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부 진정한 자아를 찾아서
26. 미로
화산으로 돌아와 일주일 뒤 사이훙은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동굴에서 홀로 지내며 금욕생활을 하기로 맹세했다. 사이훙과 사부는 길일을 택해 화산의 서봉으로 향했다. 그들은 동굴 입구 옆에 있는 넓적한 바위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사부가 사이훙은 향해 돌아서면서 말했다.
「바로 이곳이다. 여기에 머물면서 네 참모습을 깨닫도록 해라.」
그들은 동굴 안의 비탈길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곳곳에 수많은 샛길과 방 같은 공간이 있어 사이훙은 마치 미로 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동굴 깊숙이 들어갈수록 공기는 더욱더 차가워졌고, 발자국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간간이 비좁은 길을 지날 때마다 몸을 옆으로 틀어 지나가야 했다. 동굴 속은 숨이 막힐 정도로 어두웠으나 가끔 반짝이는 광석 덕분에 제법 환한 곳도 있었다. 암석이 녹아 내려 생긴 듯한 수많은 종유석은 밑에서 솟아오른 석순과
닿을 듯 말 듯했다. 한동안 꽤 큰 개울물을 옆에 끼고 걷던 두 사람은 마침내 횃불과 기름등으로 밝혀진 다섯 개의 석실에 도착하였다. 그곳이 바로 사이훙과 사부의 목적지였다.
석실 부근에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복도와 웅덩이들이 수없이 많았다. 천장에는 자연적으로 생긴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그 구멍들은 통풍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 구실도 했다. 사이훙은 빛을 받아 모습이 드러난 물건들을 바라보았다. 돌침대, 향로, 기름등, 몇 권의 서적, 호리병 물통, 물시계, 악기, 필기구, 일기장과 여벌의 옷.
그곳에는 명상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분리된 석실이 있었다. 개울물이 그 방 안으로 흘러 들어 중앙에 깊은 웅덩이를 거친 뒤 밖으로 흘러 나갔다. 석실 한쪽에는 나무로 만든 커다란 명상용 제단이 있었다. 용의 발톱 모양을 한 바닥에는 고대의 암호가 새겨져 있었고, 학 모양을 한 두 개의 철제 향로가 제단 좌우에 놓여 있었으며, 모래로 덮인 돌바닥에는 커다란 원이 새겨져 있었다.
사이훙은 풀로 엮어 만든 방석과 표범 가죽과 명상용 깔개를 제단 위에 깔았다. 사부는 사이훙에게 팔괘경(八掛鏡)을 건네주고 목에 부적을 매주며 마지막 훈시를 하였다.
「많은 도인들이 이곳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네 사형들 역시 이 곳을 거쳤다. 정진하고 인내하거라, 사이훙. 너 또한 성공하리라 믿는다.」
사이훙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사부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이제 사이훙은 외톨이가 되었다.
사이훙은 매일 아침 명상을 하고, 별자리를 관찰하며, 경전을 암송하고 저녁 명상을 통해 수련을 쌓아 갔다. 그 외의 시간은 동료가 가져오는 세 번의 식사와 무술 수련, 악기 연주, 서예, 그림 그리기, 동굴 답사 등을 하며 보냈다.
사이훙은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목욕으로 몸을 청결히 한 다음 체력을 단련하였다. 그러고는 명상용 석실로 가 신성한 원형 속의 제단 위에 앉아서 모래 위에 특이한 그림을 그렸다. 원, 사각형 등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그 그림은 천지의 모든 힘과 열 방향, 다섯 원소를 상징하는 도형이었다. 사이훙은 각각의 신을 나타내는 한 획 한 획을 신에게 호소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려 나갔다. 자신을 보호해 주고 지원해 주는 도형을 힘들게 만들어 낸 뒤 사이훙은 그 중심부에 들어가 앉았다.
