집중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지. 고양이를 연구해 보거라, 사이훙. 네가 배워야 할 것은 고양이도 알고 있단다.」

그날 오후 시자들은 사이훙을 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시자들은 사이훙을 절벽 꼭대기로 데리고 갔는데, 절벽 끝에는 소나무가 이리저리 휘고 비틀린 뿌리에 의존해서 매달려 있었다. 푸르른 소나무에는 커다란 학 한마리가 움직이지 않고 한쪽 다리로 서 있었다. 학은 사람들의 출현을 알고 있는 듯했으나,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화산에 사는 동물들은 도사들이 자기들을 결코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 학 역시 그것을 믿고 있는 듯 품위를 지키며 서 있었다. 그 학의 자세에 대해 칭 수이셩이 설명을 해줬다.
 
「옛날의 도사들은 동물들이 제각기 가지고 있는 비밀들을 배우려고 했단다. 그리고 그렇게 연습해 보았지. 처음에는 모든 것을 한 번에 알 수 없었지. 네가 오늘 아침에 고양이를 보았듯이, 몇 가지 의혹을 느꼈을 뿐이었어.

저 새를 보아라. 얼마나 소용없는 짓인가! 새들은 저렇단 말이야. 건방진 태도, 저 자세. 그러나 다시 보아라, 사이훙. 저놈은 아주 몸집이 크단다. 그런데 저놈이 어떻게 날 수 있을까? 어떻게 저놈이 가냘픈 한쪽 다리로만 저렇게 서 있을 수 있을까? 문제는 기에 있어. 기를 담은 호흡이 저놈의 몸을 날아오를 수 있을 만큼 가볍게 만들어 준단다. 자기 자신을 공기로 가득 채워 날아오르거나 한쪽 다리로 서 있을 수 있는 것이지.

그러나 저놈은 왜 한쪽 다리로 서 있을까? 그 이유는 고양이와 마찬가지란다. 저놈도 기를 보존하기 위해서 몸을 봉쇄하고 있는 것이지. 도사들은 학의 세 가지 특징 있는 봉쇄기법들로 몇 가지 명상자세를 만들어 내어 도교의 양생론을 완성했지. 학은 머리를 뒤로 젖혀서 두부를 막고 있고, 눈은 위로 치켜 떠서 이마에 있는 정신의 중심부를 본다. 가슴은 풍만하게 부풀려서 횡경막을 잠그고,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서 항문을 닫는단다.

다른 동물들도 이와 같이 기를 보존하기 위해 몸의 곳곳을 잠가 놓고 있단다, 사이훙. 개는 몸을 웅크리고 잠을 자고, 사슴을 잠잘 때에 한쪽 발굽으로 항문을 막고 잠을 잔단다. 잘 관찰해 보거라, 사이훙. 어리석은 인간을 제외한 자연의 모든 것들이 기를 보존하는 방법인 차폐술(遮閉術)을 잘 알고 있단다.」

사이훙이 나이가 들어가자, 칭 수이셩은 더 이상 그를 데리고 다니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이훙은 화산의 가파른 산등성이를 혼자서 올라다녀야만 했다. 그런 일은 힘이 들었으므로, 그는 쉽게 피곤해졌다. 두 시자는 사슴과 호랑이를 예로 들어 가르쳤다.

「언덕을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 넌 피곤함을 느낄 게다, 그렇지 않니?」

린 쭝우가 물었다.
 
「움직이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지. 사슴들을 여러 번 보았겠지? 그놈들이 언덕을 올라갈 때는 발굽이 거의 땅에 안 닿는 것처럼 보여서 마치 떠다니는 것 같지. 사슴들은 몸 속의 기를 상승시키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

사슴이 달릴 때는 모든 에너지가 극한에 달해서 발굽들과 꼬리와 뿔, 모든 곳에까지 기가 도달한단다. 사슴은 아주 힘이 센 동물이지. 자신의 몸에 있는 기를 봉쇄함으로써 기를 보존하고 그 기를 바깥쪽으로 순환시킨단다. 이 기가 겉으로 뻗쳐 나온 것이 꼬리와 뿔이다. 사슴의 뿔과 꼬리는 강력한 생기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아무리 노쇠한 사람이라 해도 그것을 먹으면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이란다. 사슴은 모든 에너지를 위로 상승시켜 보낼 수가 있기 때문에, 언덕을 쉽게 뛰어 올라갈 수 있는 것이란다.

