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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족적[3] 3~4

3. 실패한 미국의 일본 배우기 일본식 자본주의 경영이란 무엇인가? 경영은 수많은 타인의 능력을 이용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요령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사람의 능력이라 해도 개발된 능력이 있고 개발되지 않은 능력이 있다. 날이 갈수록 사람의 능력을 개발시키는 경영자가 있는 반면 기존의 능력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영자가 있다. 미국 경영의 의미 있는 시조는 테일러리즘이다. 경영자는 경영을, 근로자는 일하는 기계로 개념화 되었다. 그래서 경영자와 근로자 사이에 소통도 없고 인간관계도 없다. 근로자는 컨베이어 벨트의 한 부속물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의 경영자들은 근로자들을 인격체로 보았다. 1840년대 인물인 시부사와 에이치는 일본식 자본주의의 터를 닦은 인물이다. ”모든 기업은 한 손에는 주..

지만원 족적[3] 1~2

1. LA에서 눈뜬 세계경제 1987년 2월 말, 나는 국방연구원에서 퇴직함과 동시에 육군대령으로 예편했다. 1966년 소위로 임관한지 22년 만이었다. 1987년 여름 미 해군대학원에 취직을 하면서 LA에서 열리는 국제경제 세미나에 여러 차례 참석하는 기회를 가졌다. 발표자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나는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세미나 주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아시아의 세 마리 용이라는 한국, 대만, 싱가포르의 성장동력에 대한 비교였고, 다른 하나는 미국과 일본의 성장동력에 대한 비교였다. 한국은 대만 및 싱가포르와 어떻게 다른가 당시 세 나라는 다 같이 10%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구가했지만 성장동력은 각기 달랐다. 한국은 기능공에 의한 성장이었고, 나머지 두 나라는 설계인..

지만원 족적[2] 9~11

9. 미국의 연구소들 순환도로 산적들 1983년 나는 미국의 연구소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 알고싶었다. LA에 있는 RAND연구소, 워싱턴D.C에 있는 부루킹스 연구소, 국방연구소, 해군연구소, 헤리티지재단 연구소를 차례로 찾아갔다. 이 5개의 연구소는 미국 연구소들 중 일부였다. 워싱턴D.C의 순환도로에는 700여개의 연구소가 들어 차 있다. 이들은 일명 ‘순환도로의 산적(Beldway Bandit)’으로 불렸다. 행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뜯어간다는 의미로 붙여진 조크식 별명이었다. 예를 들면 BDM연구소, 서울역 앞 대우빌딩과 같은 규모의 빌딩이 10여개나 되는 매머드 연구소다. 이 700여개의 연구소들이 미국의 모든 정책과 시스템을 개발한다. 미국 국방성에는 1개과가 5명 정도 되었다. 이렇게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