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1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25.“여기 좀 놔주시요 저기 좀 떠주시요”

평생을 침과 뜸으로 정상 아닌 이상과 싸우며 살창없고 감시하는 간수도 없는 감옥에 갇혀 살아 온 나는 나의 권리는 무엇이며 어느 때 있는가 생각하여 본다. 단 한 가지 외에는 없다. 그 한 가지는 병과 싸워 이겨내 그 환자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권리 밖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고통을 없게 하여 달라는 말에 나는 아무 권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말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병에 대한 말을 할 때는 다 들어 주는 수 밖에 없다. 치료를 하는 데는 나에게 권리가 있지만 때로는 치료에 있어서도 환자 권리가 많을 때 의료인이란 아무 권리도 없는 사람이 될 때도 있다. 이것은 환자가 여기 침 좀 놔주시요, 여기 뜸 좀 떠주시요 또는 큰 침으로 놔주시요, 뜸을 몇 장 더 떠주시요, 더 크게 떠 주시요 ..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24.“침 치료 후 식보(食補)를 하여야 한다”

침구 치료를 한 다음에는 힘이 빠짐으로 반드시 식보를 하여야 한다는 데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고 묻는다. 그리하여 치료 후에는 참으로 힘이 빠질까라는 생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알 수가 없어 필자 자신 평상시와 어떠한 이상이 있을 때도 체험을 하여 보았다. 뜸은 평생을 두고 매일 빠짐 없이 하고 있으며 침은 어떠한 이상이 있을 때도 하고 없을 때도 하였는데 치료량에 있어서도 별로 힘이 빠진다고 할 수는 없고 치료를 한 그 즉시는 그 이상 편안할 수 없으며 좀 누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것을 말하여 힘이 빠진다고 하는 말인 것 같다. 그러나 그대로 활동하면 아무런 이상을 모르게 되고 만다. 필자의 몸으로서는 힘이 빠지는 것을 알 수가 없어서 환자들을 주시하여 참으로 힘이 빠지는가 하고 시술하여..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23.“침구 치료 후 물을 만지면 안된다”

환자로부터 치료 후에 금기 사항으로 물을 만지면 안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이것은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예로부터 침 맞고나서는 물을 만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전하여 내려오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필자는 이것을 알아내기로 하고 물을 만져도 아무런 탈이 없으니 안심하고 물을 만지라고 말하여 주었다. 그것은 병 때문에 찬물을 만지면 안 되기도 하나 침구멍으로 물이 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만져도 탈이 없으며 물이 들어갈 정도라면 계속하여 피나 무엇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침구멍이 회복되는 시간은 현대 과학적으로 볼 때 5분이면 된다고 하니 집에 돌아가는 시간이면 완전 회복되리라고 생각되어 물을 만져도 탈이 없으리라고 여겼던 바 수십년 동안 물만지는 것은 괜찮다고 말을 하고 탈이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옛..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22.침에 대한 공포

침을 한 번도 맞아 보지 않은 사람은 청결과 안전에 대하여 크게 불안해한다. 최근 전 세계가 두려워하는 에이즈, B형 간염 같은 전염병 때문에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사용하는 침에 대하여 청결 문제를 말한다. 술자(術者)인 이 사람도 동감이다. 그래서 일회용을 사용하고, 오래 여러 번 치료할 환자는 개인의 침통을 따로 만들어 놓고 사용한다. WHO에서 발표한 소독법에 의하면 에이즈는 70% 알코올이나 70°의 열에서 살균이 된다고 하므로 문제되지 않는다. B형 간염의 소독의 경우에는 100°로 끓인 물에서도 살균되지 않고 물은 100°이상 끓일 수도 없으므로 270°의 고압 소독기를 사용한다. 왕진시에 일회용을 쓸 때에는 불안하기도 하나 침이란 주사 바늘과 달리 구멍이 없는 것이어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21.침과 뜸에는 습관성이 있는가?

“침과 뜸은 병치료의 효과가 많기는 한데 습관이 되지 않습니까?”라는 순진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침뜸의 효과를 아시는 분들은 무엇보다 일침(一鍼)이라는 말과 같이 빠른 효과를 알기 때문에 침을 맞으러 오는데서 하는 말일 것이다. 만일 습관이 된다면 이것을 하지 않으면 못 견디게 되어야 하지만 절대로 그러한 일은 없다. 한 번도 침뜸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순박한 의문과 염려에서 생각되는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침술원에 통원하시는 분 중의 20% 이상이 건강하면서도 침뜸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의심을 하시는 분은 “병도 없으면서 다니는 것은 습관이 되어서이다.”라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치료를 할 때는 병들었을 때만이다. 병도 없는데 약을 달라 하고 주사를 놓아 달라는 사람은 없다...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20.침이란 참으로 아픈 것인가?