네 몸 속에 있는 기를 순환시키는 방법은 나중에 배울 수 있을 게다. 그러니 지금 산 위로 올라가면서는 오직 사슴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거라. 그놈들에게서 어떻게 힘을 안 들이고 올라갈 수 있는지 배워 보도록 하려무나.」

린 쭝우의 설명에 이어 칭 수이셩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산을 내려가는 데에도 역시 특별한 방법이 있단다. 산을 내려갈 때 가장 나쁜 것은 뼈가 시큰거리는 느낌이지. 도사들은 이 점을 주목하고 호랑이에게서 영감을 얻었지. 그 누구도 호랑이처럼 산을 내려갈 수는 없다. 호랑이는 서두르지 않으며, 동작이 여유있어 보인다. 그놈은 조용하고 은밀하게 산을 내려간다. 그놈의 발걸음은 힘 하나 안 들이고 자리에서 떨어진다. 기우뚱거리며 볼품없이 산을 내려가는 사람과는 달리, 그놈은 유연하고 미끈하지.

호랑이는 뼈와 힘줄이 튼튼한 동물이다. 산을 내려올 때 호랑이는 이완된 힘과 유연한 관절들을 사용하면서 아주 편안하게 내려 오지. 그놈은 결코 뼈가 시큰거리는 일이 없단다. 왜냐하면 호랑이는 탄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동물 중에서 가장 튼튼한 뼈를 가지고 있지. 그래서 호랑이 뼈는 강장제로 쓰이기도 한단다.
 
산을 내려갈 때는 호랑이처럼 느슨한 힘을 사용해서 속도를 늦추거라. 그리고 뼈를 보호하기 위해서 관절들을 부드럽게 유지하거라. 산을 올라갈 때는 사슴처럼 힘을 안 들이고 올라갈 수 있도록 상승하는 기를 사용해서 몸을 가볍게 해라.」

점심을 먹기 위해서 호숫가에 멈춰 섰을 때 시자들은 사이훙을 약초 캐러 다니는 길로 데리고 갔다. 때는 늦은 봄이었고, 호숫가는 잠자리, 새, 나비, 개구리, 거북이 등으로 생동감이 넘쳐 흘렀다.

사이훙은 두 시자에게 물방울을 튀겼다. 그러자 그들은 사이훙을 호수로 밀어 버렸다. 사이훙은 중심을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곧 진흙탕 속으로 넘어졌다. 사이훙이 화난 표정을 지으며 옷에서 진흙을 털어내는 동안 두 시자는 내내 큰소리로 웃어댔다. 사이훙은 벌거벗은 채 햇빛이 따사로운 바위 위에서 의복이 마르기를 기다려야 했다.

사이훙은 옷이 마르기를 기다리는 동안 긴 갈대를 꺾어 늙은 거북이 한마리를 쿡 찔렀다. 그러자 그 거북이는 머리를 움추렸다. 사이훙은 네 발이 다 움츠러들 때까지 쿡쿡 찔러댔다. 거북이는 마지막으로 꼬리까지 안으로 감추었다. 거북이는 사이훙의 장난이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른 바위로 어기적어기적 기어 올라갔다. 사이훙은 그놈의 튼튼한 걸음걸이를 살펴보았다.

「저 늙은 놈을 보아라. 어린아이가 자기를 찔러대는데도 품위를 유지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거든. 저 거북이는 아마 너보다도 더 오래 살 것이다. 거북이란 놈은 대단히 오래 사는 동물이지. 저놈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 사부님들이 언제나 한가롭게 거니시는 것도 서두르는 것이 곧 명을 재촉하는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칭 수이셩이 속삭이듯 얘기해 주었다.

