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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인(道人) 1 - 22. 상승명상법

22. 상승명상법 사이훙이 배운 명상법 중 최상의 단계는 몸의 모든 영문(靈門)을 여는 영구(靈求) 명상법이었다. 엉치 위의 천골문(薦骨門)에서 시작하여 척추를 따라 생식문(生殖門), 단전문(丹田門), 심문(心門), 후문(喉門), 삼안문(三眼門), 황문(皇門)등의 영문이 있는데, 그 영문은 각기 고유의 치유기능과 영력(靈力)을 가지고 있었다. 영구 명상법은 모인 기를 일직선으로 끌어올려 각각의 영문을 통과시켜 황문에 이르게 하는 것이었다. 인도의 쿤달리니 명상과 마찬가지로 도교도들도 적정(寂靜)에 이를 때까지 영문을 여는 명상을 지속했다. 힌두교에서는 사마디(Samadhi)라 하고, 불교에서는 열반이라 일컫는 상태를 도교도들은 적정이라고 했다. 사이훙도 적정에 이르기 위한 명상 수련을 시작했다.영구(靈求..

도인(道人) 1 - 21. 본초학을 배우다

21. 본초학을 배우다 사이훙은 다른 도량을 거처를 옮겨 나이와 학습 정도가 엇비슷한 동료들과 함께 기거했다. 그곳에서도 문파의 여러 가지 공동 작업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그의 최우선 과제는 수행에 정진하는 일이었다. 사이훙은 경전을 비롯해 많은 서적을 섭렵하고 신체를 단련하며 치유법을 배우는 한편, 명상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체적으로 사각형을 이룬 도량의 건물들은 진흙으로 만든 두툼한 담장을 따라 늘어서 있었고, 담장 너머로는 널따란 풀밭이 말발굽 형상으로 펼쳐져 있었다. 건물과 풀밭 전체는 높은 화강암 절벽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절벽 여기저기에서 구불구불한 소나무들이 위태로운 모습으로 자라고 있었다. 바위가 침식되면서 생긴 도랑에는 맑은 샘물이 콸콸 흐르고 있었고 절벽에는 뛰어난 솜씨로 ..

도인(道人) 1 - 20. 불사신의 동굴에서 꾼 꿈

20. 불사신의 동굴에서 꾼 꿈 사이훙은 먼저 자신이 속한 화산파의 비법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그 비법은 자기 치유, 명상 등을 통해 내면에 변화를 일으켜, 아주 특별한 절정에 이르게 하는 것이었다. 도교 신자들은 정신적 성장에 장애가 되는 독소를 신체에서 씻어 내어 몸을 정화시켰다. 아주 꼼꼼하게 짜여진 식단과 기공 수련에도 불구하고 도교 신자들은 아직도 몸에 독이 쌓여 있다고 생각했다. 「매일 숨을 쉬는 동안에도 너의 몸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와 티끌, 다른 더러운 입자들을 끌어들인다. 수면중일 때는 그 물질들이 폐 속에 그대로 남아 핏속으로 흘러들어가지. 게다가 인체는 자체 내에서 독소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니 그 모든 것들을 매일 씻어 내야 하는 것이니라.」 사부는 사이훙이 더 열심히 기공 훈..

도인(道人) 1 - 19. 입문

19. 입문 사이훙은 남봉사원(南峯寺院)의 대웅전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대웅전에는 도교의 삼신인 노자, 옥황상제, 태초신이 모셔져 있었다. 천장이 높고 널찍한 대웅전의 실내는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으며, 가느다란 수백 개의 촛불이 켜져 있었다. 대웅전을 떠받치고 있는 밋밋한 나무기둥에는 하늘 나라 원왕(猿王)이 악마를 무찌르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었고, 기둥 위에는 다른 많은 신들에게 둘러싸인 삼신의 모습이 그려진 두루마리 그림이 걸려 있었다. 그림은 천장과 바닥 중간 정도 높이에 걸려 있었는데, 마치 하늘에서 천사의 무리가 내려오고 있는 듯, 웅장하고 압도적인 장관을 이루었다. 사이훙은 그곳에 무릎을 꿇었다. 자단(紫檀)으로 만든 육중한 제단 위에는 여러 가지 제물들이 놓여 있었다. 그러나 보통 제..

도인(道人) 1 - 18. 출가

제 4부 탈적 18. 출가 수행을 마친 사이훙에게 스스로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 보통 그 정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은 수도 생활에 입문한다. 그러나 사이훙은 다른 졸업생들과는 입장이 달랐다. 그는 특별한 신분이었고 가끔 속세를 여행하도록 허락도 받았다. 할아버지 관 주인은 사이훙을 특별히 화산에서 교육시켰지만 수련을 마친 뒤에는 속세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사부 역시 까다로운 소년을 잘 길러 관씨 가문의 기준대로 교육시키는 데 관심이 있었지 출가를 시키려던 건 아니었다. 이제 수련 과정은 끝났고 사이훙의 결정만 남아 있었다. 사회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고행의 길로 들어설 것인지를 결정해야만 했다. 중국에서는 열 여섯이면 혼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성인이다. 할아버지와 사부는 그가 신뢰하는..

