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에 든 영혼, 즉 귀신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종교에서 인정하고 있지만 그 처방은 각 종교마다 조금씩 다르다. 영혼을 쫓는 행위를 천주교에서는 ‘구마’ 기독교에서는 ‘축사’라 하며 ‘불교’에서는 천도라 한다.
그런데 구마 혹은 축사라는 말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일신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종교에서는 영혼을 내쫓거나 핍박해야 할 대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빙의된 사람들은 마귀의 흉계에 걸려든 것이며 성령의 힘으로 내쫓거나 없애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반면에 불교에서는 그런 영혼들 또한 일반 사람과 마찬가지로 불행한 중생에 다름 아닌 것으로 여긴다. 천도라 해서 그들을 저승으로 갈 수 있도록 기원하고 빌어 주는 것이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빙의된 영혼에 대한 나의 생각은 기독교 쪽보다는 불교쪽에 훨씬 가깝다.
오래 전부터 맺어진 인연으로 인해 이승에 태어나 주어진 생명이 다할 때까지 자신의 업을 갈고 닦아야 할 사람들이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해서 구천을 떠도는 영혼이 되고 말았다면 그건 정말 불행한 일이다. 따라서 그들을 달래고 어루만져서 그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보내야 한다.
그들을 곱게 달래서 천도시켜야 하는 또 한가지 이유로는 예측하지 못할 그들의 힘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 영혼의 힘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공포영화에서 볼 수 있는 정도의 힘은 아니라 할지라도 자신이 깃든 인간의 육신을 완전히 망쳐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영혼을 쫓아낸다 하더라도 빙의되었던 육신이 망가져 버린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말이다.
빙의되어 있는 영혼을 구제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독교나 천주교에서는 목회자가 성령의 힘으로 귀신을 쫓아낸다고 한다. 또 불교에서는 도력 높은 스님이, 무속에서는 영험한 신령을 모시고 있다는 무당이 굿을 함으로써 빙의된 사람을 구한다고 알려져 있다.
빙의된 사람이 어떤 방법을 택하건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문제는 빙의된 당사자가 그로 인해 잠시라도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면 그것 또한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빙의된 영혼을 무조건 추방시키고 없애 버려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영혼을 막무가내로 윽박지르고 짓누른다고 해서 사람의 육신을 빠져 나오지 못한다. 또 설사 그렇게 해서 빙의된 영혼이 빠져 나왔다고 하더라도 저승세계로 보내지 못한다면 그 영혼은 이승을 떠돌다 다른 사람에게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빙의된 영혼을 섣불리 다루다 빙의된 사람은 물론이고 자신까지 위태로워진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빙의된 영혼을 천도시키려면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이 영혼을 달래고 저승세계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도력이 높은 사람이 그럴 능력이 있다고 믿지만 천도재를 주관하는 사람이 정말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는 일반인들이 쉽게 알 수가 없다. 지금까지의 내 경험으로는 빙의된 영혼을 윽박지르거나 자신의 능력을 과장되게 알리는 사람은 대부분 천도시킬 능력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윽박지르거나 꾸짖어서 순순히 응할 영혼이라면 어떻게 사람의 몸에 들어올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빙의된 영혼도 살아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구제해 주고 이끌어 주어야 하는 대상이지, 저주하고 축출해야 하는 대상은 아니다. 어떤 형태로든지 원이 맺혀 있기 때문에 사람의 몸속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빙의된 영혼은 달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그들이 편한 마음으로 저승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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