「북봉에 있는 도관의 궁주님은 어떤데요? 그분의 머리는 너무나 나이가 들고 주름이 잡혀서 벌써 거북이처럼 보이는 걸요!」

사이훙은 그 모습을 떠올리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두 시자도 폭소를 터뜨렸다.

「그래, 그분은 정말 그렇게 보여. 우리 그분은 앞으로 거북 사부님이라고 부르자.」

칭 수이셩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거북 사부님이 숙소에 불이 났을 때 과연 달려나오실 것인가 아닌가에 관해서 시끌벅적하게 웃고 이야기한 뒤에 칭 수이셩은 강의를 계속했다.

「저기 일광욕을 하고 있는 다른 거북이를 보렴. 저놈은 머리를 길게 내놓고 눈을 한데 모아 위를 바라보고 있지? 저놈은 명상을 하고 있어. 저놈의 모든 기가 위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지. 그리고 저 늙은 거북이가 잠자는 것을 봐. 저놈은 모든 것을 껍질 속으로 집어넣고 있어. 자, 이젠 알 수 있겠지? 저놈은 몸의 세 곳에 자물쇠를 잠그고 있는 거야. 저놈의 모든 기가 저 딱딱한 껍질 속에 가두어져 있단다.」

사이훙은 두 마리의 거북이를 연구해 보았다.

「그래도 나는 거북이처럼 곱사등이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리고 또 저 개구리들처럼 뚱뚱하고 못생긴 아이가 되기는 더 싫구요.」

사이훙은 불만을 나타냈다.

「뚱뚱하다구?」

칭 수이셩은 소리를 질렀다.

「오호! 저 개구리들은 뚱뚱하지도 않고 못 생긴것도 아니란다. 오히려 도사들은 저놈들을 대단히 칭찬한단다!」

「윽!」

사이훙은 비명을 질렀다.

두 시자는 사이훙 옆에 앉았다. 날씨는 화창했고 오후의 햇빛은 뜨거웠다. 그들은 모두 신발과 각반을 풀고 차갑고 맑은 물에 발을 담갔다. 린 쭝우는 반짝이는 푸른색 피부에 검은 점들이 정교하게 박힌 큰 황소개구리 한 마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크기가 주먹만한 그 개구리는 쭈그리고 앉아, 하얀 목을 엄청나게 부풀리고 있었다.
 
「저 개구리는 기공의 사범이란다. 저놈은 언제나 자기 몸을 잠그는 것을 수련하고 있지. 쭈그리고 앉는 것은 항문을 막기 위한 동작이고, 가슴을 부풀리는 것은 횡격막을 막는 동작이다. 두 눈을 한 점에 모으고 있는 것은 머리의 기가 빠져 나가는 정문을 잠근거야. 저놈은 기공을 연마할 때 마음으로는 신령한 것은 명상하고 몸에는 자물쇠를 채워 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단다. 개구리의 기공은 가장 훌륭한 기공법 중에 하나란다. 개구리는 엄청난 거리를 뛰어 넘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기를 쌓을 수 있단다.」

린 쭝우는 개구리의 기공을 설명한 뒤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몇번 첨벙거리며 실패를 하더니 간신히 개구리 한 마리를 잡았다. 그는 개구리를 가지고 사이훙에게로 돌아와서는 개구리의 어깻죽지를 잡아 보였다. 그 개구리는 가냘프게 축 늘어져 버렸다.

「봐라, 사이훙. 개구리란 놈은 뚱뚱하지 않단 말이야. 개구리가 뚱뚱해 보이는 것은 이놈의 기공 능력 때문이야. 도사들은 이 개구리 흉내를 내지. 이놈은 기공의 대가인데다 명상하는 힘이 아주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란다.」

동물들이 기를 어떻게 보존하는가를 깨달을 때까지 비슷한 강의를 몇 번이나 들었다. 사이훙이 청년기로 접어들자 시자들은 그에게 성과 독신생활에 대해서 가르쳐 주었다.

