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이경숙 23

노자를 웃긴 남자 (제6장)

제6장 어영부영하다보니 벌써 6장가지 와버렸네. 여기서부터가 진짜로 노자한테 헷갈리기 시작하는 부분이다. 도올뿐만이 아니고 노자를 연구한다는 고금의 학자들이 전부 다 골을 싸매고 고민하게 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노자에 대해서 강아지 풀 뜯어먹는 헛소리들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는 것도 여기부터다. 물론 우리의 우상, 21세기의 희망 도올의 개그도 가일층 그 환상적인 경지를 보여주게 된다. 첫 문장을 함 보자. 谷神不死 是謂玄牝 곡신불사 시위현빈 앞에서 말했지만 노자는 《도덕경》5천 글자를 통틀어 다른 사람들이 쓴 적이 있거나 널리 쓰이는 의미태의 고유명사를 단 한 개도 사용하지 않는다. 《도덕경》에 나오는 모든 의미태의 고유명사는 백 프로 노자의 오리지널 창작어들이다. 노자가 지어낸 단어들이어서 이런 고유명..

노자를 웃긴 남자 (제5장)

제5장 어느새 5장까지 와버렸네. 여기서부터는 도올의 재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는 예고편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한번 보자. 제5장의 첫 줄이다.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성인불인 이백성위추구 ‘티엔띠 뿌르언!’ 캬~ 발음 죽이지? 내가 TV에서 도올의 고전강의 프로를 볼 때 좀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도올이 ‘티엔띠 뿌르언’ 하는 걸 듣고 밥 숟가락을 떨어뜨리고 말았다는 거잖아. 너무나 완벽한 본토발음이어서 내가 뿅 갔다. 사실 중국말은 사성(四聲)이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은 완벽한 본토발음이 잘 안 되거든. 그런데 너무너무 멋진 발음인 거 있지? ‘티엔띠 뿌르언!’ 천지불인(天地不仁), 이 한마디를 우리 노자가 했던 본토발음 그대로 들..

노자를 웃긴 남자 (제4장)

제4장 제4장의 첫 구절이다. 道沖 而用之或不盈 도충 이용지혹불영 이 문장에서 우리한테 생소한 글자라 해봐야 ‘충(沖)’하고 ‘영(盈)’뿐이다. 그리고 문장이 어렵지도 않다. 그런데 이런 문장도 똑바로 못 읽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고나 할까, 어이가 없다고나 할가, 도올이란 사람이 참 희한해 보인다. 자기가 확실하게 알지 못해서 자신 없는 부분이 많으니 강의를 하다가 더듬거리고 말이 헷갈릴 때가 많은 것이 눈에 보인다. 아직 공부가 덜 됐거든 나서지 말아야지 안 그래? 방송국 PD들도 그렇지, 세울 사람을 세워야지 도올을 불러다가 노자강의를 맡긴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야? 도올이 예전에 쓴 책 《노자 철학 이것이다》도 안 읽어보고 캐스팅을 했단 말이야? 그 책 읽어보면 도올을 딱 알 수 있잖아. 그 책에서..

노자를 웃긴 남자 (제3장)

제3장 이제《도덕경》제3장이다. 노자의 말씀은 더욱 깊어지고 도올의 개그도 더욱 웃기는 도를 더해간다. 첫 구절부터 보자. 不尙賢 使民不爭 불상현 사민부쟁 이 정도에서는 설마 한 줄 정도는 맞겠지 하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겠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우리 도올이 첨으로 제대로 맞춘 게 이 구절이다. 3장부터는 출발이 좋아서 지금부터는 도올이 뭔가를 보여주려나 보다 기대를 하게 만든다. ‘상(尙)’은 ‘높일 상’ ‘숭상할 상’ ‘우러를 상’이다. 그러니까 ‘상현(尙賢)’이란 말은 ‘현명함을 높이 산다’는 의미다. 이때는 현명함이나 유식함, 똑똑함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 봐도 되겠고, 현명한 사람, 유식한 사람의 뜻으로 읽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래서 번역을 하면 ‘현명함(또는 현명한 사람, 현자)’을 높이..

노자를 웃긴 남자 (제2장)

제2장 사실 시작 부분에서 보여준 도올의 개그는 과히 심하게 웃긴 건 아니었다. 개그쇼로는 함량미달이다. 그러나 우리는 실망할 필요가 없다. 진짜로 웃기는 건 지금부터니까. 그리고 갈수록, 진도를 나갈수록 포복절도, 기절초풍, 어안 벙벙한 개그의 진수를 보여준다. 본 게임의 막을 올려보자. 제2장이다. 도덕경 제2장의 첫 줄은 다음과 같다.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악이 딱 보니까 벌써 걱정이 되지? 서너 글자밖에 안 되는 짧은 문장도 제대로 못 읽는 우리의 도올이 이렇게 긴 한문을 어찌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팍 되지. 하지만 도올이 누구냐? 이 시대의 석학 아니야? 직기의 천재. 도올이 해놓은 번역을 먼저 보자. 배꼽들 조심하자. ‘하늘 아래 사람들이 모두 아름다운 것이 아름답다..