그 도형과 목에 매단 부적은 사이훙의 정신이 신체를 떠났을 때 외부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런 보호막이 없으면 사이훙의 육신은 들어앉을 육신을 찾아 헤매는 수많은 악령과 악마에게 침해를 받을 것이다. 악령과 악마들은 육신의 아홉 구멍으로 들어와 정신이 회복되는 것을 방해했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사이훙은 24가지의 손 동작을 하며 생각을 중단하고 집중력을 심화시켜, 마침내 정신이 육신을 떠날 수 있는 준비를 했다. 그러한 동작들은 바로 우주가 진화해 온 전체 과정을 상징하고 있었다. 사이훙의 명상은 우주 생성의 최고점에 올라 있었다.
사이훙은 완전히 다른 세계에 있으면서 조용히 앞에 있는 받침대 위에 놓인 경전을 읽었다. 힘을 지닌 경전의 각 단어들은 사이훙의 영혼이 여행을 떠나도록 만들었다.
사이훙은 경전을 암송해 신들에게 기도하였다. 사이훙이 여행 중에 모든 신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자 도교의 삼신을 비롯한 하늘의 모든 신들이 사이훙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이훙의 영혼은 육신을 떠나 용을 타고 하늘로 향했다. 하늘에 도착하면 사이훙은 일단 신들 앞에 자세를 낮춘 다음 계시를 기다리면서 명상의 자세를 취했다. 신들이 입을 열지 않을 경우에는 사이훙이 신들에게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였다.
두 시간 뒤, 그는 경전의 다른 부분을 암송하면서 의식 상태로 되돌아왔다. 그는 환영을 사라지게 하는 동작을 하며 도형의 한 획 한 획을 지웠다. 도형을 지우며 도형에 의해 불려 온 신들을 놓아 주기 위하여 경전을 암송하였다.
경전을 읽는 일 또한 중요한 일과였다. 매일 점심을 들기 전에 사이훙은 신들을 향해 과거에 맺은 인연의 끈을 깨끗이 없애 달라고 호소하는 경전을 암송하였다. 신들은 하루에 두 번 내려왔는데, 양(陽)신은 낮에, 음(陰)신은 저녁에 강신하였다.
동굴 속의 신비를 탐험하는 자유시간 무렵의 정오경이면 사이훙은 재차 명상에 돌입하였다.
동굴 안의 구조는 매우 복잡하고 불규칙했다. 어떤 곳은 비좁은 바위 틈새를 통과해야만 했고, 어떤 곳은 물밑을 헤엄치거나 자연적으로 생긴 돌다리를 지나야 도달할 수 있었다. 앞서 수행했던 은자(隱者)들이 동굴 속에 은둔하며 많은 곳을 탐험하고 표시를 해 놓았지만 대부분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그중에는 매우 위험스러워 보이는 곳들도 있었다. 어떤 곳에는 출입하지 말라는 경고판이 있었다. 특별히 마음에 들어 즐겨 찾는 곳도 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낯선 곳으로 갈 때면 새로운 경험에 따른 신비감과 경이로움을 느끼곤 했다.
동굴에 머무른 지 얼마 안 되어서 사이훙은 바위를 타고 내려가 긴 복도를 찾아냈다. 복도 안쪽으로 몇 미터 들어가 보니 바닥 아래쪽으로 또 다른 동굴이 뚫려 있었다. 그 동굴 속을 살피다가 무너진 고대의 계단과 벽에 박힌 쇠사슬을 보았다. 사이훙은 횃불을 손에 쥐고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사이훙은 아래로 걸어 내려가면서 발자국 수를 세었다.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위쪽 동굴에서 비치는 빛이 희미해지더니 마침내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횃불만이 유일한 빛이었다. 사이훙은 계속 발자국 수를 세었다.
발자국 소리는 사이훙에게 최면을 걸었고, 어둠은 사이훙을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다. 단단한 동굴 벽에 의지해 끝이 보이지 않는 동굴 속으로 이끌려 갔다.
