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편안한 휴가를 선전하는 TV 광고를 보고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여종업원이 일류 호텔의 테라스에 서서 ‘플로리다로 와서 일상의 근심 걱정을 털어버리라’고 시청자들을 초청하고 있었다. “우리는 당신이 신문을 읽는 것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이것은 우리가 날마다 험한 세상의 혼란에 의해 얼마나 호되게 공격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예이다. 정치적 격변, 피로 얼룩진 폭동, 그리고 온갖 분규에 관한 뉴스들은 내부에서 개인적인 절망감만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즉 스스로 전혀 통제할 수 없는 그런 사건들에 의해 자신이 내팽개쳐진 느낌이 드는 것이다. 유행병, 자연 재해, 그리고 도처에 널린 범죄와 직면하게 된 우리는 취약하고 무력하며 때로는 희망조차 없다는 그런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