노자를 웃긴 남자 (제1장)

제1장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무명천지지시 유명만물지모 고상무욕 이관기묘 상유욕이관기요 도올은 전 국민이 보는 TV에 나와서 고전강의를 한 것이 아니라 삼류개그쇼를 한판 때린 거다. 개그쇼라는 게 사람들을 웃겨보자는 거라고 볼 때 우리는 웃어줘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지금부터 난다긴다하는 개그맨보다 더 골 때리는 도올의 명 개그쇼를 감상하면서 웃어보자. 나라꼴도 한심한데 이런 거나 보고 웃어야지 뭐 하겠냐? 노자 할아방의 불후의 명저 《도덕경》 원문을 보면서 도올의 개그 내용을 살펴보자. 도덕경 제1장의 첫 문장은 이런 소리로 시작한다.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도올의 명저 《노자와 21세기》에 이 문장이 어떻게 풀이되어 있는지 한번 보자. 우리의 건아 도올 가라사대..

노자를 웃긴 남자 (책을 내며)

너희가 노자를 아느냐 도올의 TV 고전강의가 처음 시작됐을 때 한두 횐가 보고는 뭐 신경을 꺼버렸다. 익히 도올에 대해서는 잘 아는 데다가 더 이상 시간을 뺏길 가치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거 볼 시간에 통신 모임방에서 글을 쓰거나 채팅이나 하는 게 훨씬 영양가 있는 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몇 달 동안 통신을 하지 않게 된 어떤 사건이 아니었다면 이 글은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매일 습관처럼 하던 PC통신을 하지 않다 보니까 시간도 남고 무료하기도 해서 TV나 보며 소일을 하는데 얼마나 인기가 좋았는지 도올의 TV 고전강의가 재방송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에 같았으면 보지도 않았겠지만 시간이 널널해진 탓에 그걸 들여다보고 있을 수가 있었다. 차라리 안 봤으면 속이 편했을 텐데 막상 보고 ..

당뇨병에 대한 보고서-구름 이경숙

아래글은 구름카페에서 퍼온 것입니다.( http://clouds.or.kr) 구름 이경숙은 도올 김용옥의 노자 강의를 비판한 '노자를 웃긴 남자'라는 책을 낸 주부로 장안의 큰 화제가 되었던 사람이지요. 그 책으로 이 무명의 주부는 속칭 크게 떴습니다. 관심분야가 다양하고 논리전개에 힘이 대단하신 분입니다. 특히 나름의 이해를 통해 어려운 전문분야의 일들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간명하게 처리하는 능력은 타고났다고 하는 분이지요. 물론 그렇기 때문에 자기식대로 이해한 편협한 이야기들이라고 하는 비판에도 늘 시달리는 분입니다. 정치적으로는 골수 반공주의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래의 글도 사실과 일치하는지의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그리고 제가 전문가도 아니어서 진위를 파악할 능력도 없습니다만 말의 앞뒤가..

구름 이경숙 2017.04.26

세계의 비밀(3) - 만물일여(萬物一如), 여아일체(與我一體)

세계의 비밀(3) - 만물일여(萬物一如), 여아일체(與我一體) ​ 세 번째의 비밀, 가장 흥미롭고 중요한 비밀이다. 동양적 철학 세계에서 수사적으로 사용해 왔다고 생각되던 '만물일여(萬物一如), 여아일체(與我一體)'인 세계이다. '너와 내가 사실은 같은 한사람'이라는 이야기다. 믿을 수 없지? 그러나 사실이다. 구름이 곧 고와이고, 고와가 곧 구름이다. 둘은 두 사람이면서 한 사람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전부 한 사람이고 모든 생명체가 전부 하나의 생명체이다. 내가 나무이고 나무가 나이다. 나와 부처가 남이 아니다. 부처가 나이고 내가 부처이다. '노자를 웃긴 남자'라는 책을 쓴 후에 여러 신문사, 방송사, 잡지사의 기자들이 인터뷰를 하자고 찾아오고 연락을 해오고는 했는데 내가 인터뷰에 응할 때마다 ..

구름 이경숙 2010.08.31

세계의 비밀(2) - 세계의 통합성

세계의 비밀(2) - 세계의 통합성 ​ 두 번째 발견한 비밀은 세계의 '통합성'이다. ​ 우주의 끝에서 끝까지가 아무리 멀고 우주 속에 물건이 항하수의 모래처럼 많은 수로 나누어져 있어도 그것은 여전히 통합된 하나라는 사실이다. 물리적으로는 수많은 물질과 개체로 보이지만 기운으로 우주는 하나의 기운체이고 그 기운체 속의 모든 것은 전부가 하나이다. 이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느냐고? 확인이 가능하다. 북두칠성의 일곱 개 별은 가장 가까운 별이라도 지구에서 100광년 정도의 거리이고 먼 것은 200광년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 물리적인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광속으로도 100년 이상 달려야 하는 먼 거리에 있는 것이다. 내가 밤하늘의 북두칠성을 보면 마치 손에 잡힐 듯이 빛나고 있지만 내가 보는 그 별빛은 ..

구름 이경숙 2010.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