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 누구도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이윽고 성자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모두 이끌리듯이 따라 일어섰다. 성자는 의자 등받이에 두 손을 얹은 채,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나의 눈을 깊숙이 들여다보았다. 그의 시선에는 그윽한 친밀감과 자비가 넘치고 있었다. 나는 결코 이 경험을 잊지 못할 것이다. 마치 축복을 받은 기분이었다. 동시에 나는 온몸에서 새로운 힘이 솟아오름을 느꼈다. 모두에게 작별의 손짓을 하고 나서 노성자 (老聖者)는 등을 돌려 방을 나갔다. 그 뒤에도 잠시 동안 침묵이 계속되었고 아무도 입을 열려 하지 않았다. 나 또한 할 말을 잊고 서 있었다. 침묵을 깨뜨리며 조용히 말을 꺼낸 사람은 카르나였다. 「이 위대한 성자의 말씀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