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3 3

도인(道人) 1 - 25. 귀향

25. 귀향 전사로서 생활하는 동안 항상 끔찍스러운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쟁중 사이훙은 베이징(北京)에서 광둥(廣東)으로, 허난(河南)에서 쓰촨(四川)으로 중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전쟁의 참화도 중국의 장엄한 경치와 황홀한 아름다움을 가리지는 못했다. 지인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었다. 다른 부대가 지나가거나 부대가 서로 합치게 되면 사이훙은 친구들을 찾았으며, 두 명의 사형과 재회하는 기쁨도 누렸다. 운이 엄청나게 좋은 날 이따금 보게 되는 닭 한 마리도 전쟁터에서는 행복이었다. 닭이 보이면 사이훙과 동지들은 행복한 미소를 짓고는 닭에 진흙을 발라 굽는 〈거지식 닭구이〉요리를 했다. 그렇게 만들어 먹는 음식은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 준 성찬이었으며, 그렇게 먹는 물 한 모금은 천 년된 포도주보다도 ..

도인(道人) 1 - 24. 전쟁 속으로

24. 전쟁 속으로 1937년에 발발한 중일 전쟁의 소식이 매달 올라오는 생활용품에 섞여 화산에 전해졌다. 식량을 구하러 산을 내려갔던 동료들도 속속 산으로 귀환하여 전쟁 소식을 전해 주었다. 일본군이 얼마 전 베이징 외곽에 있는 마르코폴로교를 기습하여 장악한 다음 철과 석탄이 풍부하게 매장된 산시 지방의 산악지대로 진격했고, 이제는 톈진에서 난징에 이르는 전선에서 2차 공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주도권을 장악한 일본군은 서서히 해안지대를 벗어나 비교적 궁벽한 내륙지방으로 밀려들었다. 중국 군대와 국민은 나름대로 저항을 시도했다. 그러나 사기만 드높을 뿐 훈련이 불충분한 데다가 장비마저 부족해 변변히 싸워보지도 못한 채 패주를 거듭했다. 특히 북쪽 지방의 소규모 비정규군과 주민들은 탱크와 비행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