그가 5백 번을 세었을 때였다.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사이훙은 천을 세고는 걸음을 멈추었다. 1천 2백을 세었다. 그것이 목소리였던가? 1천 3백을 세었다. 틀림없이 목소리였다.
이상하게 억눌린 비명소리와 울음소리였다. 위쪽을 쳐다보았지만 칠흑같은 어둠만이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엎드린 자세로 1천 5백 보까지 내려갔을 때 비로소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그는 누군가 자신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자신이 지나온 곳을 돌아보았지만 계단과 쇠사슬마저 어둠속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목소리가 그에게 가까워졌다. 놀란 사이훙은 재빨리 몸을 돌려 위쪽으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동굴을 벗어날 때까지 사이훙은 멈추지 않았다. 가슴이 격렬하게 뛰었다.
사이훙은 다시는 그 동굴 근처에 가지 않았으며, 두려움은 곧 사라졌다. 다음에는 동굴의 크기를 알아보기 위하여 답사를 해보았다. 그는 화강암 사이에 난 비좁은 틈새로 흘러 들어오는 희미한 빛을 향해 전진했다. 바위 틈바구니 끝에 이른 그는 맞은 편 출구를 통하여 밝은 빛과 안개를 보았다. 사이훙은 화산을 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급히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사이훙은 화산의 봉우리 대신 지평선 너머로 펼쳐져 있는 숲을 보았다. 사이훙은 어리둥절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쪽 방향에 숲이 있을 리 만무했다. 설사 그가 가보지 못한 장소가 있다 해도 화산 부근에 그처럼 광활한 지역이 존재하기란 지형상 불가능했다.
사이훙은 동굴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나가기가 내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동굴 입구에서 풍경 하나하나를 세세히 살펴보기만 했다. 대부분의 나무는 굵고 비틀어진 소나무들이었다. 넓은 잎사귀를 가진 나무들이 전혀 없어서 마치 원시 상태의 숲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원시의 숲은 그지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사이훙은 발걸음을 돌려 비좁은 틈새를 지나 그의 거처로 되돌아갔다. 그는 그날 본 것을 모두 일기에 적었으며 나중에 사부에게 질문하였다. 질문을 받은 사부는 자신도 무한한 숲을 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숲의 끝을 보지는 못했고, 이전에 득도한 사부들조차 그곳을 답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사부의 말에 의하면 어떤 사람을 그곳으로 들어갔다가 길을 잃어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어느 날 오후, 사이훙은 우연히 전에는 보지 못했던 출구를 발견했다. 그 출구는 좁은 동굴의 높다란 벽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는 출구까지 기어올라가 햇빛이 비치는 바위 위로 나갔다. 그곳은 깎아지른듯한 절벽 표면이 움푹 패면서 생긴 곳이었는데 몸을 뻗고 늦은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즐길 수 있을 만큼 넓었다. 그는 바위 틈으로 꼭대기에 숲이 있는 또 다른 절벽을 보았다. 그는 느긋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곳곳의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잠시 후, 바위 틈새 저편에서 이상한 동물이 나타나더니 사이훙 앞으로 다가와 껑충껑충 뛰기 시작했다. 언뜻 보기에는 조랑말 같이 생겼으나 전에는 보지 못한 동물이었다. 조랑말과 같은 발굽과 형태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슴 머리에 솜털 같은 꼬리가 달려 있었고, 몸에는 비늘이 있었다. 그 동물은 껑충껑충 뛰면서 원을 그리는가 하면 감춰진 다리로 진흙을 긁으며 때때로 말처럼 낑낑거렸는데, 마치 사이훙에게 같이 놀자고 하는 듯했다. 그러나 사이훙은 그럴 수가 없었다. 커다란 바위가 둘의 만남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동물은 모습을 감추었다가는 나무 뒤에서 다시 조심스럽게 머리를 내밀고 엿보았으며, 그러다가는 다시 사이훙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나왔다.