살에 침을 찌른다(침은 놓는다고 한다.)는 말을 듣기만 하여도 섬짓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주사침과 바느질 침, 벌침과 같이 침이라고 이름이 붙은 것은 전부가 아프다. 사람의 몸에서 가장 아픔에 민감한 피부를 찌르기 때문에 아픈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침은 아프지 않다고 아무리 말하여도 좀처럼 믿지 않는다. 이것은 침을 맞고 아프다고 하는 것이기보다는 아프다는 말을 들은 공포의 기억이 뿌리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침을 찌르는 것 같이 침 대롱만 살에 갖다 대어도 아프다고 한다. 침은 아픈 것이라고 연상하는 것이다. 선입견 때문에 침을 맞기도 전에 싫어하고 불안해한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거짓말을 한다. 침관을 보이고 나의 손에 꼭꼭 눌러 보이며 침 놓는 자리를 표하는 것이라고 하며..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19.“ 죽일놈 ”의 이야기

침과 뜸은 술자 자신이 먼저 위험을 지니고 죽어가는 생명의 치료에 임하기도 하는 것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평등한 권한을 주지만 술자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항상 정신과 손을 편하게 하여 주지 않는다. 술자에게 주는 것이라면 병낫는 재미인데 그 재미는 벼슬과 돈이 아무리 좋다 하여도 비할 수 없으며 미치지 못할 것이다. 술자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가지지 못하는 침통 하나 쑥 한줌만 가지면 못 갈 곳 없이 세계 아무 곳이라도 갈 수 있는 것이다. 갇혀 살면서 웃음보다는 긴장을 주는 환자와 나날을 보내다 보면 때로는 다른 세상을 보고 싶은 생각이 날 때도 있다. 하루는 강원도를 향하였는데 날이 저물 무렵에 잘곳을 찾으러 어느 가게 앞에서 쉬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대며 안동네 아무개 댁..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18.미용 때문에 오는 사람의 이야기

침과 뜸이 미용에 효과있다고 하면 믿으려 하지 않지만 침뜸을 하여 본 사람만은 안다. 그러나 이 사람들도 처음부터 미용 때문에 온 것은 아니다. 치료하다 보니 좋아졌는데 자기 자신도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예뻐졌다는 말을 하여 듣기 싫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생리 불순과 갱년기 장해로 오는 여성 특유의 병은 정신을 우울하게 하거나 거친 살결을 만들어 놓기 쉽다. 침구 치료를 계속함에 따라 생리 불순 등의 증상이 없어지면 자연히 피해도 해소되므로 피부는 탄력이 생기고 침울하였던 기분도 쾌활하여진다. 약을 쓰는 미용법은 “건강과 반대의 미용을 선택하는 것”이 된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나 침뜸에 의한 미용은 건강해지면서 예뻐진다. 침뜸은 무리하여 살을 빼지 않아도 비만을 해소하는 작용도 ..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17.나으리라고 생각지 않았던 병이 나았다는 말

지금까지의 설명으로서 침은 단지 병의 치료 뿐만 아니라 몸의 상태를 좋게 하는 치료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병치료로 통원하고 있는 환자 중에는 “생각지 않았던 효과에 깜짝 놀랐다. ”는 사람이 많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예를 소개하여 보겠다. 신경통을 고치려고 오는 환자는 그 신경통에 대해서만 열심히 말하면서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다른 안 좋은 곳이 있다고 하여도 좀처럼 말하지 않는다. 남자의 경우에는 생식기 병이라든가 치질, 여자의 경우에는 자궁염, 월경통 등을 부끄러움에서 숨긴다. 또 신경통을 치료하러 왔는데 다른 병이야기를 하는 것이 실례가 된다는 생각에서 말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침술원에 와서 “배가 아파요”와 “이가 아파요”라고 같이 말하여도 조금도 문제될 것..

구당 김남수의 침뜸 이야기 16.물에 빠진 사람은 썩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한다.

침은 실로 상상을 넘는 치료 범위에서 여러 가지 병에 듣는다. 그 효과의 정도는 통증을 멈추게 하는 진통 작용으로부터 체질을 바꾸는 전조작용(轉調作用)까지 복잡하다. 통증이 곧 멈춘다고 하여서 다른 병도 다 나았는가 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개중에는 치료한 것이 좋은 결과가 되는 병도 있다. 한 예를 들면 백내장 환자의 경우다. 이 환자는 여러 병원에서 “두 달 후면 실명”이라고 진단하며 시력이 없어지면 수술을 한다는 비관적인 상황에서 침뜸 치료를 하였다. 물에 빠진 사람이 썩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휴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3개월간 침뜸 치료를 계속하였다. 그리하여서 “실명한다.”고 한 3개월 후에 그 병원에서 진찰을 한 바 자각 증상이 없어짐과 동시에 타각적으로도 전연 수술할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