도인(道人) 1 - 17. 수련

17. 수련 「명상은 명상 하나만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다른 훈련들이 보완작용을 해줘야만 완전한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지.」 사부님의 가르침은 은은하게 이어졌다. 「명상에 필요한 힘과 생기는 무예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지만, 진정한 명상에 몰입하려면 그 정신이 음악, 서예, 회화, 철학 등으로 닦여져 있어야 한다. 음악은 영혼과 성스러움을 이어 주는 구실을 한다. 사람의 육신은 속이 빈 갈대와 같은데 음악은 그 빈곳을 신의 노래로 가득 채워 준단다. 음악은 너를 편안케 하고 곤두선 신경을 진정시키며 다른 세계의 존재를 체험케 할 것이다. 아무리 시끄럽고 어지러운 가운데서도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지. 어느 누구도 음악 없이는 살 수가 없단다. 음악을 연주하는 법을 배우거..

도인(道人) 1 - 16. 사부와의 대결

16. 사부와의 대결 사이훙은 열다섯 살이 채 되기도 전에 상당한 경지의 무술을 지니게 되었다. 도장을 떠나 속세에 내려와서는 지방 무술대회에 나가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각 지방을 유람하는 사이훙의 모습은 멋지고 낭만적이었다. 영민하고 준수한 외모와 늘씬한 체격, 잘 발달된 근육으로 인해 사이훙은 나이보다 성숙한 장부로 보였다. 또한 매끈한 피부와 화산에 들어가면서부터 기른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은 사이훙을 한층 돋보여 주었다. 사이훙은 자신감이 넘치는 젊은이였으며, 다소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무술을 시험하고 싶어했다. 한 번은 당랑권(螳螂拳)의 두 제자에게 도전해 그들을 꺾기도 했다. 두터운 옷 아래 숨겨 깐 철판 덕분이었지만 사이훙은 자신의 내공으로 그들을 꺾었다고 큰소리쳤다. 다른 지..

도인(道人) 1 - 15. 양 청푸와 태극권

15. 양 청푸와 태극권 사이훙은 계속해서 사부와 할아버지의 소개로 무림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권법의 고수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당시 무림의 대표적인 고수들로는 형의권(形意拳)의 쑨 루탕(孫陸塘)과 바오 텐이(包天義), 팔괘장(八卦掌)의 푸 정쑹(輔正松), 장 자오동(張照童), 그리고 태극권의 양 청푸(楊澄甫) 등이 있었다. 사부는 사이훙에게 무림을 두루 다니며 내공의 기초를 닦으라고 일렀다. 기술과 기교로 싸우는 외공에 비해 내공무술은 기공과 명상을 응용해 내적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데 더 주안점을 둔 무술이다. 형의나 팔괘, 태극은 그 내공이 각기 독특해 나름대로 한 유파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태극권은 최상승의 내공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당대 태극권의 최고수인 양 청푸는 베이징에..

도인(道人) 1 - 14. 우당산(武當山)

제 3부 전쟁, 방랑, 명상 14. 우당산(武當山) 십대 초반에 이른 사이훙은 무술가들로부터 무학 수업을 받기 위해 각지를 두루 여행했다. 「그 사람들은 뭔가 독특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무술의 고수들이야. 그러나 그들은 후계자도 없이 죽어 가고 있어. 이제 네가 그들에게 가서 무술을 익히는 게 좋겠다. 권법을 익히는 것은 너의 정신력이나 실전 기법을 모두 향상시켜 줄게다.」 사부님의 말씀에 따라 사이훙은 무학을 배우기로 하였다. 사부님과 사이훙의 할아버지는 무림의 고수이자 높이 존경받는 분들이었다. 덕택에 사이훙은 무림의 유수한 고수들로부터 무학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무술 공부는 사이훙이 가장 강렬하게 흥미를 느꼈던 분야인데, 나중엔 도교 공부보다도 더 중요한 것처럼 되어버렸다. 그 때문에 사이훙은 ..

도인(道人) 1 - 13. 108나한, 약초, 그리고 기공

13. 108나한, 약초, 그리고 기공 도사들은 정신적인 것은 육체적인 것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육체적 훈련이 내공을 연마하는 전주곡이 된다고 믿었다. 몸과 마음이 하나다. 정신은 두뇌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의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정신의 중심점들에 있는 것이다. 육체는 수련자가 초월하기 위한 기초이며, 건강한 정신을 담는 그릇이다. 사부님은 이러한 개념을 사이훙에게 철저히 알려주었다. 「너 자신은 언제나 지금 보이는 대로의 너였던 것은 아니며, 앞으로도 언제나 지금의 너로만 남아 있지도 않을 것이다. 너는 전생에 저지른 잘못들로 인한 징벌과, 금생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완전히 해결해야 한다. 모든 세속적 야망들에 얽매인 집착과 욕망을 버려라. 그리고 지식을 향한 갈증을 식히도록 하거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