사이훙은 해가 질 때까지 그 동물이 춤추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저녁 수련을 하기 위해 돌아섰다. 그 동물은 몹시 실망한 듯 슬픈 모습으로 벼랑 끝에 서 있었다. 사이훙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동물을 바라보았다. 동물이 반짝이는 햇빛 아래 머리를 흔드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사부가 방문하자 사이훙은 사부에게 그 동물에 관해 물어보았다.
「사부님, 평범해 보이지 않는 동물들을 보았습니다. 이틀 전에는 이상한 조랑말이 보이더니 오늘은 토끼를 봤습니다.」
사이훙은 그 동물들의 모습을 묘사했다. 사부가 대답했다.
「네가 접한 풍경과 동물은 너에게 다 의미가 있는 것들이다. 그 의미를 알아내느냐 못 하느냐는 전적으로 너 자신에게 달려 있다.」
「조랑말은 그렇다 치더라도 토끼는 더욱 이상했습니다.」
「무슨 말이냐?」
「저는 매일 어떤 작은 동굴을 지나가는데 그 동굴 바닥에는 잔디가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오늘 그곳에 한 무더기의 버섯과 토끼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동굴을 떠났다가 채 5분도 안 되어 되돌아가 봤는데 토끼와 버섯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토끼가 버섯을 먹어 버렸을까요? 토끼가 버섯을 먹었다면 잔디 위에 버섯이 있었던 자국과 토끼가 버섯 줄기를 씹다 버린 흔적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마 신들이 너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모양이다.」
「신들의 신호라구요? 그렇다면 그 신호는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스스로 알아보거라. 만약 알아내지 못하면 명상을 통해 직접 신들에게 물어 보거라.」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사이훙은 일기를 쓰면서 그간의 경험들을 평가했다. 그는 이제 진정으로 명상을 즐기고 있었다. 즐거움으로 자신도 모르게 웃으며 생활했다. 화산에서 10년동안 수련한 끝에 마침내 그런 경지에 이른 것이었다. 평온하고 즐거우며 건강하다는 느낌, 새로운 배움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이훙은 도취되어 있었다.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명상은 그를 예민하게 만들었으며 인간에 대한 그리움 대신 고독을 즐기는 기쁨을 안겨 주었다. 명상으로 계발된 그의 감성과 감정은 동굴 곳곳에서 자극을 받았다. 사이훙은 그림과 음악을 통해 기분 전환을 하였고 자아를 발견하며 안목을 넓혀 나갔다. 실재이건 환상이건 간에 그의 경험은 놀라운 경험임에 틀림없었다.
사이훙은 각각의 경험들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들은 수수께끼였고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어느 동굴에서 들려 온 목소리, 무한한 숲, 조랑말, 토끼······. 그것들은 실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환상의 소산인가? 광란의 상태에 빠져서 그런 것들을 본 것일까? 그의 인지능력에 의해 나타난 것인가? 아니면 그의 인지능력과는 상관없이 나타난 것일까? 어쩌면 잘못된 것은 단지 그의 견해뿐인지도 모른다. 혹은 실재에 대한 그의 생각이 잘못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경전들은 한결같이 서로 다른 물체들은 환상의 소산이라고 강조하였다. 어쩌면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차원이 겹쳐 있는 까닭에 개개의 실체가 동시에 여기저기에 나타나는지도 모르고, 또 어쩌면 모든 것이 동시에 같은 곳에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혹시 조랑말 같은 동물은 실재하는 반면 인간은 실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사이훙은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 오던 동굴과 지평선 너머로 뻗어 나간 숲속으로 빠져 들거나, 조랑말 같은 동물을 만난 암석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경험 자체를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는 기이한 동물과 풍경이 자신의 존재와 상관없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영혼이 만들어 낸 환상에 불과한지에 대해 끝없는 의문을 던졌다. 깊은 인상을 심어 준 몇몇 경험들 때문에 사이훙의 생각과 판단은 날이 갈수록 모호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실재의 근원이 어디에 있든 사이훙은 그것이 자신의 육체와 정신, 영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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