사이훙은 봄철에 교미하는 동물들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놈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시자들은 재생산의 순환회로를 충분하고 솔직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들은 인간의 성적 기능들을 책과 그림으로 보여 주기도 했다. 교미는 자연스러운 사건이었고 도사들은 자연적인 것은 어떤 것이든 거부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자들은 절제도 역시 자연적인 것임을 지적했다. 그들은 교미에 관해서 충분하게 설명한 뒤에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들려주었다.

「동물들은 오로지 봄철에만 교미를 한단다. 어떤 동물들은 암수가 자주 섞이지 않기도 하지. 그러니까 모든 동물들은 독신생활을 하는 셈이지. 동물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생명력을 보존한단다.」

린 쭝우가 말했다.

「우리 사부님들이 성취하신 경지를 보거라. 만약 네가 건강을 유지하고 장수하며 생명의 신비를 꿰뚫어보고 싶다면, 너는 반드시 세 곳의 문을 봉쇄하고 성의 정수인 정액 속에 들어 있는 생명력을 보존하고 순환시키는 기공과 명상을 수련해야만 한단다.」

칭 수이셩이 말을 이었다.

그들은 그에게 인체의 해부도를 더 많이 보여주었다.

「신체에는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여러가지 중심부들이 있단다. 각각은 몸통 밑에서부터 머리 꼭대기까지 배열되어 있는데, 그 중심부가 바로 수련자에게 힘을 주는 곳이란다. 이러한 중심부들을 열기 위해서는 기가 필요하지. 가장 높은 곳은 정수리인데, 기를 정련해서 그렇게 높이 상승시키기는 어려운 일이란다. 정(精)은 숨과 반응하여 기가 된단다. 기는 순환하여 신으로 변화하는 것인데, 이 신기(神氣)가 정수리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란다. 초를 비유로 들어서 말한다면, 초의 몸체는 정이요, 불꽃은 기이며, 촛불의 빛은 신이라고 할 수 있단다.

동물들은 우리가 이미 얘기했듯이 수련과 독신생활을 통해 정을 보존하고 신령한 상태에 남아 있게 된단다. 만약 네가 성생활에 탐닉하게 되면 너는 정을 고갈시키게 된다. 정이 없으면 기가 있을 수 없고, 기가 없으면 신령스러움도 있을 수 없다.」

린 쭝우가 그림을 보며 설명해 주었다.

두 시자는 사이훙을 도관의 학당으로 데려가 앞으로 일어날 육체적 변화를 미리 알 수 있도록 여러 나이층의 소년들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사이훙이 순조롭게 사춘기의 변화를 받아들이기를 바랐으므로 충분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도와주었다. 축제일이 되면, 그들은 사이훙을 유일하게 대중에게 공개되는 북봉 사찰로 데리고 갔다. 거기에서 그들은 결혼한 속세의 사람들을 가리키면서 독신생활의 중요성을 또다시 설명해 주었다.
 
「저 사람이 얼마나 쪼글쪼글하게 늙었는가를 보아라. 40세도 안된 것 같은데 벌써 얼굴에는 주름이 잡히고 머리카락은 하얗게 세어 버렸잖니? 더군다나 그나마 많이 빠져 있고. 왜 그럴까? 정이 적기 때문이다. 그는 기가 몸 밖으로 새는 것을 막는 차폐술과 기를 위로 상승시키는 행기법을 알지 못해서 정력을 너무 많이 소모한 거야. 등이 벌써 굽었고 숨결은 얕으며, 몸은 뻣뻣해서 부서질 것만 같구나. 그는 80살 먹은 화산의 도사들만도 못하구나.」

사이훙은 도사들과 보통 사람들의 차이점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직 사춘기도 안 된 어린아이였으나, 독신을 지키며 수도하는 것이 더 좋게 생각되었다. 그는 이제 서로 상충하는 유혹 없이 순수한 도교의 세계를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시자들의 가르침을 하나씩 깨우치게 되었다. 사이훙은 곧 사부님들이 성취하신 높은 정신세계를 동경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