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 X-ray, 위내시경, 기타 각종의 기계를 써서 정확하게 병을 진단하는 기술의 발달 등 최근 서양 의학의 진보는 실로 눈부시다.
치료면에서는 항생 물질의 이용, 수술 기술의 진보 등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 의학의 은혜를 받고 있는지 측량할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훌륭한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침뜸이나 민간 요법에 의지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왜 그러는 것일까요?”
“결론은 간단하다. 병이 낫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서양 의학으로는 고치기 어려운 병중에서 의외로 침뜸이 적응하는 병이 많다. 웬지 몸이 좋지 않은 것 같아 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한 결과 정상이라고 한다. 그 때 본인은 아무리 아픈 것을 말하여도 신경성이라고 하고 만다. 그러나 침구 의학에서는 본인이 아프다고 하면 반드시 몸의 어딘가가 조화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이므로 “신경성”이라고 하는 말과 같이 쉽게 말하여 버리지는 않는다. 실제로 이와 같은 환자들이 우리들 쪽으로 많이 와서 다 좋아져 돌아간다.
침구의 치료법에서는 본치법(本治法)과 표치법(標治法)이 있다. 예를 들면 아프다든지 냉하다든지 저리다든지 할 때에 직접 그 부분을 자극하는 방법을 표치라고 한다. 이는 현대 의학의 대증 요법에 해당한다.
또 본치법은 병의 근본이 되는 병인(病因)을 대상으로 하고 치료하는 법으로서 전체적 요법을 말하는 것이다.
급성 질환에서는 표치법만으로 나을 때도 더러 있으나 만성 질환으로 되었을 때는 먼저 본치법을 하고 그 다음에 표치법을 쓴다. 오랫동안 아픈 병이 표치법 없이 본치법만으로 낫는 때가 많다.
한 가지 알기 쉬운 예를 들면 비가 새는 집일 때, 새는 곳에 그릇을 대고 물을 받는다. 이것이 표치법이다. 일시적으로는 모면하였지만 비가 올 때마다 그릇을 놓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재발과 같은 것이다. 이 때 비가 새는 원인은 지붕에 구멍난 곳이 있는 것이므로 구멍난 지붕을 수리하면 두 번 다시 그릇으로 물을 받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본치법인 것이다.
위가 아프다, 눈이 아프다 할 때 이 환부만의 치료로 안 되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좋아졌지만 곧 나빠지기 때문이다. 몸의 균형이 깨져서 위나 눈이 안 좋으므로 몸의 균형을 정상으로 하여 놓지 않는 한은 안 되는 것이다. 몸의 상태를 정상으로 하여 놓으면 안 좋았던 위나 눈은 저절로 낫고 만다.
자극 요법으로서 침과 뜸이 중요한 것은 본치법이다. 당뇨병 환자에 대하여 서양 의학에서는 식사 제한을 하고 인슐린 주사를 놓는다. 환자는 극단으로 당분의 제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결과 뇨중의 당은 감소되지만 체력이 없어지고 다른 병에 걸리기 쉽게 되어서 진짜 환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침뜸 치료로서는 만성일 때는 지나친 식사 제한은 하지 않는다. 먼저 환자의 체력을 살린다. 체력이 생기면 자연 치유력을 더하게 된다. 그리고 몸 전체를 치료하여 균형이 맞게 하여 당이 나오지 않는 몸으로 하는 것이다
서양 의학은 병의 진단, 외과 수술에 있어서는 경험 의학인 동양 의학보다 정확하다. 현실적으로도 진단, 수술, 투약은 물론 그 지시를 침구사가 하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증상을 보아서 치료하는 데는 본치법이건 표치법이건 침구사가 월등하게 우수할 때가 있는 것이다.
의료 분쟁이 심화되고 알 수 없는 병이 더하여지는 이 때에 의사의 진단과 합작하여 치료하고 온 인류에게 인술을 베푸는 제도로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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