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주/누구나 아름다운 영혼을 지니고 있다 68

8. 영혼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도 빙의될 수 있다

나를 찾아온 사람 중에 아주 곱상하게 생긴 아가씨가 있었다.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카운터 일을 보고 있기에는 좀 아깝다 싶을 만큼 미모가 눈에 띄는 아가씨였다. 같이 온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마음씨도 고왔고 무엇보다 성실했다고 한다. 그런데 성실하게 직쟁생활을 하던 그 아가씨가 어느날 퇴근길에 갑자기 혼절을 해서 병원에 실려가게 되었다고 한다. 정밀검사를 했는데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도 발견하지 못한채 이틀만에 퇴원을 했다고 한다. 이상한 일은 그날부터 그 아가씨는 온몸에 기력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 전혀 맥을 못추는 데다 실성기까지 보인 것이었다. 아가씨의 어머니는 용하다는 병원을 다 찾아다니고 한의원에서 진맥을 받아 원기를 돋우는 보약까지 먹었지만 전혀 차도가 없자 나를 찾아왔다. 그녀의 초점이..

7. 누구나 빙의될 수 있다

누구나 빙의될 수 있다(1) 막 시작될 무렵, 40대 초반의 아주머니가 유치원에 다니던 아들을 데리고 나를 찾아왔다. 아이의 이름은 명규라고 했다. ‘그렇게 튼튼하던 애가 지난 봄부터 영 기운이 없어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헛소리를 해대는 바람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에요’ 혼인한지 15년이 지나 서른여덟에 본 외아들이라 나를 찾아온 아주머니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그렇잖아도 자손이 귀한 집이라 온갖 정성을 들였는데 난데없이 시름시름 앓고 있는 아들 때문에 그 어머니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 갔던 것이다. 나는 아이의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얼굴이 푸석한 것이 핏기가 적고 좀 야위어 있었지만 명규는 또렷한 이목구비에다 근골이 탄탄하고 입매가 야무진 것이 한눈에도 병약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초점이..

6. 누구에게나 천운은 주어진다

태어나자마자 굶어 죽는 삶을 선택하는 영혼과 신체기관을 전부 갖추지 않고 태어나거나, 전쟁 중에 태어나거나, 폭력의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왜 그런가 하는 것이다. 일부 무속이나 일부 종교에서는 전생이나 그 이전의 삶에서부터 자기가 지은 죄 때문에 현생에서의 삶이 그렇게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전생에 마음을 갈고 닦으면서 공덕을 쌓았더라면 현생에서의 삶이 그렇게 모질지는 않을 거라는 그럴듯한 훈계까지 덧붙여 말이다. 이런 주장을 대할 때마다 나는 종종 언성을 높이곤 한다. 그들의 말이 전혀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말속에는 사람의 일생이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라는 비관적인 운명론의 그림자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그러할까? 육신의 생명을 얻은 순간에 모든 것은 이미 결정되어..

5. 태아에게도 영혼은 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신비롭다. 식물의 씨앗이 발아하는 과정도 그렇거니와 짐승들이 새끼를 낳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생명을 주관하는 신의 손길이 느껴질 정도이다. 하물며 우주 만물 중에서 가장 귀하다는 사람의 새 생명임에랴.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만나 수정이 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한 뒤 세포분열을 거치면서 점차 인간의 형체를 띠게 된다는 사실은 이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모두 아는 상식이다. 열달동안 어머니의 몸속에서 고이 자란 아이는 어머니에게 산고의 고통을 안기면서 세상에 나오게 되고 비로소 이승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한낱 정자와 난자가 만나 고귀한 인간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종종 인간의 존재에 대한 신비감에 휩싸이곤 한다. 짐승은 그저 주어진 환경..

4. 영혼의 세계는 전혀 다른 세상인가?

육신을 가진 사람과 영혼들의 관계는 특정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영혼들과 접신이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빙의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흔히 육신을 버린 영혼은 저승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승과 저승은 분명히 다른 세계이며 한번 저승의 문턱을 넘은 사람은 다시 이승으로 되돌아오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죽은 경위야 어떻든 산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위해 최대한의 예를 표한다. 그러나 죽음에도 각각 차이가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승에서 주어진 삶을 다 누리고 죽은 영혼은 모두 저승으로 간다. 육신의 호흡이 끊어지고 나면 저승으로 안내할 영혼이 그를 맞으러 오는 것이다. 내가 아는 영계의 법에 의하면 이때 저승으로..

3. 빙의된 여자

얼마 전의 일이다. 나와 절친한 스님에게 소개를 받았다며 30대 중반의 여자가 내가 운영하는 기수련원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녀는 똘망똘망하게 생긴 일곱 살 난 딸과 함께 들어와서는 불안한 듯 엉거주춤한 자세로 연신 눈망울을 굴리고 있었다. 그 날 수련을 마친 서너 명의 회원과 세상 살아가는 일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던 나는 한눈에 그녀에게 덮어씌워진 어두운 삶의 그림자를 읽었다. 그 어두운 그림자는 다름 아닌 그녀의 몸 속에 들어 있는 어떤 영혼 때문이라는 것도 금방 알 수 있었다. 나는 회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녀를 내 방으로 들어오게 했다. 한사코 제 어미와 붙어 있으려는 딸아이를 매몰차게 내친 그녀는 그러나 자리에 앉고서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고 연신 주위를 둘러보며 미심쩍다는 표정을 감추지..

2. [1부] 내 안에 또 다른 영혼이 존재한다면

과학적인 입증 여부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정적으로 영혼의 존재를 인정한다. 만약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종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죽어서의 세상, 즉 내세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영혼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인간이란 무엇이고 더 나아가 '나'라는 존재의 본모습은 무엇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계는 영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것들의 조회에 의해 지금의 우리 삶도 영위되고 있는 것이므로 더욱 그렇다. 내 안에 또 다른 영혼이 존재한다면

1. 머리글

기(氣)에 대해 일반인의 관심이 모아진 것은 80년대 초반부터이다. 물론 그 이전부터 오랜 세월을 심산유곡에서 홀로 수련하거나 조그마한 일가를 이룬 선각자들의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그 명맥이 유지되어 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고통과 각고의 시간이었을 터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부와 긍지의 시간이었으리라. 그렇게 암암리에 전해 내려오던 '기'는 80년대 중반과 후반을 거치면서 어느덧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들어서 알고 있는 낯익은 용어가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대개 건강 증진을 위한 우리의 고유한 내가수련법으로 공인되다시피 했다. 단전에서 출발하여 임맥과 독맥이라는 경락을 통해 기를 운행시키면 잠재되어 있던 자신의 능력을 가히 초인의 경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