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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6. 백혈병 환자 이야기

지난해 정월이 아니었던가 한다. 저녁때가 되어 외출준비를 하는데 난데없이 춘천에서 낯선 젊은이가 필자를 찾아왔다. 약혼녀가 원인불명의 고열로 여러달 동안 앓았는데 병원에서의 이야기가 아무래도 백혈병 같다고 서울의 큰 병원에 입원을 시키라고 해서 데리고 왔는데 온 날이 바로 토요일이어서 서울대학병원은 입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럴 처지가 못되어서 필자를 찾아 왔다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퍽이나 딱한 경우였다. 하는 수 없이 필자는 외출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환자가 임시로 들어있는 서울대학병원 근처에 있는 한의원으로 달려갔다. 만나보니 한자는 몹시 쇠약해 있었고, 이대로 며칠만 손을 안 쓰면 목숨도 보장하기 어려운 경우였다. 우선 영사를 해보니 빙의된 것이 분명했다..

제1장 5. 장님이 될뻔한 소녀

다섯살 밖에 안된 귀여운 어린 소녀가 악성인 녹내장이라는 안질에 걸려 장님이 되기 일보 직전에 필자의 연구원을 찾아 온 일이 있었다. “안과병원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수술을 해보았자 결국 조만간에 실명할 가능성이 많다고 하면서 수술을 잘 하려고 하지를 않더군요. 유명하다는 병원은 거의 다 찾아가 보았지만 어디서나 같은 대답이었어요.” “그래요.” 하고 필자가 소녀를 보니 이상하게도 어린 소녀의 얼굴은 나이 많은 영감님의 얼굴로 보이는 것이었다. 필자의 시선이 가자 소녀는 눈이 부신듯 얼른 옆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혹시 이 아이의 할아버지 형제분 가운데 말년에 장님이 된 분으로서 자살한 분이 없으신가요?” “네, 계십니다. 둘째 할아버지가 앞을 못보게 되신 것을 비관하고 목을 ..

제1장 4. 무당이 될 뻔한 여인

지난 4년 동안 2천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필자의 연구원을 찾아온 바 있는데, 그들 중에는 난치병이나 불치병에 시달려 온 불쌍한 환자들도 많지만 남모르는 색다른 정신적인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도 또한 적지 않았다. 아무데도 아픈데는 없으면서 항상 몸이 무겁고, 이상한 소리가 귀에 들려오며, 하는 일마다 되는 게 없는, 이른바 신(神)들린 사람들도 상당한 수효에 이른다. 사람들 가운데는 영통(靈通)하기 위해 일부러 입산수도한 후 빙의 때문에 자신의 운명을 그릇치는 줄도 모르면서 영능력자를 자처하는 이들도 많았는데,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무당이나 박수가 되지 않으려고 빙의령과 싸우고 싸우다 기진맥진하여 필자를 찾아 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런 경우를 하나 소개해 볼까 한다. 지난 해 늦은 가을이..

제1장 3. 약처방을 내리는 무당

필자는 《심령치료》에서 전생이 프랑스의 궁녀였던 여인이 개와 정(情)을 나누는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개로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한 바가 있다. 이번에는 그 반대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를 소개해 볼까 한다. 10여년 전 5월 중순 무렵이었다고 기억된다. 수원에서 한 중년부인이 필자를 찾아온 일이 있었다. 얼른 보기에 생활이 어려워 보이는 수척한 인상의 부인이었는데 두 눈 만큼은 이상하리 만큼 빛나고 있었다. 그녀를 보자 필자는 대뜸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주머니는 아픈 사람을 보고 약처방을 내리는 특수한 무당이시군요.” “네, 맞습니다.” “죽을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지요.” “그것도 맞았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 자신은 점점 날이 갈수록 몸이 아프시군요.” “그것도 맞았습니다. 원장..

제1장 2. 캄프리 박사 이야기

우연한 기회에 서로 알게 된 인연 때문에 그 뒤에도 몇년에 걸쳐 친하게 지낸다는 일은 요즘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우리 집에서는 ‘캄프리 박사’로 통하는 석명석씨(가명임)와 필자와의 교우관계는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1972년도 36빌딩에서 출판사의 간판을 내리고 〈성광(聖光) 자기(磁氣) 체질개선 연구원〉의 간판을 단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주간여성〉에 실린 〈괴짜 인생〉이라는 기사를 보았노라고 하면서 두 중년신사가 필자의 연구원을 찾아온 일이 있었다. 서로 인사가 끝나자 필자는 이렇게 말했다. “스님과 신부님이 함께 다니시는군요.” 그러자 두 손님 가운데 좀더 연배로 보이는 분이 대뜸 반색을 하면서, “누가 스님이고, 누가 신부라는 겁니까?” 하고 반문(反問)..

