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산 정상 아래 숨어있는 천장암. 그러나 30여미터만 벗어나면 안면도 앞 바다까지 시야가 툭 터진다. 충남 서산군 고북면 장요리. 고북저수지의 맑은 물에 비친 그림자를 뒤로 하고 연암산에 오른다. 지금 오르던 산등성이는 벌써 세상과 담이 되어 있다. 능선으로 켜켜이 포개진 산 속에 천장암은 숨어 있다. 경허와 수월이 앉았던 제비바위 위에 오르니 안면도 앞 서해바다까지 온 천하가 시원하다. 그러나 바깥 세상에서 이곳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하늘을 감춘 암자’인 천장암인가 보다. 나무꾼 선사 수월 또한 세속인이 엿보기 어려운 인물이다. 경허 선사의 맏상좌(첫제자)로 그 시대 가장 존경받은 선사였지만 그는 글 하나 법문 하나 남기지 않았다. 근대의 고승 중 가장 알려진 게 없는 인물이다. 수월은 인근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