제1장 1. 기구한 인연

1. 기구한 인연 세상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구한 인연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남편은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고 아끼는 나무랄데 없는 가장인데 부인은 남편을 싫어한다. 아니 싫어하는 정도를 넘어 증오한다.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도 남편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남편을 미워하는 부인의 정신 상태에 잘못이 있지 않느냐 할 정도면 이것은 분명히 기구한 인연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단 한번이라도 지난날, 남편이 외도를 한 일도 없을 뿐더러 그토록 극진히 아내를 사랑했고, 또 인물도 훌륭한데 어째서 아내는 그토록 남편을 미워하는 것일까? 또 부인이 겉으로 드러내 놓고 남편을 미워하는 데도 남편의 애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도 이것 역시 세상의 ..

서장 7. 진동수의 나라, 한국

일찌기 인도의 시성(詩聖)인 타아골[라빈드라나트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1861.5.7~1941.8.7)]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인 한국에 앞으로 하늘의 큰 축복이 내려질 것을 노래했고, 얼마 전에 한국에서 크게 부흥회를 연바 있는 빌리 그레함목사는 그의 기도 중에서 '한국에 하나님의 성령(聖靈)'이 오래 머무르실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바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놓여진 특수한 지리적인 요건 때문에 항상 이웃의 큰 나라로부터 위협을 받아 왔고, 그래서 사대주의 사상들이 몸에 배었으며, 자신의 무능력을 한탄한 나머지 스스로를 엽전이라고 업신여기는 풍조가 오랫동안 지배해 온 것도 사실이다. 흔히들 한국인은 단결하기 어려운 백성이오, 이기적이라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들어온 것도 사실이..

서장 6. 미래를 본다

‘내년 이야기를 하면 귀신이 웃는다’는 일본 속담이 있는데, 그만큼 미래는 불확실하다는 의미 일 것이다. 그동안 필자는 여러 권의 책을 통해서, 또 개인적으로 필자와 접촉한 많은 사람들에게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사상이 사실에 입각한 것이라는 것을 몇 번이고 강조해 왔고, 그들의 전생에 대한 이야기를 20여년간 반복해 왔다. 전생에 얽힌 사연이 현재의 행·불행(幸不幸)과 직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크게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현재의 불행한 환경 속에서 뛰처나온 사람들도 굉장히 많지만, 필자가 하는 이야기를 건성으로 받아넘긴 사람들도 또한 많았다. 한편, 전생은 이미 있었던 일이니까 어떠한 방법으로 알아낼 수가 있겠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들도 알 수가 있느냐 하는 질문을 해온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장 5. 윤회설은 어째서 옳은가?

기독교를 제외한 거의 모든 종교에서는, 인간이 몇번씩 죽은 다음에도 거듭 태어난다는 윤회설을 믿어 왔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종교가 불교가 아닌가 한다. 불교의 경전 가운데 《본생경(本生經)》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석가가 금생(이승)에서 다만 6년간의 수행만으로 성불(成佛)한 것이 아니라 지난 5백번의 전생에 걸쳐서 짐승이나 사람으로, 사람 중에서도 천인(天人), 귀인(貴人), 부인(富人), 국왕(國王)등 모든 몸으로 태어나서 그때마다 항상 선행만을 행한 결과 금생에 와서 성불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실려있는 경전이다. 그 한역(漢譯)은 단편적인 것이 약간 있을 뿐이나 파리어 원전(巴利語 原典)으로는 완전히 전해오고 있다고 한다. 근세에 와서 인간에게 전생이 있다는 것을 밝혀 기록에 남긴 이로는..

서장 4. 저승으로 가지 않는 영혼들

옛사람들은 인간이 영혼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 죽으면 명부(冥府) 또는 저승이라고 하는 곳으로 저승사자가 데려간다는 사실을 의심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이승에서 떠난 뒤 돐이 되면 저승에서 휴가를 얻어서 그리운 가족들 곁으로 잠시 다니러 온다는 사실도 또한 믿어 의심하지 않았으므로, 조상 제사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잘 되면 제탓, 못되면 조상탓’이라는 우리나라 속담도 알고 보면 죽은 조상의 영혼이 살아 있는 가족들에게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민간신앙에서 나온 말이라고 할수 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살아있는 부모 이상으로 이미 세상을 등진 조상들을 모시기를 극진히 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아직 영혼의 존재를 믿고 있기는 하지만, 그..